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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물, 불, 바람과 얼음의 여행자 - 원시의 자유를 찾아 떠난 7년간의 기록
제이 그리피스 지음, 전소영 옮김 / 알마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생명의 약동
<땅,물,불, 바람과 얼음의 여행자>라는 조금 긴 제목의 이 책은 '생명'이 요동치는 내용으로 가득찬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 눈으로 좇을 수 없는 그곳에 직접 두발로 들어가 삶과 죽음의 경계선상을 체험하고 '생명'을 확인하고 그것을 부둥켜 안음으로서 자신의 살아있음을 실감하는 작가의 모습은 자유와 야생 그 자체인듯 보입니다.
진정한 자유를 원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자유를 마음껏 드러내고 생명의 살아 있음을 체험하고 돌아온 저자의 보고서는 독자에게 야생성과 생명을 일깨우는 생명의 외침이자 자유를 말합니다.
7년간의 기록
<땅, 물, 불, 바람과 얼음의 여행자>는 원시의 자연을 찾아 지도밖으로 떠난 여정이 담겨져 있습니다. 아마존과 북극 안데스 산맥과 인도네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 등 지구상 야생의 현장이라면 가리지 않고 찾아다닌 저자의 기록은 7년이라는 세월을 걸쳐 한권으로 묶여져서 독자들에게 전해집니다.
때로는 혹독함을 때로는 평화를 말하면서 우리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현장의 생생한 모습은 원시적인 아름다움과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어릴때부터 자연을 향한 동경과 자연 속에서 자신의 생명력을 확인할 수 밖에 없는 작가가 자신의 모든것을 내던지고 떠난 7년간의 기록을 통해 독자는 생명의 본질을 깨닫고 삶과 죽음 그리고 자연의 법칙이 지배하는 현장을 방문하게 됩니다.
여행자
<땅, 물, 불, 바람과 얼음의 여행자>는 숲, 빙하, 바다, 사막과 자유를 테마로 각각의 장소에서 체험한 기록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자연의 혹독함을 말하면서 동시에 평화를 말하는 독자의 글은 때때로 지나치게 감정적이거나 정치적인 느낌을 줄때도 있지만 대체로 현장을 직면한 그 순간을 세밀하게 묘사하여 독자에게 현장의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진정한 자유인이 되기 위한 몸부림과 그리고 탐미하는 모습을 느끼면서 동시에 저자의 질문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저자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문명의 공간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저자가 던지는 선택지 '정복자'로 남을 것인가? '보존자'로 남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지도 밖에서 만난 대 자연과 야생성을 방문하면서 그곳에 들어온 문명의 이기주의와 폐해를 전하는 작가의 글은 자연을 여행하는 여행자이자 수호자라는 느낌이 듭니다.
희극의 무대에서 당신은 주연인가? 조연인가? 관객인가?
'야생'은 그 자체만으로도 거대한 무대이며 그 안에서 살아 숨쉬는 것들은 '야생'이라는 무대에서 살아 움직이는 배우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우리 모두의 마음 속 '무대'에서 더 넓은 공간 '자연'으로 우리를 초대하며 '자연'의 무대에서 자신의 모습을 소개하며 우리에게 무대위로 올라올것을 초청합니다. '야생성'은 우리 모두의 내면 속에 이미 자리하고 있습니다. 단지 우리가 잊고 지내고 있을뿐 그것은 지워지지 않는 우리의 내면입니다.
생명의 약동하는 모습을 보고도 집에만 있는 독자들을 향한 저자의 일갈은 고통과 어두움 그리고 삭막함에 굴하지 말고 집 밖으로 나와 무대에 올라서라고 말합니다.
<땅, 물, 불, 바람과 얼음의 여행자>는 그 자체로 한 편의 서사시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사시의 주인공인 저자는 영웅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저자는 처음 부터 끝까지 여행자로서 그리고 안내자로서 자신의 여행을 기록하며 그곳을 독자들에게 체험할 수 있도록 생생한 현장감을 살려 전하고 있습니다. 이제 무대위에 초대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까요? 주연으로 ? 조연으로? 관객으로? 어떠한 형태로든지 무대위로 이끌려서 올라온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과 선택의 양자택일앞에서 정복자와 수호자로의 갈림길을 택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