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0
헤르만 헤세 지음, 김이섭 옮김 / 민음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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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정신과 영혼에 대한 질문을 남기는 철학적 사색을 통해 내면을 관찰하는 작가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 <<싯다르타>>등 동서양을 넘나드는 소재를 통해서 다양한 관찰과 묘사를 작품에 반영한다. 그의 작품은 어느 한쪽에 메여서 다른 하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닌 하나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통해 깊이 있게 들어가서 본질을 이끌어 내기 위한 끊임없는 탐구를 보여준다. 본질에 접근하기 위한 깊이 있는 접근이라는 이 방법은 작가 '헤르만 헤세'의 작품 전반부에 나타나는 특징이며 부드러우면서도 간결한 문체를 통해 '사려깊고', '포용력' 있는 '헤르만 헤세'만의 작품으로 나타난다.

1877년 출생인 '헤르만 헤세'는 질풍노도와 같은 청소년기를 보낸다. 1905년 첫 아들인 '브루노'가 태어나는데 이듬해인 1906년 <<수레바퀴 아래서>>가 출간되었다. '헤르만 헤세'는 독일의 낭만주의로 대표되는 작가이면서 작품 속 주인공들은 그 자신의 분신 혹은 자신의 생각을 투영한 인물들이다. 즉 <<수레바퀴 아래서>>에 등장하는 주인공 '한스'역시 '헤르만 헤세'의 분신이자 그 자신이라고 볼 수 있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한스'의 학창시절의 모습은 '헤르만 헤세'자신의 질풍노도와 같은 시기를 맞이하기 직전의 모습이다. 나이가 들어 그 시절을 회상하며 '한스'를 통해서 자신이 느낀 바와 훗날의 깨달음을 담아 내어놓은 책이기에 '자전적' 성격과 '권면'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즉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담아냄으로서 독자들의 자화상 또한 함께 투영하여 '한스'라는 인물을 탄생시킨 것이다.

권위적인 사회 가운데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양성하는 학교 제도, 그 안에 어린 '한스'가 있었다. 작품 <<수레바퀴 아래서>>는 '한스'의 짦은 생애를 천천히 그러나 깊이 있게 이야기 한다. 기성 세대에 어울리며 만족스러운 사람들로 성장시키기 위한 학교 교육에서 '한스'는 성공적인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은 '한스'의 주변 인물들을 만족시킬 뿐이지 '한스' 자신의 내면의 공허함은 결코 채워지지 않으며 내면은 더욱 갈증을 느껴갈 뿐이다. 상처입고 망가져가는 '한스'가 학교에서 쫓겨나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에도 그의 영혼은 또 다른 상처입는 공간으로의 이동에 불과할 뿐이었다. 내면의 공간을 바라본 그에게 있어서 소중한 것들은 잡히지 않는 곳에 존재하였으며 삶의 의욕은 시간이 흘러갈수록 망가진다. 결국 그 자신이 술을 마시고 고요한 달빛 아래에서 넘쳐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흔들리며 빠져 죽을때 독자는 '한스'에게 연민과 안타까움의 절정을 맛보게 된다. 그의 장례식장에 모인 군상들의 진심 어린 슬픔처럼 보이는 위선에 찬 연기에서 독자는 슬픔과 분노 그리고 안타까움을 느끼며 소박한 꿈을 피우지 못하고 탈출구 없는 공간에서 방황하다 자살해버리는 어린 '한스'의 죽음에서 독자의 영혼 또한 아픔을 느끼게 된다.

<<수레바퀴 아래서>>의 주인공 '한스'의 삶에는 비상구가 분명있다. 그것은 동화되는 삶일 것이다. 하지만 보편적인 세상 가운데서 무조건적인 동화에 대하여 우리는 개인의 의지와 선택 가운데서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게 된다. '한스'의 소박한 소망이 그러하다. 고향을 그리워 하며 고향에서 소박한 삶을 꿈꾸는 그에게 있어서 선택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그러한 선택에 대한 준비와 그곳으로 가는 '한스'의 발걸음은 한없이 무겁고 그 힘이 부족하다. '헤르만 헤세'에게 있어서 방황의 시기 자살 시도가운데서도 그가 삶을 붙잡을 수 있던 힘이 주변에 있었다면 '한스'에게는 그러한 도움을 줄 이들이 없었다는 아픔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수레바퀴 아래서>>는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자화상이며 기성세대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글이다. 무조건 우리가 만들어 놓은 틀가운데로 끼워맞추는 톱니바퀴를 원하는 기성세대와 사회에 '한스'는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살다가는 짧은 꿈을 꾸었던 슬픈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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