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 베게트'는 1969년 작품 <<고도를 기다리며>>로 노벨 문학상을 받게 된다. 20세기 부조리극의 대표작품이기도 한 <<고도를 기다리며>>는 '고도'라는 인물을 기다리는 가운데서 벌어지는 상황을 통해 관객들에게 행위와 뜻과 언어의 의미등을 박탈하여 전통극의 형태에서 벗어난 작품이다. 독자들은 작품 속 무대가 되는 어느 시골 길에서 두 사람의 배우를 목격하게 된다. 작품 속 두 인물인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는 그곳에서 '고도'라는 인물을 기다리고 있다. 매우 오랜시간을 기다려왔던 두 인물은 이미 왜 '고도'를 기다리며 언제 어디서 만나야 할지 조차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고도'를 기억한다. 그들의 기다림의 마침표를 찍어줄 '고도'와의 만남은 이 작품에서 유일한 목표점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고도'를 기다리는 가운데 이야기 하기를 통해서 자신들의 존재를 인식하며 관객과 대화한다. 두사람의 행위와 목적은 기실 '고도'와는 큰 상관이 없는 사건과 행위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는 두 사람의 평범한 대화와 행동등을 바라보면서 언제 올지 모르는 '고도'라는 존재를 기억하며 작품에 몰입하게 된다. 1막이 끝나고 '고도'는 오지 않고 '고도'의 소식을 가진 '소년'이 등장하여 두 늙은 방랑자에게 고도가 다음날 올 것임을 말한다. 그리고 2막이 오르고 똑같은 장소에서 우리는 반복되어지는 두 늙은 방랑자의 기다림을 함께 기다린다. 2막을 끝으로 작품은 끝이 나지만 독자는 '고도'가 결국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반면 '고도'가 언젠가는 올 것이라는 사실 또한 알고 있다. 즉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두 주인공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의 기다림의 여정은 독자들과 함께하는 시간이자 작품 그 자체로서 다가오는 것이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통해서 독자는 기다림과 배경 그리고 인물들을 통해 작품을 세세하게 그리고 속속들이 알게 된다. 반대로 모든 인물과 배경 그리고 기다림은 작품에 대한 모든것을 지워나가게 하는 요소들이기도 하다. 작품은 부조리극의 특징이 잘 살아 있으며 독자에게 일관된 의식의 굴레 '고도'라는 인물을 씌운채 사건과 행동 그리고 대화의 해체 속 에서 전개되어진다. 현대 부조리극의 대표적 작가이기도 한 '사무엘 베게트'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허무주의를 상쇄하는 유쾌함으로 독자와 함께하는 시간을 선물해주는 현대 문학의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명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