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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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로부터 21세기까지 가장 흥미로운 풍자우화를 꼽으라고 한다면 '동물농장'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조지 오웰'의 대표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2차대전이 종료되는 시점인 일본패전선언 이후에 출판되었다. 정치적인 현안과 사회를 이야기하는 <<동물농장>>은 세계를 양분하고 있는 두가지 이념체제 그중에서도 사회주의를 대상으로 하여 이야기 한다. 지금은 나뉘어져 있는 옛 소련(소비에트연방)이 그 대상인데 1차세계대전 당시 우방국이라는 이유로 출판이 거부되는 아픔을 딛고 1945년 결국 빛을 보게되었다.

<<동물농장>>은 풍자기법을 사용한 작품이다. 풍자란 대상을 우습게 만들고 조롱하기에 대상으로 하여금 반발을 불러 일으키기에 당대의 것들에 대한 찬성과 변호는 풍자의 범주 밖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풍자의 대상은 사회적 약자이자 권력의 구조 아래 있는 이들이며 이러한 대상들에게 풍자는 신랄하고 날카로운 관점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독자는 풍자 속 캐릭터를 통해서 당대의 여러 인물들에 대한 작가의 재미있는 설명을 통해 그들의 망가지는 모습을 즐기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풍자는 되도록이면 당대의 독자들에게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작품 캐릭터를 제공하고 스토리라인을 제공하여야 한다. 만일 풍자가 너무나도 난해하고 어렵다면 사람들은 풍자를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머리아파하고 이해불능에 빠지게 되어 작가의 이야기는 그저 단순한 우화에 머무르게 될 것이다. 일단 <<동물농장>>은 역사적으로 옛 소련 그중에서도 볼세비키 혁명 이후 스탈린 시대를 이야기 한다. 역사상 최초의 사회주의 혁명으로 새롭게 일어선 소련의 사회조직과 운영방식은 자본주의의 폐해가 나타나는 유럽인들에게 초미의 관심사였다. 전혀 다른 체제의 탄생과 발전 모습에 대해서 소개하며 이야기하기에 <<동물농장>>은 사회주의 체제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에게 시대적 상황을 문맥으로 담고 있다. 그렇기에 독자의 오늘날의 현실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남아있는 작품이 바로 <<동물농장>>이다.

그렇다면 <<동물농장>>을 바라볼때 우리는 꼭 역사적으로 이 작품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이 작품이 역사적 가치만으로 제한한다면 맞다라고 할 수 있지만 풍자의 범주를 좀더 넓게 설정하고 문학작품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이 작품을 우화차원에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풍자로서 작품이 옛 소련의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면 오늘날 우화로서 <<동물농장>>은 영웅주의 독재주의 그리고 자본주의의 독과점의 깃발 아래로 몰려가는 이들에 대한 비판으로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작품 속 캐릭터 '나폴레옹'과 '돼지들'의 풍자의 대상이 꼭 소련의 대표적인 캐릭터들이라고 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오늘날에 존재하는 독재자들과 그들을 신봉하는 무리 혹은 자본주의의 새로운 정점들과 그들을 받드는 무리들이 우화로서 <<동물농장>>의 새로운 대상으로 재 탄생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해관점의 이동은 <<동물농장>>에 새로운 필요를 불러 일으킨다고 말할 수 있다. 과거를 이해하는 역사적 가치로서의 작품에서 오늘날 현실 사회를 비판하는 새로운 경고의 메시지로서 <<동물농장>>은 그 의미를 재 탄생 시킬수가 있다.

<<동물농장>>의 줄거리는 당시대의 시대적 변화와 흐름을 빗대어서 일어나는 농장 가운데 일어나는 반란과 숙청작업 그리고 전쟁과 체제의 완성이다. 격동의 20세기 초를 대상으로 하였기에 <<동물농장>>은 그 규모는 작지만 하나의 체제와 세계를 담고 있으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격변을 담고 있다.

작은 세상의 축소판이 되어버린 '메이너 농장'에서 벌어지는 누가 돼지고 누가 인간인지 구분할 수 없는 마지막 장면은 독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긴자만이 정의가 되는 힘의 논리와 오늘날의 무너져가는 도덕이 판을 치는 시대정신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대의적 깃발아래 모여서 정의를 이야기하는 많은 이들에게 현혹되는 우리 자신에게 <<동물농장>>은 또 다른 시대의 아픔을 보여주며 진정한 자유와 행복의 추구에 대한 질문을 남기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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