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정류장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1
가오싱젠 지음, 오수경 옮김 / 민음사 / 200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국 강서성 간저우에서 출생한 가오싱젠은 동양의 전통 그중에서도 중국 연극에 기초하여 서양 연극의 장점을 살린 희극작가이다. 1980년대 베이징인민예술극원의 극작가로 활동한 '가오싱젠'은 버스정류장, 야인등의 명작품을 남겨 명성을 쌓는다. 비록 프랑스로 망명하여 사상에 대한 비판을 하였다는 이유로 금서목록에 올라가는 불운을 맞이하기도 하였지만 문학 세계에서의 '가오싱젠'은 중국의 연극 문화의 보고이자 수작인 작품들을 탄생시킨 거장임에 분명하다.
'가오싱젠'의 <<버스정류장>>은 다성부를 활용한 연극 실험인 <<버스정류장>>과 모노드라마인 <<독백>>현대 연극이 중극 전통극의 연극 개념의 회복하고자 실험한 <<야인>>이라는 작품이 수록되어있다. 책은 친절하게도 <<버스정류장>>과 <<독백>> 두작품에 대한 작가의 설명과 제안이 친절히 담겨져 있기에 작품에 담긴 작가의 담론과 제안을 쉽게 살펴볼 수 있게 되어있다. 그렇기에 책을 읽기전 '가오싱젠'이 말하는 공연에 대한 설명과 제안을 한번쯤 미리 읽고 바라본다면 더욱 작품을 유익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버스정류장>>이 배경이 되는 곳은 교외의 한 버스 정류장이다. 정류장에는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버스를 기다리며 여러가지 삶의 이야기와 시대와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서로 갈등하기도 하며 반복하는 가운데서 버스를 기다린다. 오자마자 승객들을 태우지 않고 지나쳐가는 버스는 승객들의 기분을 한껏 고조시키며 좀더 과격한 그리고 진솔한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소재이며 승객들을 서로 이해하게 만들고 묶어주는 역할도 함께 한다. 작품은 다성부를 활용하고 있기에 눈으로 읽기에는 사실 여러가지 제약이 따르기도 하다. 선율이 합쳐져서 이뤄지는 합창을 직접 듣지 못하고 연결된 표시를 통해서 작품을 바라볼 수 없다는 점이 참으로 아쉽다고 볼 수 있다.
두번째 작품 <<독백>>은 모노드라마이다. 한사람의 배우로 상영되는 모노드라마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독백>>은 주인공의 풍부한 역할과 감성 그리고 생각을 표현함으로써 '가오싱젠'이 가지고 있는 극의 이해도를 수준 높게 이야기하고 있다. 작품 속 주인공은 극의 시작과 함께 등장하여 노끈으로 관객과의 선을 긋과 보이지 않는 담을 쌓아올린다. 작품 속 주인공은 때로는 벽을 허물거나 대사를 잊거나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작품 속 주인공임을 자각하며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여러 등장인물들을 한 사람이 묘사해 나가는 부분과 주인공의 감정의 다양한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세번째 작품은 <<야인>>이다. 다성부를 이용한 현대사시극인 <<야인>>은 중국 전통극의 기초가운데 서양연극으로 이야기되는 현대 연극의 개념을 조화시킨 작품이다. 그렇기에 <<야인>>은 서양작품의 아류가 아닌 중국의 연극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삼림지구에 털복숭이 원시인이 나타났다는 보고가 올라오고 사람들은 야인을 보고자 몰려오게 된다. 작품 속 주인공으 생태학자이며 그 또한 일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가운데 야인을 연구하기 위해서 방문하게 된다. 작가는 현대와 원시 그리고 인간과 자연이라는 상극의 조화와 화합을 추구하고자 한다.

'가오싱젠'의 세 작품중은 기존의 중국 연극에 비해 창의적이며 실험적인 요소들이 다분히 강한 작품들이었다. 단순히 작품을 통해 사상의 미화나 선동이 아닌 극작품을 통해 중국의 전통을 지키고 새롭고 참신한 발전상을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가오싱젠'이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위치와 비중은 매우 크다고 말할 수 있다. 사회의 다양한 부류와 대화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가운데서 드러내는 언어는 새로운 창조언어이며 중국문학의 새로운 발전상을 다시한번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