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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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는 데카당스, 혹은 무뢰파로 불리우는 작가이다. '데카당스'란 쇠미, 쇠퇴, 조락을 의미하며 무뢰파 시류는 당시의 문학작가들 중 시대를 앞서나가 불신과 고뇌, 혼란 등을 통해 시대를 비판하던 작가들을 지칭하는 명칭이다. '다자이 오사무'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자신의 출신에 대하여 부끄러움과 죄악감을 느끼며 살아갔다. 편하게 살 수 있는 환경 가운데 있으면서도 그가 접하고 따르게 된 사상은 '기독교'와 '공산주의'였다. 혼란스러운 전후 체제 안에서 두 개의 이념은 서로 융합되어 자본주의와 지주 계급에 대한 공세 그리고 지배사회에 대한 외침으로 나타난다. '다자이 오사무'는 작가의 자전적 체험인 내용이기도 하지만 당시 전후 세대의 시대정신을 대변하는 글이며 상처받은 영혼들의 외침이다.

일본에는 8만 이상의 신들이 살고 있다. 그렇기에 일본은 '신들의 나라'라고 불리우며 신의 존재에 대하여 큰 거부 반응 없이 쉽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러한 일본에 상륙한 '기독교'는 단일신을 숭배하지만 의외로 일본인들에게 거부 없이 쉽게 받아들여졌는데 단일신의 속성조차도 많은 신들 가운데 주창될 수 있다는 인식에 기인한다. 얼핏 모순처럼 보이는 이러한 사상은 일본 전반에 퍼진 많은 신들의 가르침과 사상 속에서 살아온 일본인들의 독특한 사고와 이해를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다.

'기독교'의 근본적 가르침에 대하여 일본인들은 자신과 사회 그리고 체제에 접목시켜 활발히 활동하던 시기가 있었다. 특히 전후 사회체제 속에서 '기독교'는 배척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믿음의 종교로 거듭나기도 한다. 그들의 관심사는 자신들의 내면적 완성 그리고 채워짐을 위한 '기독교'의 가르침이었다. 이러한 '가르침'을 통해서 전후 체제 속 공허감과 패배의식을 몰아내고 사회안에 속한 자신들에게 맞춰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 '다자이 오사무'는 인간 실격을 통해서 '인간'과 '세상'그리고 '사회 질서'의 이면을 고발하는 작품을 남긴다. '주인공'에 대한 '화자'인 작가의 글은 '작가 자신'의 삶에 대한 회고록이면서 한편으로는 사회인들의 고백이기도 하다. '주인공'의 수기를 중심으로 '화자'는 그러나 확실히 몰락해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전하고 있다. '주인공'의 몰락에 대한 서문의 글은  <<인간실격>>이 가지고 있는 인간의 나약함이 유린당하는 현장을 요약하고 있으며 '화자'가 만난 진실에 대한 간접적인 충격을 미리 보여준다.

<<인간실격>>의 이러한 배신과 몰락 이라는 테마는 기실 '작가'의 삶과도 연결되며 '기독교'의 '성경'의 내용 중 일부에 대한 자기 해석에 따른 결과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일본이라는 나라의 종교적 특색을 이해하고 그들이 이해한 범주내 에서 작품을 썻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만일 <<인간정신>>을 교리 차원에서 분석하게 될경우 작품은 심각하고 지루한 논쟁거리가 될 것이다. 작품을 바라보고 이해하는데 있어서 우리는 '인간의 나약함'과 '작가가 경험한 배신'에 대한 비유로서 그리고 그것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으로서 '기독교'의 테마가 인용되었다는 사실을 부담없이 받아들이고 작품을 바라본다면
일본 전후 역사상 가장 훌륭하며 수많은 문학 작가들이 숭배하기 마지 않았던 '다자이 오사무'의 불꽃같은 삶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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