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 여가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3
외젠 이오네스코 지음, 오세곤 옮김 / 민음사 / 200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루마니아와 프랑스를 오가면서 성장한 '외젠 이오네스코'는 어릴적 불우한 환경과 불안한 유년기 시절을 보내며 희곡과 시나리오를 습작하였다. <<대머리 여가수>>는 '외젠 이오네스코'의 전쟁의 불안 속에서 완성한 작품으로서 웃음 속에 묻어 현실을 비판하였다. 이후 연속하여 <<수업>>과 <<의자>>가 초연되었고 주목받는 작가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이오네스코'의 연극은 '반 연극'으로도 불리우며 풍자를 통해서 독자와 관객들을 흔들어 놓는다. 독자와 관객은 '이오네스코'가 만든 상황속에서 문제를 찾고 해결하여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다.

<<대머리 여가수>>는 '이오네스코'의 부조리극의 효시와도 같은 작품이다. '부조리극'이란 1950년대 프랑스의 연극 무대를 중심으로 일어난 운동으로 '이오네스코'는 부조리극을 통해서 정확한 현실을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였다. 작가는 관객들에게 세상의 현실을 눈앞에 들이대며 그것을 거부할 경우 다시 붙잡아서 그 앞에 세워두고 문제점을 찾고 해결책을 제시하게 만든다. 이 가운데서 관객들은 좋던 싫던간에 세상과 자신을 직시하며 문제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관객을 시험에 오르게 하는 작품으로서 부조리극은 신선한 현대 연극의 모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대머리 여가수>>에 등장하는 인물은 6명이다. 스미스 부부와 마틴부부 그리고 하녀인 메리, 마지막으로 소방대장이 그러하다. 작품은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말장난과 우스꽝스러운 해학 가운데서 진행되어진다. 작품 속 여러 인물들은 끊임없이 이해가 불가능한 상황과 언어를 난발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이해가 어렵게 만든다. 의미없는 말장난처럼 들리는 <<대머리 여가수>>의 대화는 언어로 이야기 할 수 없는 상황을 보여줌으로서 언어와 관련된 소통의 문제에 대하여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대머리 여가수>>에 실려있는 다른 두 작품들 또한 '언어'와 관련하여 불통, 폭력성, 허구와 공허를 이야기 한다. 무언가 정말 어렵고 난해하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들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초연의 아픔을 딛고 점차 새로운 장르로서 인정을 받아 나아가게 된다. 결국 '이오네스코'의 작품은 기존의 작품들에게 반기를 들고 사람들을 매료시키는데 성공하는 것이다. 연극 무대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만나게 되는 '언어'유희는 독자의 이해를 이끌어 내기 어렵다. 하지만 이해를 못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분명 <<대머리 여가수>>, <<수업>>, <<의자>>는 우스꽝스러운 포장지를 가지고 사람들 눈앞에 놓여져 있지만 그 본질 자체는 연극이며 사람들에게 하나의 사실 즉 메시지를 적어준다는 점에서 우리는 그 메시지를 가지고 책과 대면하게 된다.

메시지에 담아낼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의 현실적인 내용을 골라 골라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이오네스코'는 그러한 작업을 성공한듯 보인다.  각작품에 등장하는 현실의 문제는 우리 주변의 자연스러운 이미지이며 떨어지지 않는 문제들이다. 그러한 문제점에 직면하여 작품과 세상을 바라보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은 부조리한 세계 가운데 놓여진 불완전한 존재들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