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식당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그곳에 가보고 싶다.

  <달팽이 식당> 발매당시 요시모토 바나나 선생님의 <키친>을 잇는 요리를 소재로한 문학작품이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던 작품입니다. 두 책 모두 요리를 소재로 하고 있고 요리를 통해 과거를 회상하고 앞으로 나아갈 희망을 찾는 과정등은 일견 비슷해 보입니다. 하지만 글의 전개 방식과 요리의 풍성함과 세심함은 <달팽이 식당>이 단순히 <키친>을 잇는 작품이라기 보다는 또 다른 ’요리’를 소재로한 치유와 행복의 레시피를 담고 있는 책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하루 한 팀만을받고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잇는 것 같은, 하지만 한편으로는 난생 처음 보는 듯한 신비한 공간을 꿈꾸던 장소. 귀여운 킬림을 바닥에 깔고 와인 상자를 잇대 만든 소파 베드에서 누워 쉴수 있는 향긋한 요리내음의 그곳의 음식을 먹어보고 싶습니다. 

  목소리, 필담 그리고 요리

  <달팽이 식당> 의 주인공 링고는 인도출신의 애인이 떠나면서 얻은 충격으로 목소리를 잃습니다. 애인과 함께 꿈을 바라보고 가보지 못한 인도를 동경하고 그리던 그녀가 자신의 소중한 꿈을 보관해둔 장소가 텅 비어버린 그곳에서 가져나온 것은 자신의 소중한 기억이 담겨져있는 할머니의 겨된장 뿐입니다. 고향으로 귀향하면서 그녀는 자신의 목소리를 대신할 글을 적어 사람들과 소통을 시도합니다. 고향마을에 돌아온 그녀가  ’목소리’를 잃은 그녀는 ’글’과 ’요리’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내면은 목소리로 서로 이야기를 나눌때 보다 더 큰 소리가 되어 서로를 연결 해 줍니다. 
  ’목소리’를 잃어버린 현실은 그녀의 상처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필담’은 그녀가 ’상처’를 간직한채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입니다. 글은 그 자체로 ’그녀의 마음과 생각 그리고 소망’을 담은 목소리가 됩니다. 그리고 ’필담’과 ’요리’가 서로 어울려 사람들과 소통하게 될때 나타나는 기적을 바라보면서 ’요리’와 ’필담’이만들어내는 가슴 깊은 감동의 이야기로 와닿습니다. 

  소망의 실현, 상처의 회복
  
  <달팽이 식당>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장소로 소문이 납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기적을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곳의 요리가 백퍼센트 모든 방문객의 마음을 치유하거나 좋은 평가만을 얻는 곳은 아니라는 사실을 작가는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는 ’달팽이 식당’에서 일어난 ’소망’의 실현과 ’마음의 치유’를 목격하며 ’요리사와 요리’가 만들어내는 기적이 있다고 믿게 됩니다. 
  주인공 ’링고’양이 가지고 있는 간절한 마음과 소망이 담긴 요리가 만들어 낸 기적 아닌 기적의 힘은 손님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소망을 들어주며 독자들의 마음에 행복과 희망을 선사합니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를 항상 먹습니다. 슬픔, 아픔, 사랑, 그리움, 추억등 다양한 것들을 먹으면서 살아갑니다. 그리고 먹은 ’요리’에 따라 상처입기도 하고 치유되기도 한다는 것을 <달팽이 식당>의 사람들이 보여줍니다. 오늘 당신이 먹은 ’요리’는 어떤 것인가요? 만일 ’요리’를 먹고 상처 입었다면 치유의 효과가 있는 ’요리’를 먹어보시길 권장합니다. 

  죽음을 헛되이 하면 안되.....

  <달팽이 식당>의 주인공 링고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것은 ’요리’이고 요리는 다른 무엇인가의 생명을 요구합니다. 생명의 무게를 생각한다면 요리 재료 하나하나의 의미도 달라집니다. 만일 우리가 재료가 가지고 있던 생명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죽음을 생각한다면 헛되이 그것을 보내서는 안될것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될것입니다. 
  ’생명’과 ’죽음’ , ’시작’을 위한 ’종결’의 장처럼 이 둘은 서로 맞물려서 끝없이 함께 돌아갑니다. 그리고 그것을 확인했을때 우리 마음 속의 희망 또한 다시한번 살아나는듯 싶습니다. ’달팽이 식당’ 모두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이 전달되는 그곳에서 ’목소리를 잃었던’ 그녀가 만들어낸 또 다른 ’요리’들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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