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잡아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0
솔 벨로우 지음, 양현미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유대계 이민자의 아들로 미국 시카고에서 자라난 '솔 벨로'(본명 솔로몬 벨로스)의 <<오늘을 잡아
라>>는 1956년에 쓰여진 글이다. 주인공 '토미 윌헬름'이 겪는 하루동안의 이야기를 소설로 만든
작품에서 우리는 파국으로 향하여 가는 '토미 윌헬름'의 삶을 볼 수 있다. <<오늘을 잡아라>>는
주인공의 다양한 회상과 독백, 그리고 인물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주인공의 내면을 보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이 소설의 독특한 특성은 주인공의 독백과 종종 서술되어 있는 시점의
변화이다. 작품의 특징인 두부분을 고려해서 읽는다면 작품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오늘을 잡아라>>의 주인공 '토미 윌헬름'은 나약한 심성과 낮은 정체성과 자존감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오늘날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소외받은 사람들 그중에서도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고립되는 이들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주인공은 정서적, 재정적 지원을 얻기 위해 그의 가족과
가정, 직장으로부터 지원을 얻는데 실패하며 애정을 갈구하는 '잉여인간'과도 같은 존재이다. 무리
혹은 집단으로 들어가려는 그의 노력은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는 주인공을 더욱 절망 가운데로 몰고 간다. 이러한 절망과 실의 가운데서 내밀어진 파멸로의 유혹자의 손길은 그의 믿음에 상처를 주고 더욱 큰 실패와 좌절을 안겨준다고 말할 수 있다. '실패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 주인공의 삶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현재를 타파하기 위한 도움을 갈구하며 내밀어진 손길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나약한 모습에서 독자는 연민과 슬픔을 발견한다. 물질문명의 사회에서 우리는 돈, 학력, 그리고 가치 가운데서 고민하며 신음하며 살아간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외면한채 또 다른 빛을 찾기 위해 나아가는 우리의 모습은 방황하는 주인공과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늘을 잡아야 한다'는 유혹자의 한마디는 우리 자신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울부짖음이다. 그 소리는
미혹의 소리이기도 하며 우리 자신의 영혼의 단발마이다. 하지만 믿었던 확신이 무너질때 우리는 늪에
허우적 대며 그 누구도 우리를 도울 수 없다는 사실에 '고독'가운데로 내몰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삶에조차도 '희망'은 존재한다. 무너져버리는 삶일 지라도 그 앞에는 또 다른 삶이 존재
하며 오늘이 아닌 내일은 또다시 내 앞에 새롭게 등장하는 것이다. '개인의 존엄성'과 '가치'는 오늘
내 삶의 전부를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비록 '지금 이 순간'이라는 제약된 상황에 우리를 내몰고
가둬서는 안된다고 작가는 이야기 한다. 작품 속 주인공을 통해서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는 <<오늘을
잡아라>>는 절망 속에 빠진 이들에게 던지는 작가의 '희망'이라는 단어를 찾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죽음'은 오늘을 살아가는 나의 종말이자 새로운 '삶'으로의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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