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덕 교육 강좌
미시마 유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살아서는 명성을 죽어서는 전설을 남기다. 

 ' 미시마 유키오'는 전후 일본 문학계에 큰 그루터기를 남긴 나무입니다. 일본 문학의 최고봉이라는 평가를 받던 '미시마 유키오'는 나이 45세에 할복자살을 통한 일본의 각성을 촉구한 작가로서도 각인되어 있습니다. 전후 일본의 상황과 시대에 대한 비판 특별히 대중과 문학인들의 정신의 방황과 타락에 비통함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 놓고 비판한 그의 작품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과 함께 회자되며 오늘날에도 독자들의 관심과 애정을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부도덕 교육강좌>는 '미시마 유키오'의 기존의 여러작품들과는 조금은 다른 기풍을 선보입니다. 하지만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분석과 비판을 통한 사회변화를 촉구하는 숨은 메시지가 역시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이다라는 느낌을 강하게 전합니다.

wit+풍자가 어우러진 역설의 진수

  <부도덕 교육 강좌>는 제목 그대로 사회의 일반 윤리와는 대치되는 교육을 강좌형식의 가르침을 통해 강조합니다. 예를 들자면 거짓말 하지마라에는 거짓말을 많이 하라고 격려하고, 약자를 보호하라는 말과 반대로 약자를 괴롭히라고 가르칩니다. 약속을 잘 지켜야 하지만 작가는 약속을 지키지 말라 말하며 선생과 친구들에 대한 자세 또한 사회통념과 반대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부도덕 교육 강좌>의 강좌내용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이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할 수 도있지만 사실 이 작품은 역설에 의해 진리를 그 뒤에 숨기고 wit와 풍자를 바탕으로 한 사회 비판을 통한 현상 옹호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즉 거짓말을 말하고 약자를 괴롭히는 그리고 약속을 지키지 않고 선생님과 친구들에 대한 잘못된 자세를 옹호함으로서 그러한 것들이 잘못되었음을 자각하게 만듭니다. 
  <부도덕 교육 강좌>는 역설적인 수사법에 의한 작가 자신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즉 부도덕한 교육은 부도덕함에 빠져 있는 이들을 향한 일침이 숨겨져 있습니다. 오늘날 현대 사회의 여러가지 문제점들 교권의 붕괴와 상호 신뢰의 손상을 비롯한 다양한 부조리는 작가가 살아생전 경험했던 그 때와 오늘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날 그때의 교훈은 오늘에도 유효한가?

  <부도덕 교육 강좌>의 작품 속 시대와 오늘의 시대는 반세기의 차이가 있지만 사회의 부조리는 서로 공유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유점안에서 생각해볼 가장 위험한 상황은 독자인 우리들이 시대의 부조리를 너무 비판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부조리 자체에서 그냥 적응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작가의 글이 쓰여질 당시의 삶과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과거의 독자들을 향한 저자의 일침이 오늘에도 유효한 이유는 위의 상황일치에서  충분히 찾을 수 있습니다. 부조리한 상황과 작가의 글을 보면서 우리는 불편함과 분개를 느끼고 부조리에 대한 짜증이 일어납니다. 독자의 이러한 반응이야말로 작가가 의도한 사회비판의 순기능의 시작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잘못한 일을 잘한다 잘한다 하여 지쳐 쓰려지게 만드는 기술은  '미시마 유키오'의 독특한 문학적 특징으로 다른 여타의 동시대 작품에서는 보기 힘든 특징입니다. '미시마 유키오'를 비롯한 전후세대의 강렬한 사회비판과 비판 기능의 회복을 바랬던 작가들의 글 가운데 특징적이고 새로운 글을 찾고 싶은 이들이라면 <부도덕 교육 강좌>야 말로 좋은 책이라고 감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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