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대한민국 기업흥망사 - 실패의 역사에서 배우는 100년 기업의 조건
공병호 지음 / 해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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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대한민국 발전의 명암을 기억하시는지요.

 
  1997년 대한민국은 IMF 구제 금융을 요청합니다. 막 회사에 입사해서 일하던 '신입사원'이었던 동기들은 회사의 구조경영가운데 3명을 제외하고 모두 퇴사했던지라 그때의 기억은 사회생활 가운데 가장 암울해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뉴스를 보면서 심심찮게 들려오던 IMF 소식은 필자에게 있어선 사회초년의 험난했던 기억을 다시금 떠오르게 합니다. '회사와 근로자'의 관계, '동료와 나', '경제위기와 삶', '경영과 경제'에 대한 관심이 <공병호의 대한민국 기업흥망사>를 읽게 된 동기입니다.

 

  기업의 역사는 곧 대한민국 경제의 역사입니다. 

 
  <공병호의 대한민국 기업흥망사>는 한국 기업 50년사에 등장했던 기업들 가운데 몰락한 기업들을 주제로 기업경영을 논합니다. 승자의 모델을 따르기 보다는 패배의 모델을 통한 대한민국의 기업이 나아갈길을 묻고 제시합니다. 기업의 흥망을 바라보며 그들이 걸어온 길을 살피면서 생각해볼 문제는 몰락하지 않는 기업 적어도 100년의 역사를 지속할 수 있는 기업이란 어떤 기업인가 입니다. 기업의 위기는 오너의 위기이자 재벌가들의 위기일 뿐일까요?

  적어도 필자의 기억에는 기업의 위기가 한국경제의 위기로 이어지고 결국 경제의 최소단위인 우리들의 위기로 연결된다는 사실이 깊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경제를 통한 삶의 방식을 영위하는 사람들이라면 생산과 재화를 공급하는 기업의 몰락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한국 경제가 어려울때는 기업이 어려워지고 기업이 어려워질때 우리의 삶 또한 위기라는 사실에서 기업의 역사는 곧 대한민국 경제의 역사임을 깊이 생각해봅니다.

 

  방만하고 오만하면 망한다. 하지만 열심히 해도 망할 수 있다. 

 
  1997년 재무구조개편에 따라 여러 기업들이 몰락했습니다. 재무구조가 제법 탄탄한 기업들도 어찌저찌하다가 무너지게 됩니다. 승자의 기록에는 몰락한 이들이 아닌 승자의 화려했던 경력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비록 상처를 입었지만 그 상처는 명예가 되어 소개됩니다. 오만하고 방만한 재벌 오너들의 그릇된 판단이 경영의 몰락으로 이어진다고들 말하지만 때로는 열심히 노력하던 기업도 부정적인 경제 흐름에서 무너지게 됩니다.

  저자 공병호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기업들이 왜 퇴장하였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핍니다. 객관적 데이터 분석외에도 저자는 기업의 오너들에 대한 관심 또한 많습니다. 독자는 저자가 정리한 기업의 발전 모델에 필요한 요소들을 살피면서 한국 기업의 흥상성쇠가 어떠한 원인에 의해서 이뤄졌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공병호의 대한민국 기업흥망사>의 가치

 
  만일 우리가 오너라면 그리고 경제 단위를 구성하는 기업의 결정권자라면 어떤 선택을 내릴까요? 패배 끝에 몰락한 기업들에게서는 몰락에 영향을 미친 선택에 대해서 생각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비록 같은 상황은 아닐지언정 선택의 배움의 폭은 넓을 수록 좋습니다. 승자의 기록에서 그리고 패자의 기록에서 우리는 선택의 결정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공병호의 대한민국 기업흥망사>는 단순한 패배의 역사도 아니며 대한민국 기업의 연혁도 아닙니다.

  저자 공병호가 끌어모은 패배한 이들의 역사는 우리의 결정과 선택이 올바를 수 있도록 객관적인 풍성한 자료가됩니다. 경제 경영사 관련 책에서 승자의 기록은 찾기가 쉽지만 패자의 기록은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도 책의 가치가 더욱 빛이 나는듯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부록에는 기업경영에 관한 흥망을 다룬 여러 연구문들을 통찰하여 저자 이외의 연구 결과물을 살피거나 비교할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흥망성쇠는 기업에만 국한되는가?

 
  경제/경영 분야의 책을 일반 독자는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경제/경영 책에 실려있는 경영의 원리가 일반 독자들의 삶의 원리와 맥락을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잘나갈때 조심해야 하며, 과욕을 조심해야 하며, 무리한 확장과 불소통, 불성실한 준비, 통차력의 부재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과도한 자신감과 독주를 바탕으로 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겪는 실패를 기업도 겪습니다. 흥망성쇠라는 말은 경영/경제영역에만 제한되지 않습니다.

  100년 기업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제언에 해당하는 3부의 글들에 나오는 소주제를 개인의 삶에 바꿔서 본다면  가계의 안정과 개인의 성공을 그려볼 수도 있습니다. '지나침'에 대한 경고는 기업과 개인을 막론하고 모두에게 적용되는 가르침입니다.

  이러한 교훈과 가르침과 미래 청사진은 경제/경영 책인 <공병호의 대한민국 기업흥망사>가 경제/경영 종사자 뿐만이 아닌 일반인도 읽으면 좋은 책이라는 근거가 됩니다.

 

  역사는 승자에 의한, 승자를 위한 글쓰기라고들 한다.

하지만 열심히 일했음에도 실패하는 딱한 상황에 처한 패자를 위해 누군가 기록을 남겨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기록으로부터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당시의 실상과 패배의 원인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서 더 나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지식과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프롤로그 7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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