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0
하인리히 뵐 지음, 김연수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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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하인리히 뵐은 1972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인물이다. 전쟁 직후 혼란한 독일의 상황을 묘사하며 소외받고 외면 받은 상황과 이들을 작품 속 소재로 사용하였다. 문학 작품을 읽을때 작가의 시대적 상황과 성향을 이해하는 것은 작품을 읽고 공감하는데 있어서 도움을 주기에 짧게나마 서술하는 바이다.

하인리히 뵐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는 언론의 치부를 건드린 작품이다. 알권리와 인지도를 위한 무분별한 정보공개와 왜곡 그리고 선정성은 오늘 우리 사회에서도 문제되는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약 30년전에도 언급되었던 문제들이 오늘날에도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점은 시대를 뛰어넘은 문제점을 찾아내어 지적한 하인리히 뵐의 날카로움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언론은 사회다수에게 문제를 알리며 왜곡되거나 숨겨진 진실을 밝혀 사람들에게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언론의 다양한 역할 중 일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역할 가운데는 표현에 있어서 선정성과 정확성 그리고 대상의 권리등을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하는 언론의 책임론도 함께 다뤄져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운데 나타나는 문제는 언론의 정보에 의지할 경우 그릇된 정보와 견해로 인하여 잘못된 선입견과 인식을 가질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하인리히 뵐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는 '언론의 치부' 즉 언론의 폭력성과 그 폭력성에 희생된 이혼녀 카타리나 블룸의 개인적인 명예가 살해당하고 보복의 과정 가운데서 그녀가 기자를 살해하게 된 점을 이야기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언론의 폭력을 '살인'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통해 복수한 그녀의 이야기는 비록 허구의 내용이라 말하지만 (작가는 서문에 이 이야기가 허구임을 말하며 당시 자신과 대립하고 있던 빌트지와는 상관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실질적으로 이 이야기가 언론의 보도방식에 이의를 제기하고 그들의 불편함을 야기시키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우리는 책을 읽는 가운데 왜 카타리나 블룸이 살인을 하였는가? 라는 질문을 받고 살인의 원인을 찾아 가는 가운데서 드러나는 언론의 불편한 모습들을 발견하게 된다. 분명 언론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과 과거 혼란 스러웠던 독일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며 시대변화와 각성을 촉구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밝은 면 뒤에는 선정적이며 자극적이며 왜곡된 진실 가운데 국민과 여론을 조작하는 부분도 존재하리라. '카타리나 블룸은 27살의 어린 나이로 가정관리사로 살아가던 중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범죄행위를 일으켰다. 그렇다고 하여 그녀가 행실이 고약하거나 잘못된 심성을 소유한 인물은 아니였다. 그녀는 비록 어려운 환경 가운데 자랐으나 성실했으며 진실한 여성이였다. 살인 사건은 그렇기에 더욱 호기심이 당겨진다. 왜 '카타리나 블룸'은 그를 죽였을까? 살인 사건의 진실을 알기 위하여 그녀의 행적과 참고인들의 진술 그리고 경찰과 검사 변호사들로부터 얻어낸 이야기들을 통하여 우리는 그녀가 당한 폭력을 통해 오늘날 언론으로부터 명예살인을 당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카타리나 블룸'의 부서져 가는 모습을 통해 새로운 경각심을 얻어낼 수 없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당하는 삶의 무너짐과 유린당함은 독자들 또한 공범이자 방조자이며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작품이 가지고 있는 무게감과 호소력은 짙은 색채가 되어 시대와 사회를 외면하는 독자들로 하여금 시대문제를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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