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4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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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태어난 작가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1877-1962)의 <<데미안>>은 고전 문학의 꽃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내면적 갈등으로부터 완성이라는 여정을 아름답게 묘사한 작품이다.

낙관주의가 유럽의 전역을 지배하던 중 터진 1차세계대전 중 만들어진 1916년에 기록되어 1919년에 바로 출간되었다. 전쟁의 상처로 인하여 사람들은 상처입고 내면의 갈등이 생겨나게 되었다. 우리나라와 달리 기독교는 유럽인의 정신의 지주이며 안식처이었기에 그들이 직면한 전쟁의 상처로부터 터져 나온 혼란은 당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혼란 그 자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는 어쩌면 이러한 혼란의 시기 가운데 휩쓸린 이들을 대표하는 자일지도 모른다. 혹은 종교적인 면을 가르치는 것일지도 모르며 세상을 빗댄 것일지도 모른다. 상징성과 대표성은 언제나 그렇듯이 해석하는 자의 관점과 필요에 따라서 확대될 수도 있으며 축소될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요구한다.

<<데미안>>을 읽기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주제이면서도 접할수 없는 줄기를 따라간다는 점이다. 그것은 바로 기독교의 성경의 내용들이다. 앞서도 언급하였지만 기독교는 작품이 기록될 당시의 유럽인들에게는 생활의 규범이자 유대인들 정도는 아니더라도 어린시절 부터 교육받으며 성장하는 가운데서 접하는 정신적 세계의 환경이다. 만일 우리가 기독교의 성경의 내용을 이해한다면 <<데미안>>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요리를 좀더 깊게 음미하기 위해서 재료에 대한 지식을 알듯이 <<데미안>>을 위해서 성경에 대한 혹은 제목 속 사건들을 이해한다면 주인공 싱클레어의 내면을 사로 잡은 갈등의 깊이와 혼란을 좀더 깊게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데미안>>은 싱클레어라는 소년의 내면의 성장을 다루고 있다. 모든 것이 갖춰진 배경 속에서 주인공의 어린 시절은 두 세계를 통해서 어린시절의 갈등을 묘사한다. 갈등은 불안전함 속에서 촉발되며 그 불안전함이 터지게 되는 사건(주인공과 크로머의 거짓말사건)은 그의 유년시절을 고통으로 차오른다. 거짓, 타락, 죄, 두려움의 구도는 불안전한 싱클레어의 두 세계를 나누고 빠져나갈 수 없는 올가미이자 늪이 되어 내면을 피폐하게 만든다.
규범과 공동체는 싱클레어의 눈앞에 있지만 잡을 수 없는 곳에 있다. 싱클레어는 끊임없이 발밑을 바라보며 내면을 향하여 더욱 깊이 빠져든다. 잡을 수 없는 대상이라면 잡을 수 있는 또 다른 것을 찾아내면 된다. 주인공의 내면의 여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데미안은 흔들리는 싱클레어의 내면을 손보고 그의 시선에 또 다른 목표를 조명하는 빛이다. 그는 유혹자라고 말할 수도 있으며 인도자, 동행의 벗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관점의 차이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데미안이라는 존재가 잡을 수 없는 것에 대한 또 다른 목표를 제시하였다는 점이다. 그것은 규범으로부터의 탈피이며 새로운 것에 대한 희망이였다.
데미안으로부터 영향을 통해서 유년시절과 청소년 시절 그리고 성인으로의 길목에 접어들면서 펼쳐지는 주인공 싱클레어의 내면의 갈등과 혼란 그리고 폭발과 치유를 묘사한 <<데미안>>은 종교적인 색채와 인본주의, 규범과의 이별, 인간 내면에 대한 자기성찰등이 복합적으로 펼쳐지는 글이다.
글은 섬세한 심리적 묘사와 폭발하는 내면의 갈등을 잘 표현하고 있다. <<데미안>>은 규범과 공동체 안에 속하여 살아가는 가운데서 갈등을 겪는 이들의 마음을 조망하고 그들의 생각을 대변한다. 싱클레어의 내면의 여정은 그 자신만이 아닌 오늘날 우리 독자들의 여정이며 대리인이자 우리 자신인 싱클레어의 삶을 통해 우리의 답답함을 독자로서 지켜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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