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민음사 모던 클래식 39
패니 플래그 지음, 김후자 옮김 / 민음사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2010년 2학기 교육학 주관식 시험문제 가운데 '유리천장'을 묻는 질문이 떠오른다. '유리천장'은 여성의 사회 진출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벽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이 용어는 대한민국의 가부장적이며 남성중심적인 부분을 드러내며 동시에 여성에 대한 닫혀있는 사회를 보여준다.   

 여성의 사회참여와 지위적 평등이 일각에서 강조되지만 전체적인 사회 흐름은 '이미' 그러나 '아직'이라는 인식이 보여진다. 시험문제 속 '유리천장'은 아직도 그 탄탄한 두깨를 자랑하며 많은 여성들에게 상처와 아픔을 주고 있다. 가정, 회사, 사회, 학교, 정치등 여러 분야에서 만나게 되는 '유리천장'이 언제쯤이면 사라질까? 분명한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유리천장'이 수 많은 여성들의 꿈을 가로막고 그녀들의 자아와 정체성을 짓누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벽을 치워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에 등장하는 여인 '에벌린'은 사회가 제시하는 모범적인 여성상에 순응한 삶을 살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우울하다. 그녀의 삶이 중년에 도달하기 까지 걸어온 삶의 길은 '자신이 부정된 삶'이기 때문이다. 남편의 뒷바라지와 아이를 키우며 요양원의 시어머니를 돌봐왔던 그녀의 삶에는 그녀 자신만의 삶의 시간이 없었기에 보는 이로 하여금 동정심을 갖게 만든다. 앞서 말했던 '유리천장'이 그녀의 가정과 주변을 둘러처친 벽이 되어 그녀를 감옥아닌 감옥에 가둬버린 것이다. '에벌린'의 우울함과 스트레스를 위로해주는 것은 사탕과 초콜릿 뿐이다.  

   그러던 어느날 요양원에서 만난 한 유쾌한 노부인 '스레드굿'과 우연한 만남으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노부인의 기억 속 1920년대 미국 남부에 위치한 '휘슬스톱 카페'에는 아주 특별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휘슬스톱의 카페'의 특별함의 중심에는 스레드굿 부인의 시누이인 '이지'와 그녀가 사랑했던 '여자 루스' 가 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루스가 결혼함으로써 잠시 위기가 오지만 '루스'의 불행한 결혼생활 속에서 '이지'가 그녀를 데리고 나옴으로서 운명의 사랑은 더욱 발전하게 된다. 두 사람의 운명같은 사랑은 '휘슬스톱 카페'를 함께 하는 가운데 드나드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나눠진다. 그리고 전설적인 이야기를 듣게된 '에벌린'은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변화를 맞이한다.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를 보는 동안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었다. 헌신과 희생이라는 영역은 분명 고귀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그녀들에게 지운 짐은 이제 일방적인 강요에서 지워지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차고 거침없는 '이지'와 '휘슬스톱 카페'에 모여있는 이들의 공간에는 순간순간이나마 사회의 보이지 않는 벽이 거둬진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 해방의 느낌이야 말로 여성들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는 보는 이에 따라 페미니스트들을 옹호하는 글이될 수도 있다. 그리고 동성애를 옹호하는 글이 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의 이야기들은 다양하고 진부한 소제를 다루고 있지만 동시에 보이지 않는 차별과 편견으로 점철된 사회가 여성들을 얼마나 갑갑하게 억누르는지를 보여 준다.  

  시험 문제로 등장했던 '유리천장'을 치울 준비를 해야겠다. 가부장적이고 남성적인 것들을 좋아하지만  나는 아내의 해맑은 미소를 좋아한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당당하고 용감하게 살아온 '이지의 삶'을 받아들인 '에벌린'의 변화가 내 아내와 그리고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기를 소망하기에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편협한 사고와 구습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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