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지 않는 기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59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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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지 않는 기사_이탈로 칼비노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문학 작가인 이탈로 칼비노는 다양한 성향의 작품을 집필하였다. 초창기에는 네오리얼리즘의 작품을 집필하였고 중기에는 '우리의 선조들'3부작 "반쪼가리 자작", "나무위의 남작", "존재하지 않는 기사"를 집필하여 환상과 알레고리의 영역에서 활동했다. 현실사회에 대한 정치적 변화의 흐름 가운데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이탈로 칼비노'의 문학 세계는 환상적이며 동화적인 작품들로 채워진다.
 
  "존재하지 않는 기사"는 '이탈로 칼비노'의 '우리의 선조들'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흐름상 가장 오래된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집필된 시기는 3부작의 마지막에 위치한다. 흔히들 '이탈로 칼비노'의 성향이 사회주의 성향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존재하지만 필자가 바라보는 '이탈로 칼비노'의 작품은 인간의 본성에 접근하고 뒤틀린 사회를 반면교사 삼아 이상향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우리의 선조들' 3부작은 동화와 소설의 영역에 걸쳐 환상과 실제의 이야기가 적절히 배치된 작품이다. 시대적 배경으로만 놓고 본다면 "존재하지 않는 기사"는 중세 시대 카롤루스 대제의 전쟁을 무대로 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은 작품의 리얼리티를 살리면서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기사'와 동료들을 허무맹랑하거나 환상 속 인물들로 만드는것을 방지하는 역할도 겸하고 있다. 작품 속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시대는 혼돈의 시대이다. 그곳은 실재와 전혀 일치하지 않는 이름과 생각과 형식과 제도들이 나타나 있는 곳이다. 즉 존재하고 흔적을 남기고 존재하는 모든것들과 충돌하려는 의지와 집요함이 아직 완전치 않는 시대이기에 가능하다.

  주인공인 '아질울포'는 존재에 관한 열망과 이념만으로 백색 갑옷에 자리한다. 만화 강철의 연금술사에서 주인공이 동생의 영혼을 갑옷에 붙들어 둔것과 달리 '아질울포'는 스스로의 열망 가운데 갑옷에 머무른다. '아질울포'의 존재는 갑옷이라는 형태로 지상에 존재하지만 그 내부는 비어 있는 사념이라는 사실에서 그것은 존재하는 것과 동시에 부재한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상황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다양하다.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존재하니까 자네에겐 빈틈이 없군!"

셀림피아 치테리오레와 페츠의 기사이자 코르벤트라츠와 수라의 구알디베르니 가문과 기타 가문 출신인 아질울포 에모 베르트란디노는 분명, 모버적인 군인이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은 그의 존재를 불쾌히 여겼다.

  위의 두 문구는 '아질울포'에 대한 작품 속 '아질울포'를 바라보는 이들의 생각 중 일부이다. 그렇다면 독자는 그리고 작가는 아질울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아질울포'라는 인물의 정체를 인식하기 위해서 작가는 여러 등장인물들과의 관계와 '아질울포'가 일개 갑옷에서 기사라는 뚜렷한 직업을 가진 인물로 자리하는데 영향을 미친 '소프로니아'구출 사건의 이후의 사건을 되짚는 과정을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아, 재미있는 일이야! 여기 있는 이 백성은 존재하지만 자기가 존재한다는 것을 모르고 저기 있는 나의 용장은 자기가 존재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지만 존재하지 않는군. 좋은 짝이 되겠어 틀림없어!"-카롤루스 대제가 '구르둘루'를 보고 말하다.-

  다시 인물을 통한 작품의 흐름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아질울포'와 대립하는 인물은 하인 '구르둘루'이다.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기사와 존재하는 줄 모르나 존재하는 하인의 모습은 작품의 큰 축이자 서로 나뉘어진 하나이다. 그리고 이 두사람이 '아질울포'가 처녀성을 지키게 해준 여성을 통해 얻어진 존재 근거를 변증하기 위한 모험이 작품의 큰 골격이다. 작품 속 화자를 통해서 이야기 되는 '기사'와 '하인' 그리고 허상을 마음을 사로 잡혀 좇는 브라다만테와 그뒤를 좇는 랭보 등의 인물들은 모험을 더욱 긴박하고 진지하게 만든다. 이들의 모험은 작품 속 주인공들의 부족한 부분들이 완전을 이루기 위해서 서로를 끌어 당기고 서로를 좇아가는 형태를 취한다고 말할 수 있다.
 
  진실을 좇아서 떠나는 이들 일행의 모험은 '우리의 선조들'3부작의 피날레를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뚜렷한 이미지가 없는 존재하지 않는 것은 화자를 통해서 형상화 되고 존재하게 된다. 그리고 독자들은 깊이 몰입하면서 작품 속 캐릭터가 된다. 등장인물들의 다양함이 글의 복잡함을 더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복잡함이 작품의 색을 다양화 시키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모험의 시작과 끝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모험으로의 여정 가운데서 형상화된 이미지의 완결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확인하는 작업은 '이탈로 칼비노'와 독자들 모두 즐기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어렵고 난해한 해석을 전제하고 작품을 바라보기 보다는 한편의 동화로 그리고 자아 찾기의 여정이라고 생각하면서 볼때 더큰 재미가 느껴지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어느덧 우리의 선조들 3부작이 완료 되었다.>

환상과 리얼리티의 경계선상에서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물음을 통해 독자들에게 다가온 이탈로 칼비노

세계 문학 전집을 통해 접한 그의 작품은 독자의 마음을 사로 잡는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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