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그 구성과 신빙성에 있어서 흠잡을 데가 너무나도 많은 괴담집이다. 녹색 피를 흘리는 사람, 하수도에 나타난 거대 쥐, 정부의 비밀 실험, 시간여행과 외계인 납치를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 놓는다. 마치 책에 수록되어 있는 이야기가 전부 사실이니까 당연히 믿어야 한다는 식이다. 하지만 그 근거도 없고, 제대로 된 자료조차 제시하지 않는다. 간혹 수록되어 있는 사진들은 너무도 조잡하고 엉성해서 해당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독자들조차도 당혹스럽게 만든다. 한마디로 이 책은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서 팔던 ‘미스터리 대백과’ 수준의 이야기 모음집일 뿐이다. 다만 가격이 너무도 비싸고, 어린 시절에 읽던 감흥이 전혀 살아나지 않는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이 책은 ‘주식’에 대한 전방위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우선 벤자민 그레이엄, 워렌 버핏, 피터 린치, 존 템플턴같은 주식 대가들의 가르침을 간결하게 정리한다. 그리고 가치투자/기술적 투자의 균형, 한국 증시의 과거와 전망, 최근의 폭등 같은 다양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내용들이 신문기사 수준으로 그 깊이가 얕다. 예를 들면, 저PER주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정작 저PER주를 분석하는 방법은 설명조차 하지 않는 것이 그렇다. 폭락으로 이어지지 않은 호황은 없다고 수차례 단언하면서도 최근의 상승세는 대세의 흐름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알기 쉽게 설명한 점이 돋보인다. 굳이 초보자가 아니더라도 책꽂이에 꽂아놓고 가끔 꺼내 읽으면서 상식을 정리할 수 있는 책이다.
일본에는 인구가 많으니까 그만큼 회계관련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고, 그래서 이 책이 수십만 부가 팔릴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이 책은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을 하면서 부딪치게 되는 회계 상의 소소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제목과 달리 그 내용이 너무 전문적이고, 용어에 대한 풀이나 설명이 없다. 왜 사장의 벤츠는 중고 4도어인지, 왜 사장님은 죽자 사자 생명보험에 가입하려고 하는지 등에 관해서 다양한 설명을 풀어놓지만 일반 독자들은 한눈에 이해하기가 어렵다. 기본적인 회계지식을 갖춘 사람이나 경리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물론 저자가 서문에서 말하는 것처럼 '회계의 원리를 아는 데는 세세한 숫자나 상세한 용어는 필요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원리'라는 것이 고작 가능한 한 많이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이나 매출을 누락하면 안 된다는 수준이라면 이 책 또한 필요 없는 것이다. 실제로 적자를 흑자로 보이고 싶어 하는 이유가 은행에서 융자를 받기 위해서라는 내용으로 몇 페이지를 채우기도 한다. 고정자산제각손같은 어려운 회계용어는 아무렇지도 않게 늘어놓다가 몇 페이지 뒤에서는 회계의 기초중의 기초 개념인 발생주의를 장황하게 설명하기도 한다.
물론 책 한권으로 방대하고 수많은 미드의 세계를 소개하기란 한 장의 그림에 밤하늘의 별을 그리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는 하더라도 이 책으로 미드를 100배 즐기기란 정말 터무니없는 일이다. 몇몇 작품의 소개글만 적어놓고, 게다가 작품의 배경이라던지 뒷이야기 같은 내용은 터무니없이 부족할 뿐이다. 소개 내용이 너무 간략해서 각 시즌별 특색 정도만 파악할 수 있을 정도다. 각 작품의 완성도를 충분히 음미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내용이기 때문에 매 드라마마다 되풀이되는 '가장 훌륭한', '이 시대 최고의'하는 식의 똑같은 찬사가 오히려 공허해 보일 지경이다. 게다가 저자의 취향이 너무 강하게 반영된 목록 선정은 대중적인 미드 입문서로서의 기능을 의심케 한다. '엑스파일'이나 '프렌즈'같은 경우는 이미 너무 많이 알려졌고, 종영한지 한참 된 작품이니까 그렇다 쳐도 '키친 컨피덴셜'이나 '파이어 플라이'처럼 조기종영된 작품들이 저주받은 걸작이라는 찬사로 치장된 반면, 높은 완성도를 보이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들이 여럿 빠져있다. '어글리 베티'처럼 이제 막 시작한 드라마도 수록되어 있으면서 5시즌을 꾸준히 롱런하고 있는 '몽크'같은 작품을 빼 놓았다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 이 책은 마치 잡지나 인터넷의 정보를 찾아보는 수고조차 번거로운 독자들을 위한 책 같다.
고전적인 트릭이 오히려 신선한 추리걸작 - 정교한 추리와 놀라운 반전, 교과서 같은 추리소설
요즘의 추리소설들은 너무도 복잡하고 화려합니다. 매력적인 주인공들은 난해한 사건을 해결하는 동시에 세상의 부조리를 고민하기도 하고, 반전과 반전에 이어 또 다른 반전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게다가 순수한 의미의 '추리'소설들은 찾아보기 힘들고 의학 스릴러, 역사 스릴러같은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아야츠지 유키토의 <십각관의 살인>은 그 구성이 너무 전통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신선한 자극을 주는 작품입니다.
일곱 명의 미스터리 연구회 대학생들은 츠노시마라는 무인도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들이 묵기로 한 '십각관'은 천재 건축가가 지은 저택의 별채로 끔찍한 살인 사건이 일어났던 곳입니다. 그들은 각자 추리소설가의 이름을 닉네임으로 사용합니다. 반, 포, 카, 올치, 아가사, 엘러리, 르루. 그리고 그들은 차례차례 죽음을 당하고, 죽은 사람의 방에는 푸른 색 표찰이 붙여지기 시작합니다. 이 작품은 아야츠지 유키토 작가가 쓴 '관'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 이후 그는 <시계관의 살인>, <수차관의 살인>, <미로관의 살인> 등을 차례로 발표합니다.
1장 1절 첫 페이지에서 등장인물 중 한 명인 엘러리는 "추리소설이란 논리게임이며, 미스터리에 걸맞는 명탐정의 등장과 불가능 범죄, 깜짝 놀랄 트릭이 좋다."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 걸작 추리소설에는 그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외딴 무인도에 있는 기괴한 건물, 십각형의 건물과 십각형의 테이블, 십각형의 컵, 의문의 연속 살인과 서서히 밝혀지는 과거의 비극 등이 음산한 분위기와 어울려 시종일관 흥미를 자아냅니다. 마치 '소년탐정 김전일' 시리즈의 한 에피소드를 읽는 것 같은 이야기는, 확실히 애거서 크리스티나 엘러리 퀸의 고전적인 걸작들을 생각나게 합니다. 가끔은 깊이와 재미를 두루 갖춘 사회파 추리소설도 좋지만, 추리소설 본래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이런 작품이 역시 최고입니다.
"나에게 있어 추리소설이란 단지 지적인 놀이의 하나일 뿐이야. 소설이라는 형식을 사용한 독자 대 명탐정, 독자 대 작가의 자극적인 논리 게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그러므로 한때 일본을 풍미했던 '사회파'식의 리얼리즘은 이젠 고리타분해. 원룸 아파트에서 아가씨가 살해된다, 형사는 발이 닳도록 용의자를 추적한다, 드디어 형사는 아가씨의 회사 상사를 체포한다, 이런 이야기는 좀 그만두었으면 좋겠어. 뇌물과 정계의 내막과 현대사회의 왜곡이 낳은 비극 따위는 이제 보기도 싫어. 시대착오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역시 미스터리에 걸맞은 것은 명탐정, 대저택, 괴이한 사람들, 피비린내 나는 참극, 불가능 범죄의 실현, 깜짝 놀랄 트릭……, 이런 가공의 이야기가 좋아. 요컨대 그 세계 속에서 즐길 수 있으면 그만이라는 거지. 단, 지적으로 말씀이야." (13쪽)
"지금 이 말은 극단론이지만 하고 싶던 말이기도 해. 불순하기 그지없는 경찰기구를 향해, 황금시대의 명탐정들이 구사한 것과 같은 화려한 '논리'나 '추리'는 흉내도 내지 못하면서 그것을 넘어서버린 수사기술의 승리에 손뼉을 칠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거야…" (17쪽)
'이미지 본문' 더 보기
네티즌 리뷰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