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다루는 개인회사와 법인회사,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법인세 등에 관한 내용은 국세청 홈페이지나 세금 관련 사이트를 찾아보면 충분히 접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독자들이 직접 찾기 번거로운 세무 상식들을 한 권의 책에 정리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시중에 나와 있는 세금 관련 책 대부분이 부동산 분야를 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의 유용함이 더욱 빛난다. 그런데 출판사에서는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조사도 하지 않은 것 같다. 대부분의 내용이 아주 기본적이고 간단한 상식들임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일목요연하게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사업을 하면서 세금을 절약하려면 트럭이나 9인승 이상 차량 또는 경차를 구입해야 한다고 조언하지만 왜 자영업자들이 외제차를 선호하는지는 언급조차 없다.(내가 아는 한 세무사도 학원 원장에게 “제발 체어맨이라도 뽑으시라.”고 조언하더라.) 애써 세무 분야의 어두운 부분을 외면하고 싶었나 보다. 그리고 ‘공급받는 자가 매입 세금계산서를 제출했는데 공급받는 자가 매출세금계산서를 신고하지 않는다면...’식의 내용이 무슨 뜻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슈퍼, 음식점에서 주는 간이영수증은 적격증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다음 문단에서는 슈퍼에서 10만 원짜리 물건을 사면 5만 원짜리 두 장의 간이영수증을 받아야 가산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본문의 내용들은 절세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조차 없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그 구성은 세무 상식을 갖춘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 같다.
과장된 잔혹함과 거북할 정도의 고어성 때문에 공포소설을 즐겨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단편집만큼은 무척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한작품, 한작품이 최근 10년을 통틀어서 최고 수준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훌륭하다. 첫번째 단편 '일방통행'은 교통지옥을 다루고 있다. 미친듯이 경적을 울려대는 차들, 상향등을 켜놓은채 달리는 차들, 양보는 하지 않고 무작정 들이밀고 보는 차들... 안그래도 교통지옥인 대도시의 도로에서 이런 차들을 만나면 (살의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구나 짜증과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이 작품은 도시의 운전자가 느끼는 그러한 심리상태를 극단적으로 밀어부친다. 결말이 지나치게 황당하지도 않으면서 일상 속의 공포를 잘 보여준다. 사이코 살인마라는 평범한 소재와 평범한 전개를 보여주지만 그 묘사만큼은 탁월한 '은둔', 버려도 버려도 되돌아오는 상자에 관한 이야기 '상자', 작가의 명성에 걸맞는 프랑켄슈타인 이야기 '깊고 푸른 공허함'을 비롯 9편의 단편 대부분이 버릴 것 없을만큼 재미있다. 특히 '감옥'은 가장 짧은 분량에 너무나 뻔한 소재지만 가장 강렬한 공포와 서스펜스가 응축되어 있는 작품으로 개인적으로 가장 서늘했던 단편이다. 간결한 전개와 기막힌 반전이 인상적인 '모텔 탈출기'도 기억에 남는데, 마치 오 헨리의 위트넘치는 단편소설을 읽는 것 같다. 반면 '흉포한 입'은 스티븐 킹의 단편들 중 하나와 비슷한 느낌인데,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입'이 뭘 어쨌기에... 호러SF인 '하등인간'은 영화 '큐브'처럼 배경과 적의 실체가 없는 이야기라서 조금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일방통행'과 '하등인간' 등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전부 피범벅과 사지절단의 하드고어로 찌들어 있다. 이것이 장르적 특성이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소재의 폭이 좁은 한국공포문학의 한계라면 너무나 아쉬운 일이다.
제목에서처럼 '슈퍼개미'로 유명한 박성득 씨의 책은 기대와 달리 식당경영에 관한 이야기에 절반을 할애한다. 그리고 그 나머지 절반도 실제 ‘주식투자 교과서’라고 불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피상적인 내용들뿐이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주식에 관한 ‘교과서’를 만들려고 했던 것인지, 아니면 그저 자신의 고생담과 자화자찬을 늘어놓으려고 했던 것인지 잘 모르겠다. 돈 없는 게 죄 지은 것보다 나쁘다, 실패하는 순간이 죽는 순간이다라는 식의 충고들은 주식투자 서적이 아닌 자기계발서적에나 어울리는 문장들이다. 저자의 혹독한 인생 경험 또한 매우 감동적인데다가 여러 면에서 귀감이 되는 이야기지만 정작 ‘주식투자’와는 별 상관이 없어 보인다. 공부를 해야 한다, 꿈을 꾸어야 한다, 증권사 직원의 말을 믿지 말라, 장기투자하라라는 식의 조언 또한 주식을 모르더라도 누구나 쉽게 내뱉을 수 있는 격언들일 뿐이다. 개별종목에 관해서 이야기 할 때는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 다른 저자들과 달리 중외제약, 엘지텔레콤, 동부한농, 현대약품 등 구체적인 종목을 제시하는 부분은 나름 인상 깊었다. 주식에 관한 고수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다만 ‘인구가 줄기 때문에 아파트 공동화가 심각해지고 부동산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식의 판단은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진정한 대가의 시각이 아무에게나 있는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말 그대로 '탁월한 이야기꾼'인 성석제는 이번에도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그의 작품들 대부분이 흥미진진하며 나름대로 의미심장하기까지 하다. '잃어버린 인간'은 현대인의 인간소외를 다루었다고 그럴듯하게 말할 수도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그토록 거창하게 평가하지 않더라도 실제로 우리들이 주변에서, 장례식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씁쓸한 광경이기도 하다. '만고강산'은 적당히 질서 있고, 적당히 부패한 강산 마을에 뇌물과 아부를 모르는 신임 총경이 전근 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대쪽 같은 신임 청장을 달래며 회유하고, 힘을 모아 대항하는 이야기다. 마지막에는 오 헨리의 단편처럼 훈훈한 반전이 있다. '저녁의 눈이신'은 월드컵 열풍이 채 가라앉지 않았던 2002년 가을에 발표된 작품이다. 변두리 마을의 축구시합을 그린 이야기인데, 좀 장황하고 산만해서인지 개인적으로는 집중해서 읽기가 힘들었다. 이외의 나머지 단편들도 개성 있고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괜찮은 작품들이다.
어느 정도 영어에 능숙한 사람도 미국에 처음 가면 식당 종업원이 말하는 "Soup or Salad?"가 "슈퍼 샐러드"로 들린다는 제목이 재미있다. 확실히 이 책의 정체가 애매하기는 하다. 미국식 생활 영어를 다룬 책이라고 보기에는 많이 부족하고, 미국의 생활 방식을 설명한 책이라고 보기에도 너무 수박 겉핥기식이다. 하지만 딱히 이 책의 정체를 규정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가볍게 읽으면서 유익한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다. 막상 닥치면 생각나지 않을 것 같은 소중한 표현들, 기본적으로 꼭 알고 있어야 할 생활영어들을 건질 수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간단한 영어 표현들과 더불어 아플 때, 배고플 때, 여행할 때, 쇼핑할 때 필요한 각종 배경지식들까지 꼼꼼하게 수록하고 있다. 광고 전화처럼 필요 없는 전화를 금방 알아보는 방법, 야드 세일에서 좋은 물건을 건지는 법 등은 특히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