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배트 2
우라사와 나오키 글.그림, 나가사키 다카시 스토리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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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사와 나오키. 이 작가는 언젠가 인류의 기원과 우주의 창조에 관한 작품도 그릴 것이다.
'파인애플 아미'와 '마스터 키튼'같은 비교적 소박한 작품에서 시작, '몬스터'를 비롯 '20세기 소년'같은 대작들을 그리더니 이제는 예수와 유다에 관한 이야기까지 나온다.

전쟁직후 일본의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았던 케빈 야마가타의 이야기가 잠깐 거짓 메시아의 이야기로 빠지더니 20년을 뛰어넘어 1969년 뉴욕으로 이어진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품들이 그렇듯 뭔가 전 지구적으로 거대한 음모가 있기는 한데 2권이 끝난 아직까지도 오리무중이다.
별로 상관없을 것 같은 예수의 이야기가 잠깐 나왔고, 눈 오는 겨울 밤 인종의 벽을 뛰어넘는 신랑, 신부의 사랑이 펼쳐진다.
그리고는 더더욱 뜬금없다. 전국시대 닌자의 배달편지에 빌리 배트가 그려져 있다.


(우라사와 나오키만이 선사할 수 있는 진한 감동.)

앞으로 '빌리배트'의 이야기가 어디를 향해서, 어디까지 펼쳐질지는 모르겠지만 기존의 대작들을 능가하는 거대한 작품이 되리라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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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라인
브라더스 스트로즈 감독, 스코티 톰슨 외 출연 / 버즈픽쳐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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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외계인 침공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지만 '스카이라인'은 나름대로 괜찮은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 영화에 쏟아진 악평들은 전적으로 과장된 홍보 탓이라고 생각한다.
애초 국내 개봉시 이 영화를 '아바타'나 '2012'에 비유한 것 자체가 터무니없는 짓이었다.
(이는 아마도 국내 개봉영화사상 '판의 미로'를 '해리 포터' 시리즈에 비유한 광고 다음으로 최악의 홍보일 것이다.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을 기대하고 극장을 찾았던 순진무구한 아이들의 가슴에 사정없이 네일 건을 박아버렸던 '판의 미로'에 비하면 이 정도 홍보문구는 애교에 불과할 테지만.)

어쨌든 '스카이 라인'의 스펙터클은 '우주전쟁'이나 '인디펜던스 데이'에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 '디 워'에도 못미치는 2천만불의 저렴한 제작비로 만들었다고 하기에는 영화 속의 CG와 액션이 무척 훌륭하다.
'디스트릭트 9'같은 저예산 걸작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시종일관 긴박감이 넘치는데다가 '클로버필드'같은 대형작품 못지않게 CG장면들도 훌륭하다.

전투기와 우주비행선의 도그 파이터 장면 또한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데다가 스텔스의 모선 공격 장면에서는 감동마저 느껴진다. 옥상에서 외계인과 맞서 싸우는 주인공의 모습 또한 처절한 감동이 느껴질 정도였다. 



(좀 저렴해 보이던 공중전이지만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영화 속 줄거리가 시종일관 아파트 안에서만 벌어지기 때문에 쫒기는 주인공들의 상황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여러 면에서 저예산의 한계를 뛰어넘은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 것만은 분명한 작품이다.

다만 '클로버필드'나 '인디펜던스 데이', '매트릭스'같은 영화들에서 많이 본 듯한 외계생명체의 디자인이나 설정은 많은 팬들의 원성을 들을 것 같다. 



(나름대로 애쓰는 두 주인공이지만...)

게다가 중반부까지의 강렬했던 흡입력을 순식간에 말아먹는 결말의 엔딩 장면은 SF영화사상 최악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당황스럽다.
이대로는 속편이 나온다고 해도 1편의 긴장감을 이어가기는커녕 일본 만화의 히어로물처럼 되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B급 정서를 벗어난 걸작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저 다른 블록버스터 영화와 비슷하게 흘러가던 이야기가 결말에 가서 당황스러울 정도로 충격적인 반전을 선보이며 2편을 예고하기 때문이다.(다만 그 충격이 '식스 센스'급이 아니라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애매한 충격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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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식 비판 - 지식 경제 시대의 부와 분배
가 알페로비츠 & 루 데일리 지음, 원용찬 옮김 / 민음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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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은 워런 버핏이 방글라데시에서 태어났거나 18세기 초에 태어났어도 지금과 같은 부를 이룰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들의 주장대로 현재 소수가 누리고 있는 막대한 부가 과거로부터 쌓아온 것에서 비롯된 것임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정작 그 소수의 개인적인 노력을 무시할 수 있는 것일까?
과거로부터 축적된 지식이 부의 기반이 되었다고 한다면 그 지식은 딱히 독점적인 것도 아니고 또한 우리가 그렇게 선조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것만큼 우리 세대 또한 후손들에게 당당할 수 있지 않을까?
(저자들은 읽는 이가 거북스러울 정도로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물려받은 유산'이라는 식의 표현을 되풀이한다.)

뭐, 어쨌든 확실히 현대의 세계는 노력한 만큼 가진다는 경제적 공평함이 무시되는 시대이긴 하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꼽는 No.1 경영자인 이분은 '초과이익공유제'가 사회주의냐고 일갈하셨더랬지...)

저자들이 주장하는 바인 상위 소수층에 대한 소득세 증액, 법인세 증액, 사회보장세 인상, 부동산 상속세 인상 등은 지금까지 많이 들어왔던 주장들이다.
하지만 저자들은 소득의 재분배에서 더 나아가 소유권이라는 것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재정의를 주장하고 있다.
물론 이런 혁명적인 저자들의 주장이 다소 당황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사회는 이렇게 용기 있는 몇몇 선구자들의 파격적인 주장에 의해서 조금씩 바뀌어 왔다.
이들의 주장이 상식적으로 실현 가능성 0%인 허황된 구호일 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으로 좀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조그만 초석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는 대대로 물려받은 사회적 생산물의 몫을 경제적 공식이 아닌 정치적 과정을 통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논의가 시도조차 가능할는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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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확실히 선조보다 "더 많이 안다"고는 하 수 있을망정, "더 똑똑하다"거나 근본적 의미에서 더 지능적인라고 말할 수는 없다. 오늘날 평균의 하이테크 백만장자들은 본질적으로 막 문명이 시작된 여명기에 씨족의 생활 조건을 향상시키기 위해 도구를 만들었던 선조들과 동일한 기초적 정신 능력을 지니고 있다. 진짜 차이점은 현재의 이들이야말로, 일하는 데 따른 더더욱 많은 지식과 더더욱 훌륭하게 조직화된 지식을 유산으로 물려받았다는 데 있다.
-p.65

해마다 몇 십 년마다, 몇 백 년마다,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창조되어 전달되는 것은 더욱 커지기만 한다. 따라서 어느 개인이 되었든 어떤 새로운 시점에서 개인적으로 기여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변함없이 증가하는) 과거의 공짜 선물에서 나오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점점 작아진다.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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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스, 숫자가 당신을 지배한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넘버스, 숫자가 당신을 지배한다 - 모르면 당하는 확률과 통계의 놀라운 실체
카이저 펑 지음, 황덕창 옮김 / 타임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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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사회 현상들, 우리의 생활 속에 있는 각종 사건들...
그것들을 분석하는 도구는 매우 다양하다.
심리학과 사회학, 본능적 측면과 이성적 측면...
하지만 그중 가장 그럴듯하면서도 묘하게 설득력이 높은 방법은 통계적 방법, 즉 숫자다.

게다가 놀이 공원의 긴 줄을 줄이는 방법, 전염병의 확산을 막는 방법, 교통정체를 해결하는 방법, 올림픽의 도핑 테스트 등 숫자와는 별 상관이 없을 것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도 바로 숫자다.(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책에는 그 '숫자'를 통해서 우리의 심리와 행동을 움직이는 놀라운 사례들로 가득하다.
디즈니랜드 전광판의 대기시간을 실제 기다리는 시간보다 길게 표시해서 이용객들이 심리적으로 빨리 탈 수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길게 약속하고 빠르게 처리하는 고전적인 방식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효과적이었던 고속도로 진입 신호등 시스템이 단지 사람들이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는 심리 때문에 폐지된 사례도 있다. 물론 현명한 공학자들은 적절하고 타협적인 방식을 곧 찾아냈다.

하지만 21세기에 이른 아직까지도 수학은 완벽하지 않으며 간혹 선택의 문제에 직면하게 됨을 인정한다.
즉 평범한 타자가 홈런을 노리고 풀스윙을 계속하면 삼진을 당할 확률이 높아지지만, 정확성이 치중하면 홈런을 칠 확률이 줄어드는 식이다.

확실히 숫자라는 수단 자체도 양날의 검을 갖고 있다.
막연하다싶은 다른 학문들과 달리 보다 명쾌하게 결론을 드러낼 수 있기는 하지만 그만큼 조작하기 쉬운 수단이기도 하다.
저자는 그런 한계와 가능성을 차분하게 이야기하며 평균이 아닌 변이성에 집중할 것을 강조하며 책을 끝맺는다.
 

(숫자에만 너무 집중하다가는 일이 점점 커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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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화는 다양성을 짓밟고, 무엇이든 가장 단순무식한 개념으로 축소시켜 버린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평균을 앞세워서 다양성을 무시하거나 회피하는 과대단순화의 위험에 빠지게 된다.
평균보다 다양성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그것은 통계적 사고가 성숙되었다는 확실한 증거다. 사실 통계는 다양성의 본질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도 있다. 세상은 얼마나 많이 바뀌는가? 다양성은 얼마나 광범위한가?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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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 3
이사야마 하지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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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발매 4권만에 400만부. 이미 '원피스'의 기록을 넘어서며 거침없이 화제가 계속되는 초대작.

결국 거인의 정체를 드러낸 엘런과 그를 포위하고 있는 군대.
절체절명의 순간에 아르만의 설득이 겨우 통한다.
목숨을 건진 대가로 위험한 봉쇄작전에 투입된다.
하지만 이미 거인의 무시무시함과 잔혹함을 목격한 병사들은 공포에 휩싸이고, 집단이탈의 분위기까지 일어난다.

카이사르를 능가하는 사령관의 통솔력으로 분위기는 진정되고 곧 작전이 시작된다.
그리고 인류는 거인이 나타난 후 처음으로 그들을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갖게 된다. 



(이 놈의 정체는 언제쯤 밝혀지려나..)

전투의 극렬함을 보여주는 걸작들은 많았다. '베르세르크', '클레이모어' 등 훌륭한 전투 만화들이다.
하지만 '진격의 거인'은 그 전투감각은 물론 휴머니즘과 스릴, 미스터리가 모두 담겨 있는 2011년 최고의 걸작이다.
정말로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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