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하우스의 비극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16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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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남부의 아름다운 해변인 콘월지방을 언급하면서 시작되는 <엔드하우스의 비극>은 일단 꽤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다.(콘월은 우라사와 나오키의 <마스터 키튼>에서도 주인공 키튼의 어머니가 태어난 고향으로, 매우 아름답게 묘사된다.) 일단 범죄가 벌어지고 그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되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여주인공에 대한 살해위협을 막아내려는 포와로의 노력이 그려진다. 흥미진진하게 범인찾기의 과정이 진행되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여지없이 지금까지의 상황을 뒤집어버린다. 반전과 반전이라고 해야할까. 이중반전이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정통추리소설을 수십편 정도 읽고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들에도 익숙한 독자라면 전체적인 내용이 뻔히 이러이러하게 진행되리라는 것을 짐작할만한 트릭이었다. 가장 범인일 것 같은 사람이 범인이 아니고 도저히 범인일 법하지 않은, 범인일 수가 없는 사람이 바로 범인이라는 것 말이다. 그런 면에서 전체분량의 1/3쯤 읽었을 때 범인을 짐작할 수 있었으며, 다만 어떻게 사건을 엮어나가는가?하는 그 방식이 궁금해졌다.

어쨌든 보다 드라마틱한 포와로의 대사들이 등장하고,('수치스러운 추측..', '싸구려 스릴영화따위의..'...), 사건해결이 어려움에 부딪히자 포와로의 유일한 미해결 사건인 '초콜렛 상자'가 언급된다. 트릭이 너무 작위적이라고 하더라도 상당히 인상적이고 재미있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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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팽의 미소 - 에드거 앨런 포 단편전집 3 미스터리
에드거 앨런 포 지음, 홍성영 옮김 / 하늘연못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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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고전은 시대와 장소를 가리지않고 깊은 감동과 재미를 준다고들 한다. 정말 대부분의 작품이 그렇다. 반세기 전의 통속소설인 <위대한 개츠비>는 요즘의 시대에도 너무나 그럴싸한 소설이다. 하지만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에서도 고전의 품격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추리소설의 생명을 문학성이 아닌 트릭이라고 생각한다. 트릭이 중심이 되는 장르이기 때문에 그만큼 주인공 탐정의 존재감이 중요한 것일런지도 모른다.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전집 중의 한 권인 '뒤팽의 미소'를 읽고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익숙함과 상투적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트릭들이 이미 너무나도 평범한 것들이 되어버린데다가 최근에는 고전의 트릭을 한 번, 두 번 뒤틀어놓은 걸작들도 출간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모르그가의 살인'은 '검은 고양이'와 함께 너무나도 많이 알려진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에 범인이 밝혀지는 순간의 경악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독자가 얼마나 있을런지 모르겠다.

'네가 범인이다'라는 작품은 추리소설의 통념상 시작하자마자 범인을 짐작할 수 있는 작품이다.(물론 그 추론의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는 독자들도 많을 것이다.) 장황한 대사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마리로제 미스터리'에 굳이 '모르그가의 살인 속편'이란 부제를 붙인 것도 조금 우습게 느껴진다. '뒤팽의 미소'는 추리소설에 입문하는 초보독자들이 읽는다면 매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테지만, 이미 익숙해진 독자라면 너무나 밋밋하고 싱겁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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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얼굴 - 시드니셀던시리즈 8
시드니 셀던 지음 / 청목(청목사) / 199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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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셀던의 데뷔작이다. 엄청난 흥행작가의 데뷔작치고는 조금 평범하다 싶기도 한데.. 뭐 이 정도면 무난하다고 할 수 있다. 뉴욕 타임즈의 최우수 추리소설상도 받았다고 하니까.. 크라임스릴러에 중점을 두는 이후의 작품들에 비해서 추리적인 요소가 강하다는 점이 좀 독특하기도 하다. 유명한 정신과의사의 환자와 직원이 살해당하고, 그 자신도 살해위협을 당하면서 경찰의 의심을 받는 이야기.. 평범한 소재의 평범한 트릭이었지만 나름대로 읽을만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너무나도 불만스러운 것은 출판사의 무신경함이다. 뒷표지에 시드니 셀던의 사진과 등장인물들이 소개되어있는데 그 내용이 정말 가관이다. 주인공과 범인, 그 사건의 열쇠가 되는 여인, 이야기 내내 주인공을 도와주는 인물이 알고보면 범인의 끄나풀이었다는 것.. 시드니 셀던의 소설에 익숙한 독자라면 그 몇 줄의 등장인물 소개글만을 갖고도 전체적인 줄거리를 짜맞출 수 있는 정도로 상세한 내용해설이다. 조금 양보해서 작가후기에 밝혀놓을 수도 있는 내용을 이렇게 표지에 나열해놓다니... 무심코 인물소개를 읽은 독자들은 무슨 재미로 작품을 읽어나갈 수 있을까?! 그렇지않아도 시드니 셀던의 작품들 중에는 범작에 속하는데, 이러한 출판사의 부주의함이 더욱 난감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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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T 점수를 확 올려주는 5가지 시험요령 & 30가지 급소 포인트 - 최신개정판
서경원 지음 / 시사일본어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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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원씨의 'JPT 점수를 확 올려주는 5가지 시험요령 & 30가지 급소 포인트'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JPT대비서적에 목말라하고 있던 독자들에게 커다란 선물인 셈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요점과 핵심, 급소를 제대로 짚어주고 있는 책이다. 그동안 JPT에 관련된 대부분의 책들은 부실한 구성과 실패한 난이도 조절, 경향과는 어긋나는 내용들때문에 무척이나 실망했었는데 이 책은 핵심만을 간결하게 추려주면서도 그리 어렵지않게 구성되어 있다.

여러 면에서 김대균씨의 '토익 답이 보인다'와 비교할만하다.(우연인지 이 책의 가제는 'JPT 답이 보인다'였다고 한다.) 중요한 숙어와 표현들을 정리해놓은 점, 시험을 보는 요령과 기술을 꼼꼼하게 짚어준 점, 그리고 다소 부족한 문제량이라던지 수많은 오자와 탈자같은 단점들까지 쏙 빼닮은 책이다. 기억하기로는 '토익 답이 보인다'의 초판도 조금 엉성하긴 했지만 이 정도로 엉망이지는 않았다. 해설과 답이 묘하게 어긋나있다거나 곳곳에 숨어서 초보들을 곤란하게 만드는 오타들. 도대체 편집진의 기본적인 자질이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또한 적은 문제가 수록되었다는 것도 다소 불만스러운 점이다. 하지만 저자가 적정한 책값을 고려해서 분량을 조절하다보니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하고 개정판에서는 보충하겠다고 했으니까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큰 불만거리는 테이프가 없다는 것이다. 반드시 개선해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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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되었네
성석제 지음 / 강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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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씨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놀라운 글솜씨를 자랑한다. 너무 거칠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으면서, 적절히 사용되는 사투리와 비속어, 귀에 쏙쏙 들어오는 구어체의 문장... 맨 처음 그의 작품인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를 읽고나서 다른 작품들을 읽게 되었다. 대부분의 작품집들이 일정 수준이상의 완성도를 갖춘 작품이었으면 이 작품 '새가 되었네' 또한 매우 흥미롭게 읽은 책이었다.

마치 이상의 작품 '날개'와 비슷한 소재를 가볍고 경쾌하게 그린 것 같은데 매우 재미있고 유쾌하다. 사업을 말아먹고 쫓겨다니면서 나중에는 텅 빈 아파트에서 자살하는 주인공, 우연히 만난 어린 까투리때문에 평생 조심조심 살아온 노회한 꿩이 사냥꾼에게 들켜 죽음을 맞는 이야기, 학창시절의 스승들과 또 다른 의미의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친구들, 군대, 음주가무등에 관한 이야기..

단편소설에서 흔히 등장할 법한 평범한 소재들을 갖고서도 성석제는 놀라운 입담을 보여준다. 그저그런 에피소드로 머물수도 있었던 이야기들의 그의 글솜씨를 통해서 웃음과 애환이 넘치는 작품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이제는 좀 식상할 법도 하건마는 여전히 그의 소설에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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