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팽의 미소 - 에드거 앨런 포 단편전집 3 미스터리
에드거 앨런 포 지음, 홍성영 옮김 / 하늘연못 / 1999년 12월
평점 :
절판


흔히 고전은 시대와 장소를 가리지않고 깊은 감동과 재미를 준다고들 한다. 정말 대부분의 작품이 그렇다. 반세기 전의 통속소설인 <위대한 개츠비>는 요즘의 시대에도 너무나 그럴싸한 소설이다. 하지만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에서도 고전의 품격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추리소설의 생명을 문학성이 아닌 트릭이라고 생각한다. 트릭이 중심이 되는 장르이기 때문에 그만큼 주인공 탐정의 존재감이 중요한 것일런지도 모른다.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전집 중의 한 권인 '뒤팽의 미소'를 읽고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익숙함과 상투적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트릭들이 이미 너무나도 평범한 것들이 되어버린데다가 최근에는 고전의 트릭을 한 번, 두 번 뒤틀어놓은 걸작들도 출간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모르그가의 살인'은 '검은 고양이'와 함께 너무나도 많이 알려진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에 범인이 밝혀지는 순간의 경악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독자가 얼마나 있을런지 모르겠다.

'네가 범인이다'라는 작품은 추리소설의 통념상 시작하자마자 범인을 짐작할 수 있는 작품이다.(물론 그 추론의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는 독자들도 많을 것이다.) 장황한 대사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마리로제 미스터리'에 굳이 '모르그가의 살인 속편'이란 부제를 붙인 것도 조금 우습게 느껴진다. '뒤팽의 미소'는 추리소설에 입문하는 초보독자들이 읽는다면 매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테지만, 이미 익숙해진 독자라면 너무나 밋밋하고 싱겁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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