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되었네
성석제 지음 / 강 / 199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성석제씨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놀라운 글솜씨를 자랑한다. 너무 거칠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으면서, 적절히 사용되는 사투리와 비속어, 귀에 쏙쏙 들어오는 구어체의 문장... 맨 처음 그의 작품인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를 읽고나서 다른 작품들을 읽게 되었다. 대부분의 작품집들이 일정 수준이상의 완성도를 갖춘 작품이었으면 이 작품 '새가 되었네' 또한 매우 흥미롭게 읽은 책이었다.

마치 이상의 작품 '날개'와 비슷한 소재를 가볍고 경쾌하게 그린 것 같은데 매우 재미있고 유쾌하다. 사업을 말아먹고 쫓겨다니면서 나중에는 텅 빈 아파트에서 자살하는 주인공, 우연히 만난 어린 까투리때문에 평생 조심조심 살아온 노회한 꿩이 사냥꾼에게 들켜 죽음을 맞는 이야기, 학창시절의 스승들과 또 다른 의미의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친구들, 군대, 음주가무등에 관한 이야기..

단편소설에서 흔히 등장할 법한 평범한 소재들을 갖고서도 성석제는 놀라운 입담을 보여준다. 그저그런 에피소드로 머물수도 있었던 이야기들의 그의 글솜씨를 통해서 웃음과 애환이 넘치는 작품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이제는 좀 식상할 법도 하건마는 여전히 그의 소설에 빠져들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