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하트 Angel Heart 7
츠카사 호조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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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엔젤하트'를 펼쳐보고 가장 놀란 것은 더욱 리얼해진 그림체였다. 전작인 '시티헌터'는 대략 40권에 이르는 연재기간동안 배경과 그림자등의 묘사가 점차 세밀해지고 인물의 눈이 갸름해지는등 그림체의 발전이 있었다. 하지만 '엔젤하트'에서는 더욱 꼼꼼한 그림체를 보여준다. 왠지 그런 사에바 료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더 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약간 어색하다는 생각이 든다.

연재초기에는 과거의 인기작을 우려먹는 작가에게 실망했지만 나름대로 '시티헌터'와는 다른 방식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재미에 만족하기로 했다.(카우리를 죽인 것은 아직도 용서가 안돼지만.) 특수부대와 시가지에서 전투를 벌인다는 말 그대로 시티헌터다운 이야기도 전개되고, 새로 등장하는 젊은 주인공들도 기존의 폴컨, 사에코등과 함께 멋진 하모니를 보여주고 있다.

'시티헌터'와는 다른 재미를 선사함에도 불구하고 역시 실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예전같지 않은 주인공 사에바 료 때문이다. 미녀들에게 달려드는 모습이 더이상 예전처럼 쾌활하지 않고 왠지 측은해보이기까지 한다. 또한 여주인공 글라스하트의 연인이 아닌 아버지(료파파)라는 설정이라니... 갑자기 료가 40대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애정행각(!?)이 젊은이의 혈기가 아니라 아저씨의 추태로만 보인다.

지금까지 '엔젤하트'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이 사에바 료가 미녀의뢰인의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고 마음까지 빼앗는다는 '시티헌터'식의 전형적인 이야기전개가 아닌 점도 왠지 어색하기만 하다. 연재가 7권까지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과거의 '시티헌터'의 그림자를 지울수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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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천의 권 1
Buronson 글, 하라 테츠오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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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시리즈도 옛이야기가 펼쳐지고, 츠카사 호조의 '엔젤하트'에서도 '시티헌터' 이전의 이야기가 잠깐 소개되기도 하는 마당에 '북두신권'의 과거이야기인 '창천의 권'이 소개되는 것도 그리 어색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책을 펼쳤을 때의 어색함과 거북함이란... '창천의 권'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북두신권'의 주인공 켄시로와 똑같은 이름을 갖고 있는 아버지이다. 하지만 내뱉는 행동이나 대사, 성격은 천지차이이다. 걸핏하면 의리를 들먹이며 친구들의 눈에서 눈물을 쏟게 하질 않나,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보고 ('북두신권'의 켄시로는 절대로 지을 수 없는 표정인)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보인다. 눈물을 흘릴 때는 과도하게 찌그러진 표정을 짓고 말이다. 담배를 꼬나물고 몸에 착 달라붙는 투버튼 정장을 입은 것도 눈에 영 익숙해지질 않는다.

전편이라고 할 수 있는 '북두신권'의 매력인 주인공 켄시로의 과묵한 카리스마와 작품 전체를 흐르는 비장한 기운등이 사라진 '창천의 권'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함량미달의 아류작처럼 보인다. 핵전쟁 이후의 가상세계에나 어울릴 법한 헐크같은 근육질의 사내들도 20세기 초의 중국에서는 어색해 보일 뿐이다. 비장미가 사라진 사나이들의 눈물은 감정과잉의 유치함만을 떠올리게 한다. 아직 연재초기라서 실망을 하기에는 이르겠지만, 두 권의 내용만으로도 한숨이 나오고 앞으로의 이야기가 암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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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손
강형원 / 남도출판사 / 199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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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아담 스미스의 경제이론 보이지 않는 손을 가리키는 것도 아니요, 또한 엄청난 추리걸작도 아니다. 하지만 '읽는 내내 손을 놓을 수 없는 작품'이라는 따위의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수작이다. 한국추리소설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혀오던 것이 두가지 있다. 우선은 사건의 엽기성으로만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려고 한다는 지적과 그리고 과도한 성적묘사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손'에서는 섹스묘사가 나오긴 하지만 그닥 선정적이지도 않고, 매우 짜임새있게 사건을 풀어나가고 있다.

줄거리는 연쇄살인사건이라는 다소 뻔한 소재이다. 의외의 첫희생자, 두번째 죽음, 계속되는 죽음과 각각의 사건들의 연관성... 역시 마지막에 밝혀지는 의외의 범인. 추리소설이 갖추어야 할 요소들을 잘 갖추고 있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국내작가의 작품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라고 하면, 배경의 동시대성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의 고풍스러운 대저택이나 화려한 대도시의 빌딩숲이 아닌 한국식 이름을 갖고있는 주인공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와 주택가에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친숙함이 소설을 읽는 맛을 더해준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에서 아쉬운 점이라면 주식과 증권투자클럽, 시체의 사망시각판단에 관한 지나치게 현학적이고 자세한 설명이 오히려 작품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문학작품에서 읽기에는 왠지 거북한 감정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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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은 내밥 1 - 실전문제 해설집 토익은 내밥 시리즈
조은아 지음 / 반석출판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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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토익은 내밥'이라는 제목은 다음카페의 샤를르님만 쓸 수 있는 표현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미 다른 저자가 '토익은 내밥'이라는 이름으로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홍역을 치르고...했던 마당에 이제와서 똑같은 제목으로 책을 출간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 우스운 일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종합토익'같은 일반적인 제목도 아닌데 말이다. 박철수씨(샤를르)의 '토익은 내밥'은 토익학습에 있어서 전설같은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일단 1부 문제집의 우선 출간, 곧이어 저작권문제로 절판, 도서관에 있는 '토익은 내밥'은 그 어느 토익책보다도 너덜너덜해지고, 끊임없이 복사,제본되어 토익스터디그룹을 떠돌았다. 지금에 와서 보면 조금 어설픈 문제들이긴 하지만 적어도 당시에는 가장 유용한 교재였기 때문이다.

혹시 제목에 혹해서 구입할지 모르는 독자들에게 미리 말해두지만 이 책은 비록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되기는 했지만 박철수씨의 '토익은 내밥'과는 다른 책이라는 것이다. 완전히 맹탕인 허접한 교재는 아니다. 하지만 '토익은 내밥'이라는 제목이 조금 낮간지러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내용의 구성은 L/C모의고사 10회분이다. 고득점자들의 수준에 맞춘다고 속도있게 녹음되어 있긴 하지만 여러 면에서 별루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지금 한두 권씩 갖고 있을 김대균, 이익훈, 토마토 모의고사를 한 번 더 공부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그리고 문제집, 테입, 해설집... 가격대비 효과면에서도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 현재 이 책이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도 못하고 토익계에서 잊혀져가고 있는 것 같다. 현명하고 영악한 학습자들의 온당한 선택,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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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마이클 크라이튼 지음 / 현민시스템 / 199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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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이클 크라이튼은 대표적인 흥행작가이다. '쥬라기 공원', '잃어버린 세계', '타임라인'등 수많은 걸작들을 써낸 작가답게 그가 대학원시절에 학비를 벌기 위해서 집필했다는 '긴급한 때에는'(원제: 'A Case in Need') 과학적 상상력이나 최신 하이테크가 등장하지 않는 의학스릴러임에도 불구하도 커다란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다. 뻔하지만 민감한 주제인 낙태를 소재로 해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갔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꽤 인기를 끌었다.

개인적으로도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었고 이 책을 두 권이나 구입했다. '히포크라테스의 선서'와 '낙태'라는 제목으로 말이다.(무라카미 하루키처럼 똑같은 책을 사모으는 취미가 아니다.)

이러한 후진적인 출판계의 만행(?!)은 시드니 셀던이나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들처럼 유명작가의 경우에는 늘 있어온 일이지만 막상 당하고 보니 짜증을 넘어 화가 치민다. 서점에 가보면 도대체 몇 종류인지 셀 수도 없을 만큼 다양한 제목으로 각각의 출판사를 통해서 나와있고, 알라딘을 둘러봐도 이런 오래된 작품들의 경우에는 원문제목을 표기하는 일을 가끔 소홀히 한다.

어쨌든 오프라인서점들과 출판사들이 원하는대로 제한적인 도서정가제가 시행되었다. 과연 그들이 신나게 떠들던대로 진정으로 독자를 생각하는 출판문화가 확립될 것인지, 양서를 마음껏 공급할 것인지는 앞으로 독자들이 지켜봐야 할 일이다. 솔직히 무슨 기대를 하겠느냐마는 말이다. 온라인서점의 대규모할인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따위의 제목바꾸기 짓거리나 해대던 집단들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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