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천의 권 1
Buronson 글, 하라 테츠오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5월
평점 :
절판


'스타워즈'시리즈도 옛이야기가 펼쳐지고, 츠카사 호조의 '엔젤하트'에서도 '시티헌터' 이전의 이야기가 잠깐 소개되기도 하는 마당에 '북두신권'의 과거이야기인 '창천의 권'이 소개되는 것도 그리 어색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책을 펼쳤을 때의 어색함과 거북함이란... '창천의 권'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북두신권'의 주인공 켄시로와 똑같은 이름을 갖고 있는 아버지이다. 하지만 내뱉는 행동이나 대사, 성격은 천지차이이다. 걸핏하면 의리를 들먹이며 친구들의 눈에서 눈물을 쏟게 하질 않나,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보고 ('북두신권'의 켄시로는 절대로 지을 수 없는 표정인)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보인다. 눈물을 흘릴 때는 과도하게 찌그러진 표정을 짓고 말이다. 담배를 꼬나물고 몸에 착 달라붙는 투버튼 정장을 입은 것도 눈에 영 익숙해지질 않는다.

전편이라고 할 수 있는 '북두신권'의 매력인 주인공 켄시로의 과묵한 카리스마와 작품 전체를 흐르는 비장한 기운등이 사라진 '창천의 권'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함량미달의 아류작처럼 보인다. 핵전쟁 이후의 가상세계에나 어울릴 법한 헐크같은 근육질의 사내들도 20세기 초의 중국에서는 어색해 보일 뿐이다. 비장미가 사라진 사나이들의 눈물은 감정과잉의 유치함만을 떠올리게 한다. 아직 연재초기라서 실망을 하기에는 이르겠지만, 두 권의 내용만으로도 한숨이 나오고 앞으로의 이야기가 암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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