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손
강형원 / 남도출판사 / 1994년 4월
평점 :
절판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아담 스미스의 경제이론 보이지 않는 손을 가리키는 것도 아니요, 또한 엄청난 추리걸작도 아니다. 하지만 '읽는 내내 손을 놓을 수 없는 작품'이라는 따위의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수작이다. 한국추리소설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혀오던 것이 두가지 있다. 우선은 사건의 엽기성으로만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려고 한다는 지적과 그리고 과도한 성적묘사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손'에서는 섹스묘사가 나오긴 하지만 그닥 선정적이지도 않고, 매우 짜임새있게 사건을 풀어나가고 있다.

줄거리는 연쇄살인사건이라는 다소 뻔한 소재이다. 의외의 첫희생자, 두번째 죽음, 계속되는 죽음과 각각의 사건들의 연관성... 역시 마지막에 밝혀지는 의외의 범인. 추리소설이 갖추어야 할 요소들을 잘 갖추고 있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국내작가의 작품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라고 하면, 배경의 동시대성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의 고풍스러운 대저택이나 화려한 대도시의 빌딩숲이 아닌 한국식 이름을 갖고있는 주인공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와 주택가에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친숙함이 소설을 읽는 맛을 더해준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에서 아쉬운 점이라면 주식과 증권투자클럽, 시체의 사망시각판단에 관한 지나치게 현학적이고 자세한 설명이 오히려 작품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문학작품에서 읽기에는 왠지 거북한 감정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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