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받지 못한 자 - 할인행사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모건 프리먼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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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서부극을 통째로 부정하는 듯한 줄거리와 사실적인 이야기 전개, 그리고 명배우들의 호연히 어우러진 진정한 걸작영화다.

영화가 시작해서 끝나기 10분전까지 변변한 총격씬 한번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 또한 존 웨인이나 게리 쿠퍼처럼 정의감에 넘치거나 예전의 클린트 이스트우드처럼 백발백중의 명사수가 아니다. 그저 은퇴해서 가족과 함께 농사나 짓다가 현상금 때문에 겨우 총을 들게 되는 퇴물이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서부극의 허구적인 신화와 과장된 영웅들의 위선을 한꺼풀씩 벗겨나간다. 말에도 제대로 못오르는 주인공 마니와 비겁한 총잡이 잉글리쉬와 그를 영웅으로 그리고 있는 작가, 악당과 결탁한 보안관이 등장하면서 말이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잔잔한 음악이 나오면 두시간동안 봤던 장면과 대사들을 다시 한번 음미하게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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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화상 - CSI: 과학수사대, 라스베이거스 #1
맥스 알란 콜린스 지음, 유소영 옮김 / 찬우물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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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시리즈와 애거서 크리스티, 코넌 도일 등의 고전추리소설과 가장 다른 점이 무엇일까?! 포와로와 홈즈는 집요하게 인간의 심리와 트릭에 집중하는 반면, 과학수사대의 요원들은 증거를 추적한다.(하지만 ‘논리’를 중요시한다는 점에서는 같다고 생각한다.)

CSI는 과학기술이 극도로 발달한 요즘 시대에 어울리는 작품이다. 고전추리소설에서는 탐정들이 범인과 열띤 설전을 벌이며 증거와 알리바이를 수집하고, 끈질긴 추적에 나선다.
하지만 과학수사대의 주인공들은 각종 기록과 증거를 조사하고 분석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cool하다고 표현해도 되나...)

‘CSI 라스베이거스’ 첫 번째 작품인 ‘냉동화상’은 마치 다큐멘터리같은 스릴러다. TV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생생한 묘사로 템포 빠르게 진행된다.(호텔을 묘사하는 부분처럼 생생함이 지나쳐 장황한 부분도 있지만...)
실제 경찰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은 듯 재미있는 내용도 많이 있다. 디지털 카메라는 조작이 너무 쉬워서(?) 법정증거로 채택되지 않는다는 점, 영화에서처럼 체포된 용의자가 감옥에서 단 한통의 전화만 허락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 등이 그렇다.

히딩크를 닮은 CSI의 길 그리섬 반장은 왠지 마음을 끄는 매력이 있다.
셜록 홈즈라는 캐릭터에서 격투술, 사교술같은 거창하고 비현실적인 재능을 쏙 빼놓은, 마치 담백한 스타일의 홈즈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섬을 제외한 다른 주인공들도 나름대로 개성과 인간성을 갖고있는 멋진 캐릭터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수사극 이상의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등장하는 용의자도 기껏해야 두세명으로 폭이 좁고 추리과정이 비교적 단순한 단점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수사에 대한 관심과 등장인물들간의 갈등을 충분히 음미할 수 있는 멋진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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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09-30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세개... 짜요^^ 추석 잘 보내셨죠^^

sayonara 2004-10-01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는 별 세개가 '만족'입니다. 네개는 '대만족', 다섯개는 '10년에 한번 나올 작품'...
좀 짭니다. ㅎㅎㅎ
 
사탄의 인형 - 아웃케이스 없음
톰 홀랜드 감독, 크리스 서랜든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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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5년 전 이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는 정말 오싹해서 공포에 떨 지경이었다. 처키의 음산한 웃음소리하며 잔혹함이 가득 담긴 눈빛.

살인자가 죽어가면서 인형의 몸속에 들어간다는 설정도 당시에는 매우 신선하고 기발했다.(공동묘지의 시체나 살아있는 집, 영혼이 있는 애완동물 등은 많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속편이 거듭되면서 처키의 이미지가 망가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아무리 봐도 무섭기는커녕 귀엽고 깜찍하기까지 하다. 더구나 오랜 세월이 지난 뒤의 1편은 그 조악한 특수효과 때문에 더욱 우습다.

어쨌든 공포영화역사에 조그만 발자취를 남긴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사탄의 인형’에는 현란한 시각효과나 유명배우가 등장하지 않는다. 변변한 기술도 없는지 처키의 움직이는 모습보다는 처키의 팔, 다리만 보여주거나 아니면 처키의 시선으로 사람들을 바라보는 카메라 처리를 많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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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쉽 트루퍼스
폴 버호벤 감독, 캐스퍼 반 디엔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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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하인리히의 원작은 정말 지루한 작품이었지만 소설속의 설정들은 대부분 일본의 로봇만화나 헐리우드 SF영화에서 모방될 정도로 멋진 것들이었다. 특히 우주선에서의 강하복(?)이 영화에서 빠졌다는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외계괴물들이 습격하는 장면은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마치 화면 밖으로 벌레들이 기어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스타워즈’나 ‘에이리언’, ‘터미네이터’에서 볼 수 있는 새로움은 없지만, 액션의 규모와 화끈함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주인공들도 매우 색다르다. 깔끔하고 핸섬, 섹시한 젊은이들... 마치 ‘비버리힐즈 아이들’이라는 드라마에서 방금 튀어나온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주인공들을 내세운 것이 오히려 군국주의를 우스꽝스럽게 풍자하려는 감독의 의도에 잘 들어맞았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아류라고 간단히 결론내리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어쩌면 자신의 생각에 그토록 무책임한지 말이다. 마치 2차대전 당시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나오는 영화에 흑인이 없다고, 그래서 인종차별이라고 불평하는 것 같다.(실제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는 흑인병사가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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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갑부 1
이재운 지음 / 바움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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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시리즈, 그의 논리를 반박하는 ‘부자아빠의 진실게임’이라는 책의 세이노칼럼들... 그밖에 ‘다쓰고 죽어라’, ‘내 안의 백만장자’같은 수많은 재테크 서적들이 판을 치고 있는 이 시대에 드디어 문학도 이 유행에 편승하기 시작했다.

이재운씨의 소설 ‘갑부’는 부자가 되는 길을 알려준다기보다는 지금까지의 수많은 재테크 서적들에서 반복되어 온 뜬구름잡는 격언들과 멋드러진 표현들로 도배되다시피 한 책이다. 마치 몇 권의 재테크 서적들과 자기계발서적들을 읽고나서 어설프게 요약해서 정리해놓은 내용같다.
꿈을 크게 가져야 한다는 말이나 자신의 목표를 글로 적어놓아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는 독자들이 이미 귀가 닳도록 들어온 내용들이 아닐런지... 그런 캐캐묵은 이야기를 문학작품에서 또 한번 들어야 하다니 말이다.

그런 뻔한 소재지만 재미는 충분한 작품이다. 부자가 되는 비밀이 한꺼풀씩 벗겨져가는 과정이 너무도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역시 재능있는 작가의 작품이기 때문에 아무리 익숙한 소재를 이용했다고 하더라도 손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흡입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역시 별로 배울 것도 없이 그럴듯한 글장난에 그쳐버린듯한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예를 들면, ‘단숨에 2천만원을 벌다’라는 소제목의 챕터를 읽다보면 앞으로 1년 안에 2천만원을 벌겠다라고 결심한 주인공이 4천만원을 벌기로 결심했다고 해서 그것을 2천만원을 더 벌었다고 말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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