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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갑부 1
이재운 지음 / 바움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시리즈, 그의 논리를 반박하는 ‘부자아빠의 진실게임’이라는 책의 세이노칼럼들... 그밖에 ‘다쓰고 죽어라’, ‘내 안의 백만장자’같은 수많은 재테크 서적들이 판을 치고 있는 이 시대에 드디어 문학도 이 유행에 편승하기 시작했다.
이재운씨의 소설 ‘갑부’는 부자가 되는 길을 알려준다기보다는 지금까지의 수많은 재테크 서적들에서 반복되어 온 뜬구름잡는 격언들과 멋드러진 표현들로 도배되다시피 한 책이다. 마치 몇 권의 재테크 서적들과 자기계발서적들을 읽고나서 어설프게 요약해서 정리해놓은 내용같다.
꿈을 크게 가져야 한다는 말이나 자신의 목표를 글로 적어놓아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는 독자들이 이미 귀가 닳도록 들어온 내용들이 아닐런지... 그런 캐캐묵은 이야기를 문학작품에서 또 한번 들어야 하다니 말이다.
그런 뻔한 소재지만 재미는 충분한 작품이다. 부자가 되는 비밀이 한꺼풀씩 벗겨져가는 과정이 너무도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역시 재능있는 작가의 작품이기 때문에 아무리 익숙한 소재를 이용했다고 하더라도 손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흡입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역시 별로 배울 것도 없이 그럴듯한 글장난에 그쳐버린듯한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예를 들면, ‘단숨에 2천만원을 벌다’라는 소제목의 챕터를 읽다보면 앞으로 1년 안에 2천만원을 벌겠다라고 결심한 주인공이 4천만원을 벌기로 결심했다고 해서 그것을 2천만원을 더 벌었다고 말하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