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전쟁 1
톰 클랜시 지음 / 대흥 / 199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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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최근 네번째 이야기인 ‘섬 오브 올 피어스'가 영화로 소개되었던 톰 클랜시의 잭 라이언시리즈 중 한 편이다.
밀리터리 스릴러의 베테랑인 톰 클랜시의 작품답게 스케일이 매우 크고 방대하고 복잡한 국제관계와 군사지식이 등장한다. 주로 동구권과 러시아와의 대결을 주요 소재로 삼았던 것과는 달리 ‘마약전쟁'(원제: ‘명백히 현존하는 위험')에서는 중남미의 국가들과 얽히고 섥힌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오프닝에서부터 역시 대가다운 솜씨를 볼 수 있는데 대통령의 오랜 친구가 마약에 관계되었다가 동업자들에게 살해당하면서 줄거리가 시작된다. 그리고 여기에 얽혀드는 범죄조직의 첩보전, 미정부 내에서의 갈등과 암투 등이 현실감있게 펼쳐진다.

하지만 치밀한 사실성과 깊이있는 재미를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독자들에게는 외면을 받았는데, 늘 전시상황에서 살고있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에게는 시시한 소재로 비춰졌던 것이 아닐까!?
유독 국내에서는 톰 클랜시의 작품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 제목까지 멋진 원제목을 놔두고 ‘마약전쟁'이라는 상투적이고 초라한 이름으로 출간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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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전집 1 : 공포의 계곡 (양장) 시간과공간사 셜록 홈즈 전집 1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정태원 옮김 / 시간과공간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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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몇몇 독자들이 ‘공포의 계곡’을 가장 좋아하는 장편으로 꼽고 있는데 셜록 홈즈시리즈 중 그리 많지 않은 장편 중에서도 가장 덜 알려진 작품이라고 볼 때 상당히 의외의 선택이다.(‘공포의 계곡'은 세계추리걸작 10선에 꼭 드는 ’바스커빌가의 개', 코넌 도일의 대표작인 ‘4인의 서명' 그리고 셜록 홈즈의 데뷔작인 ’주홍색연구'에 비해서는 상당히 초라한 대접을 받아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공포의 계곡'이 가장 흥미진진하게 읽은 장편이다.

과거의 사건에 얽힌 원한, 끈질기게 이어져 내려오는 복수의 손길, 모든 것이 원만히 해결되고 깨끗하게 화합하는 식의 상투적이고 틀에 박힌 구성을 벗어난 의외의 결말... 적지않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코넌 도일 특유의 간결한 글솜씨가 살아있는 걸작소설이다.

과거의 사건과 현재의 범죄라는 기본적인 구성은 ‘주홍색 연구'와 비슷하지만 ‘공포의 계곡'은 원숙기에 이른 작가의 능수능란한 솜씨가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아직 홈즈와 왓슨의 관계, 둘의 성격의 틀이 완전히 잡히지 않은 ‘주홍색 연구'는 뭔가 낮설고 어설픈 느낌이 들 정도다.

‘공포의 계곡’을 읽는 또하나의 재미라고 한다면 셜록 홈즈의 맞수인 범죄의 제왕 모리어티교수가 서서히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국내에 완전판 또는 완역판이라고 여러종류의 셜록 홈즈 시리즈가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시간과공간사의 ‘공포의 계곡’이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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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4-12-08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집 중 몇 권인가요?


2005-01-26 2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yonara 2005-01-27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죄송.. 전집 1권인데... 답변이 해를 넘겼습니다. -_-;;;
(근데 제가 방금 갑자기 다른 분 아이디로 접속이 되었습니다. 이런.. 보안상의 문제인가..?!)
 
아샤.첫사랑
투르게네프 지음 / 명문당 / 199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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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은 제목 그대로 첫사랑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별다르게 드라마틱한 사건이 벌어지는 것도 아니고 매력만점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사춘기의 소년이 한 아가씨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결국에는 그저그런 이유로 헤어지고 만다는, 어찌보면 너무나도 평범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 작품이 매력적인 이유는 첫사랑의 순수하고도 설레이는 감정을 서정적인 문체로 깔끔하게 표현해냈다는 점이다. 십몇년전의 내가 느꼈던 첫사랑의 감정을 되새길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아샤’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의 이름인데 다른 책에서는 ‘짝사랑’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짝사랑을 소재로 해서 감성적인 문체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작품이다. 이 소설 또한 극적인 전개는 없지만 사랑하는 주인공의 감정과 안타까움같은 것들이 매우 섬세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 뿐이다. 너무나 순진한듯한 젊은이들의 사랑이 요즘의 기호에는 맞지 않는데다가 실제로 짝사랑과 첫사랑에 고민하는 독자들에게는 위로조차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하긴 문학작품에서 사랑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바란다는 게 욕심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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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복의 랑데부 동서 미스터리 북스 54
코넬 울릿치 지음, 김종휘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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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추리소설계의 스콧 피츠제럴드(‘위대한 개츠비’의 작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간결하고 서정적인 문체를 선사한다. 특히 세 번째 랑데부의 주인공인 젊은 부인은 군에 입대하는 남편과 맞는 마지막 아침식사를 하면서 “날이 밝는 시간을 늦춰주세요”, “커피잔이 영원히 비지 않도록 해주세요”하고 기도한다. 조금 낮간지럽고 유치할 수도 있는 표현이지만 상당히 애절하고 문학적으로 들린다.
이런 리듬감 있는 문장과 함께 애잔한 복수극을 음미하다보면 마치 소설이 아닌 시를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상복의 랑데부’에는 기발한 트릭이나 매력적인 명탐정, 결말의 반전이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절한 이야기구조와 문학적 완성도만으로도 걸작추리소설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작품의 이야기는 연인의 복수를 위해 연쇄살인을 저지른다는 헐리우드 액션영화같은 단순한 줄거리가 아니다. 조니는 무작정 죽음으로 복수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애정과 연인의 사랑, 그 틈을 파고든다.

조니의 복수극 하나하나, 한 챕터가 하나의 단편을 읽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긴박감 넘치는 다섯 번째 랑데부와 나름대로 순수하고 깨끗한 결말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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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 1
마이클 크라이튼 지음, 김진준 옮김, 이인식 감수 / 김영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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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이클 크라이튼의 최신작 ‘먹이’를 읽고 가장 우려되는 점은 ‘작가’가 아닌 ‘제조업자’의 길로 들어선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다. 마치 적당한 소재를 상투적인 이야기 구조와 등장인물들로 조합해낸 공산품같은 작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최고의 재미와 긴장감을 선사하는데 이 점이 로빈 쿡같은 작가들과 다른 점이라고 생각한다.(좀 다른 의미겠지만, 하버드대학에서 전공을 이리저리 바꾸면서 수석으로 졸업하고, 대학원 시절 추리소설을 써서 상을 받고 학비를 조달했다는 저자의 이력은 독자들을 주눅들게 한다.)

나노입자들의 공격을 다룬 ‘먹이’의 주제는 주인공이 독백으로 말하는 ‘인간은 너무 늦기 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우리는 꼭 아이가 하나 죽어야 비로소 교차로에 신호등을 설치한다’라는 것이 아닐까? 적당히 폼잡는 표현이지만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이 작품은 ‘쥬라기 공원’이나 ‘시체를 먹는 사람들’같은 걸작들에 비하면 무난한 수준의 평작이다. 그리고 가장 아쉬운 점은 전형적인 스타일의 프로그래머들처럼 밋밋하고 개성없는 주인공들이 나온다는 것이다.(‘쥬라기 공원’의 말콤 박사는 얼마나 괴짜스럽고 매력적인가)

또 한가지, 이 작품을 감수한 이인식씨는 해설에서 IBM이 원자를 배열해 글을 쓴 것을 갖고 ‘마침내 인간이 원자의 세계를 조작할 수 있다’고 했는데, 마이클 크라이튼은 본문에서 그 일을 언급하며 ‘사람들이 그것을 분자 제조의 문을 연 쾌거로 생각하는 것을 말리지 않았다. 이목을 끌기 위한 잔재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감수했다면서 원작을 꼼꼼히 읽어보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그저 사고방식의 차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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