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탄 2
류기영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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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기영씨의 ‘블랙탄’을 손에 넣은 것은 정말 커다란 행운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친구를 통해서 구한 책인데, 어쩌면 이렇게도 재미있고 웃음이 터져나오는지 말이다. 처음 MBC TV를 통해서 ‘미스터 빈’이라는 프로그램를 봤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너무나도 신선하고 군더더기없이 유쾌한 작품이다.
‘트로이의 목마’를 임진왜란 버전으로 패로디한 ‘야키다견 목마’이야기와 영화 ‘쉬리’, ‘양들의 침묵’을 강아지 버전으로 적절히 응용한 단편들은 작가의 톡톡 튀는듯한 상상력이 잘 발휘된 에피소드들이다.

우리가 흔히 TV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통해서 접해오던 패러디라는 것은 개그전문배우들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원작의 별다른 재해석없이 그저 배경만 조금 바꾸어놓는다거나 몇마디의 대사들로 웃겨보려고 하는 내용들뿐이었다.
하지만 ‘블랙탄’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개들의 고유한 특성을 잘 살린 설정들과 원작을 한 번 비틀어놓는 여유, 패로디 작품들 말고도 강아지의 모습을 한 외계인의 등장같은 익숙하지만 새로운 시도들이 너무나도 재미있었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후속작품이 더이상 나오지 않는 것이 너무나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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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MP 98-Yesterday
지니(genie)뮤직 / 199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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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김정민의 곡은 이 앨범에 없다. 하지만 이 앨범은 가장 좋아하는 김정민의 앨범이다. 한마디로 절정에 오른 그의 노래실력과 일정수준 이상의 빼어난 곡들을 감상할 수 있는 앨범이다.

이 앨범에 들어있는 열곡은 어느 한곡 버릴 노래가 없을 정도로 좋다.

타이틀곡 ‘비(悲)’는 김정민이 부른 이전의 히트곡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전의 ‘슬픈 언약식’, ‘마지막 약속’, ‘애인’ 등이 애절하면서도 어느 정도 밝은 면이 느껴졌다면 ‘비’는 무척이나 우울하다. 하지만 우울하면서도 우중충하지 않고 궁상맞지 않은 멋진 곡이다.

리메이크곡인 ‘바닷가에서’도 김정민 특유의 폭발하는듯한 창법으로 멋지게 부른다.

애잔한 발라드곡 ‘REMEMBER’와 죽은 친구를 기리는 ‘TO YOU’도 타이틀곡을 띄우기 위한 구색 맞추기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멋진 곡들이다.

그밖에는 마치 화산이 분출하는 것같은 느낌의 댄스곡 ‘AMORE’와 마지막을 깔끔하게 장식하는 ‘세상끝까지’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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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마이 러브 동서 미스터리 북스 20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장백일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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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낯설다. 처음부터 끝까지 낯설다. ‘Farewell, My Lovely’라는 원제목을 ‘안녕 내 사랑’ 정도로 번역하지 않고 국적불명의 영어제목이 되버린 ‘굿바이 마이 러브’라고 한 것까지 낯설다.
마치 모리무라 세이치의 '인간의 증명'을 읽었을 때와 비슷한 감흥이다.
'굿바이 마이러브'에는 기막힌 반전, 정교한 추리가 등장하지 않는다. 범죄가 있고, 탐정 주인공이 있다. 살인과 폭력 같은 사건들이 벌어진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추리’가 없다.
‘추리소설’이 아니라 ‘범죄소설’이라고 불러야 마땅할 듯 하다.

보석 도난과 살인, 그리고 추적... 살해된 여자, 두려워하는 여자, 갈피를 못 잡는 금발 미남, 마음먹은 것을 못할 게 없는 미모의 부인, 미워할 수 없는 불량경찰관, 수완 좋은 모범경찰관, 불법의사... 고전적인 느와르영화의 등장인물들이 등장한다.
기막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하드보일드다운 반전도 있기는 있다.

그리고 비정한 결말이 있다. 그 누구도 통쾌하게 승리하지 않고, 모두 행복하게 웃으며 끝나지 않는다. 영화 ‘LA 컨피덴셜’의 결말과 마찬가지로 다소 씁쓸하고 미련이 남는 결말이다.
이 또한 깨끗하고 단정하게 끝나는 현대 스릴러소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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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 - [할인행사]
존 아미엘 감독, 힐러리 스웽크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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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겟돈’과 ‘딥 임팩트’와 비슷한 설정의 작품이지만 이 두편들 못지않게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는 작품이다.
특히 영화의 오프닝에 시작되는 지구의 이상징후는 특유의 어수선한 분위기가 잘 나타나있다.

‘코어’는 재난영화의 공식에 충실하면서도 그 공식을 제대로 따라하기 때문에 매우 볼만한 작품이다.
처음 위기의 징후가 곳곳에 나타나고, 곧 구출대를 모으기 시작한다. 그들 사이의 갈등도 있고 다툼도 있지만 서로 힘을 합쳐 지구를 구하기로 결심한다. 짧은 준비기간동안 훈련한 뒤 작전이 시작된다. 도중에 예상치 못한(하지만 관객은 충분히 예상가능한) 어려움도 있고 한명씩 차례로 희생되지만 결국 작전은 성공한다.

결국 살아남을 것 같은 사람들이 살아남는다는 점에서 레니 할린의 ‘딥 블루 씨’같은 재미는 못줬지만, 시각효과도 훌륭하고 이야기도 짜임새있는 멋진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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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4-10-18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새들이 몰려다니는 장면이 기억에 남더라구요. 영화의 클라이막스부분보다는 오프닝의 분위기가 정말 그럴듯하더라구요. 뭔가 일어날 것만 같은 분위기...
 
서태지와 아이들 3집
서태지와 아이들 노래 / 반도음반 / 199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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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와 아이들이 부른 네 장의 정규앨범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다.
이 앨범이 처음 나왔을 때, 인기의 정점에 있던 서태지와 아이들이 이토록 과감한 모험을 할 수 있었던 그 용기에 감탄했다. 다른 대중가수들처럼 적당히 사회적 메시지를 끼워넣고 듣기편한 랩과 발라드곡으로 도배를 했을 것이다.

이번 앨범은 락(Rock)의 성격이 가장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흐느적거리거나 통통 튀는 느낌의 다른 앨범들보다 훨씬 시원한 기분이 든다.
가장 인기있었던 ‘교실이데아’를 비롯해 ‘지킬박사와 하이드’, ‘널 지우려 해’ 등은 듣고나면 속이 후련해지는 것 같다.
특히 ‘교실이데아’는 안흥찬의 폭발하는듯한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크게 틀어놓고 들으면 노래에서 뿜어져나오는 열기와 힘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아쉽게도 타이틀곡인 ‘발해를 꿈꾸며’는 그리 큰 인기를 끌지 못했는데, 개인적으로도 노래보다는 팔과 다리를 휘적거리면서 추는 춤이 더욱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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