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탄 2
류기영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5월
평점 :
품절


류기영씨의 ‘블랙탄’을 손에 넣은 것은 정말 커다란 행운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친구를 통해서 구한 책인데, 어쩌면 이렇게도 재미있고 웃음이 터져나오는지 말이다. 처음 MBC TV를 통해서 ‘미스터 빈’이라는 프로그램를 봤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너무나도 신선하고 군더더기없이 유쾌한 작품이다.
‘트로이의 목마’를 임진왜란 버전으로 패로디한 ‘야키다견 목마’이야기와 영화 ‘쉬리’, ‘양들의 침묵’을 강아지 버전으로 적절히 응용한 단편들은 작가의 톡톡 튀는듯한 상상력이 잘 발휘된 에피소드들이다.

우리가 흔히 TV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통해서 접해오던 패러디라는 것은 개그전문배우들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원작의 별다른 재해석없이 그저 배경만 조금 바꾸어놓는다거나 몇마디의 대사들로 웃겨보려고 하는 내용들뿐이었다.
하지만 ‘블랙탄’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개들의 고유한 특성을 잘 살린 설정들과 원작을 한 번 비틀어놓는 여유, 패로디 작품들 말고도 강아지의 모습을 한 외계인의 등장같은 익숙하지만 새로운 시도들이 너무나도 재미있었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후속작품이 더이상 나오지 않는 것이 너무나 아쉬울 따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