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 - [할인행사]
올리버 스톤 감독, 토미 리 존스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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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툰’, ‘7월 4일생’에 이은 올리버 스톤 감독의 월남 3부작중 마지막 작품이다.
전쟁터에서의 적과 동료에 관한 깊이있는 성찰을 담은 ‘플래툰’과 월남전과 부상병의 관계를 다룬 ‘7월 4일생’에 비해 지나치게 화려하고 알맹이가 없는 작품이라고 비난을 받았던 영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간단한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
물론 ‘하늘과 땅’은 배우들의 어설픈 연기, 지나친 동양의 신비화 등 많은 면에서 부족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쟁터의 남성들에 관한 영화는 많았지만, 똑같이 전쟁의 희생자이면서 피해자인 여성의 삶을 다룬 작품이 몇이나 있었는가?
다소 부족하고 어설프더라고 그 점 때문에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도 6.25전쟁을 통해 수많은 여성들이 고통을 당하지 않았는가?

‘하늘과 땅’은 월남전으로 인해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야만 했던 한 여인의 기구한 삶을 그리고 있다.
전쟁으로 갖은 고생을 겪게 되고, 마을과 집안, 자신마저 산산히 부서지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잠깐 찾은 평온한 일상도 곧 비극으로 바뀐다.
나중에 찾아간 고향은 이미 나의 집이 아니고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삶은 얼마나 소중한가?
하늘과 땅이 뒤집히고, 세상이 바뀌어도 우리가 있는 곳은 여전히 땅의 위, 하늘의 아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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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오브 브라더스 디지팩 (6 Disc) - [할인행사]
데이비드 프랭클 외 감독, 데미안 루이스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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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편의 에피소드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3부의 마지막 부분에서 멀라키 병장이 세탁소에 옷을 찾으러 갔을 때의 일이다. 세탁소 아줌마가 이지중대의 미한 중위가 한참동안 군복을 찾으러 오지 않는다고 말하자 멀라키는 전해주겠다면서 그의 옷을 함께 찾는다. 눈치없는 아줌마는 다른 병사들 것도 전해주겠느냐며 오랫동안 옷을 찾아가지 않는 병사들의 이름을 줄줄 부르는데, 전부 전사했거나 실종된 전우들이다.
멀라키는 고이 포장되어 있는 그들의 군복을 보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우울함과 당혹스러움에 잠긴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는 이토록 감동적이다. ‘태극기 휘날리며’에서처럼 형제가 눈물을 터뜨리며 울부짖지 않아도, ‘플래툰’에서처럼 엘리어스가 장엄하게 전사하지 않아도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장면들과 대사들이 너무 많이 있다.

전투에 이겼을 때의 통쾌함이나 적군을 무찌를 때의 후련함보다는 전우들이 부상당했을 때의 안타까움, 어린 병사들의 참혹한 죽음이 더 많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못지않게 박진감 넘치는 액션도 있지만 그래서 더욱 슬프다.

이 시리즈를 본 대부분의 관객들이 최고의 명대사로 꼽는 윈터스와 손자의 대화는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나올 것 같다.(할아버지는 전쟁영웅이냐는 손자의 질문에 “난 그저 영웅들과 싸웠을 뿐”이라고 대답한다.)
그저 평범한 대화지만 10부작을 다 본 뒤에 마지막으로 그 대사를 듣는다면 사뭇 느낌이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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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소년 16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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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역시 우라사와 나오키다. 정교한 구성과 개성이 살아 숨쉬는 캐릭터, 그리고 양파껍질 벗겨지듯이 밝혀지는 진실들.
세계정복과 인류멸망, 이야기가 시작된지 한참이 지나도록 정체가 밝혀지지 않는 ‘친구’, 계속되는 의문과 꼬리를 무는 비밀들... 전체적인 분위기는 전작 ‘몬스터’와 상당히 비슷하다.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등장인물들과 산만하게 펼쳐진 사건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가면서 인류멸망의 사건이 벌어진다. 세계를 구하는 영웅이 사실은 세계를 정복하려는 악당이라는 설정도 나가이 고의 ‘데빌맨’과 비슷하지만 훨씬 창의적으로 설정됐다.

그리도 독특하게도 SF만화면서 화려한 액션이 등장하지 않는다. ‘20세기 소년’은 치밀한 줄거리와 거미줄처럼 촘촘한 설정들로 승부한다. 작가가 깔아놓은 복선과 반전들을 따라가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를 지경이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품에 빠지지 않는 휴머니즘도 여전히 감동적이다.
개인적으로 (나중에 교황이 된) 신부가 외딴 마을에 백신을 전해주러 가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제 16권에 이르렀다. 친구의 정체가 밝혀지고 많은 사건들이 벌어졌지만 아직도 수습해야할 일들이 무궁무진하다. 왜 세계정복은 아이들의 장난에서 시작되었나? 도대체 친구가 보여준 종교적인 기적의 정체는 무엇인가? 숟가락은 어떻게 그렇게 구부러지는가?

부디 우라사와 나오키가 ‘몬스터’에서 보여준 흐지부지한 결말이 아닌 충격적이고 창의적인 엔딩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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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키드 웨폰 - 적라특공 SE [dts] (무삭제판) - [할인행사]
정소동 감독, 매기큐 외 출연 / 리스비젼 엔터테인먼트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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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여자아이들을 납치해 킬러로 혹독하게 훈련시킨 뒤 암살임무에 투입하는 것이 주된 줄거리다.
수년간에 걸친 훈련에 이은 마지막 시험은 토너먼트 식으로 대부분의 여자들이 죽고 몇몇이 살아남아 액션을 펼쳐 보인다.

이 작품은 80년대식 또는 3류라고 부를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담겨있는 액션영화다.
옛날 군인영화를 보는 것 같은 훈련장면, 너무도 뻔하고 전형적인 여성들의 우정, 황당하고 과장된 액션 등이 그렇다.

특히 여배우들이 암살임무를 수행할 때의 장면들은 그 백미라고 할 수 있다.
80년대 여성잡지에서 보던 하늘거리는 옷차림과 촌스러운 스타일, 깨진 유리조각이 날라다닐 때 보여주는 조잡한 특수효과...

한때 ‘동방불패’같은 걸작을 만들었던 정소동 감독 또한 이 작품에는 애착이 없었는지 긴장감 없이 무작정 다리만 휘둘러대는 격투장면과 너무 쉽게 눈에 띄는 스턴트 우먼같은 부분들이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그나마 늘씬하고 아름다운 여주인공들이 있었기 때문에 남성관객들은 눈요기를 하면서 그럭저럭 만족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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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리타 2004-10-29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부모님과 같이 이 영화를 비디오로 본 적이 있습니다. 너무 잔인하다는 이유로 10분 안되어 다른 영화로 바꾼 아픈 기억이 있는 영화입니다. 폭력이 지나침을 넘어 미화된 것 같아 어린 아이들이 보기에는 안좋을 것 같네요

sayonara 2004-10-30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하셨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여자를 마리오트(마리오네트?)인형처럼 줄에 매달아놓은 장면은 하도 기괴해서 꿈에 나올까 무섭더라구요.
 
경영학 연습 - 제5판
정순진 지음 / 조이에듀넷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정순진씨의 ‘경영학 연습’은 쉬운 내용부터 제법 어려운 내용까지 포괄적인 난이도의 이론을 다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공자라면 경영학을 한번 되짚는데 큰 도움이 될테지만,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공부하기가 좀 버거울 것이다.(특히 각종 통계와 수식 부분에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중에 완성도 높은 경영학 전공시험 대비서적이 없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 책은 매우 유용한 서적이다. CPA를 준비하는 사람부터 공사·공단을 준비하는 사람까지 모두 이 책으로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충분히 방대한 분량과 두께에도 불구하고 재무관리를 비롯한 일부 이론의 내용이 좀 부족하다. (모든 학문이 그렇듯이) 경영학이 교과서 한 권으로 끝낼 수 없는 방대한 학문이기 때문에 저자로서도 어쩔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이 책에서 ‘총체적 품질관리’라고 표현한 용어는 일반적으로 ‘전사적 품질관리’라고 부르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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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4-10-29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무관리와 회계학은 경영학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보통 그 방대한 양때문에 대부분의 경영학연습책에는 제외시키는 경우가 많죠.이책.... 예쁜 편집에 비해 내용은 체계없고 부실하기 짝이없죠. 하지만 님의 말씀대로 시중에 볼만한 경영학연습책이 이 책하고 오준석경영학연습 정도 밖에 없으니 울며겨자먹기로 다들 사보는거죠. 저도 예전에 이책으로 공부하긴 했지만 시험점수엔 별 도움이 안되었던것 같네요. ^^* 그리고'총체적품질관리'나 '전사적품질관리'나 다 같이 쓰는 용어입니다. 경영학에서는 주로 '전사적품질관리'란 말을 사용하죠. 총체적품질관리 또는 총체적 질관리는 주로 행정학에서 쓰는 용어이구요. TQC 이전의 패러다임인 일본 경영학용어인 CWQC(Company Wide Quality Control:이것도 전사적 품질관리로 번역)와 구분하기위해 총체적품질관리란 용어를 쓴 것 같기도 하네요.

sayonara 2004-10-29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비전공자와 전문가의 시각은 이렇게 차이가 크군요.
'울며 겨자먹기'라.. 야클님의 솔직한 표현이 100% 맞습니다. 정말 제대로 된 경영학 수험서적이 전무한 상태입니다.
경영학책은 정순진과 김근수가 유명하다는 말만 믿고 둘중에 두꺼운 책으로 고른 것입니다.
오준석씨의 책도 함 봐야겠습니다.
정말 유용한 답글 고맙습니다.

야클 2004-10-30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서재는 제가 즐겨찾는 곳이랍니다. 항상 재미있고 유용한 리뷰를 볼 수 있으니 제가 오히려 고맙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