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소년 16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역시 우라사와 나오키다. 정교한 구성과 개성이 살아 숨쉬는 캐릭터, 그리고 양파껍질 벗겨지듯이 밝혀지는 진실들.
세계정복과 인류멸망, 이야기가 시작된지 한참이 지나도록 정체가 밝혀지지 않는 ‘친구’, 계속되는 의문과 꼬리를 무는 비밀들... 전체적인 분위기는 전작 ‘몬스터’와 상당히 비슷하다.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등장인물들과 산만하게 펼쳐진 사건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가면서 인류멸망의 사건이 벌어진다. 세계를 구하는 영웅이 사실은 세계를 정복하려는 악당이라는 설정도 나가이 고의 ‘데빌맨’과 비슷하지만 훨씬 창의적으로 설정됐다.

그리도 독특하게도 SF만화면서 화려한 액션이 등장하지 않는다. ‘20세기 소년’은 치밀한 줄거리와 거미줄처럼 촘촘한 설정들로 승부한다. 작가가 깔아놓은 복선과 반전들을 따라가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를 지경이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품에 빠지지 않는 휴머니즘도 여전히 감동적이다.
개인적으로 (나중에 교황이 된) 신부가 외딴 마을에 백신을 전해주러 가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제 16권에 이르렀다. 친구의 정체가 밝혀지고 많은 사건들이 벌어졌지만 아직도 수습해야할 일들이 무궁무진하다. 왜 세계정복은 아이들의 장난에서 시작되었나? 도대체 친구가 보여준 종교적인 기적의 정체는 무엇인가? 숟가락은 어떻게 그렇게 구부러지는가?

부디 우라사와 나오키가 ‘몬스터’에서 보여준 흐지부지한 결말이 아닌 충격적이고 창의적인 엔딩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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