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 앤 데드 : 수퍼비트 (1995) [dts] - 할인행사
샘 레이미 감독, 샤론 스톤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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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황당무계한 서부극을 보는 재미는 줄거리나 액션보다도 배우들의 ‘중구난방’ 연기를 감상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서부시대의 총잡이 역을 맡은 샤론 스톤의 연기는 별로 인상에 남지 않았지만, 언제나 뛰어난 악당연기를 보여주는 진 해크먼, 개과천선한 목사역의 러셀 크로우, 천방지축의 어린 총잡이역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들의 연기가 하나같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산만하고 정신없는 영화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디카프리오의 건방진 모습은 도저히 미워할 수 없을 정도로 귀엽기 때문에 영화 중간에 그가 당할(?!) 때는 너무나 안됐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1년에 한 번씩 벌어지는 총 쏘기 대회라는 배경과 복수를 위해 총을 드는 여전사의 이야기는 무척 만화적이다. 감독의 연출 또한 너무 만화 같아서 웃음이 나올 정도다.
총에 맞은 헤롯의 그림자 가슴에 구멍이 보이는 것 같은 장난스러운 장면들 말이다.

‘퀵 앤 데드’의 주인공들이 과도하게 폼을 잡으면서 대사를 내뱉고, 총을 쏘는 행동 하나하나는 마치 주성치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비장한 줄거리에도 불구하고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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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리스트 - 일반판
김영빈 감독, 최민수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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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에서 아놀드 슈왈츠네거와 실베스터 스탤론의 유효기간이 다한 것처럼 충무로에서 최민수의 유효기간도 끝이 가까워 온 것 같다.
관객들은 더 이상 그의 낮은 목소리와 강렬한 눈빛을 카리스마라고 부르지 않는다.(주로 ‘거북함’ 또는 ‘느끼함’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테러리스트’에는 8~90년대를 대표하는 배우다운 카리스마가 살아있다.
이현세의 만화를 어설프게 영화화한 줄거리는 빈약할 따름이지만, 이 작품의 액션은 한국액션영화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량과다의 화려한 헐리우드식 액션, 과장된 스타일의 현란한 홍콩식 액션과는 다른 우직할 정도로 정직하고 순수한 육체의 향연 말이다.

‘테러리스트’는 너무 투박하고 조악하다. 하지만 진지한 액션관객이 기대하는, 가식 없는 순수한 액션과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농장에서의 싸움, 일대 수십 명의 집단싸움, 계단에서의 싸움... 하지만 이 작품의 매력은 그런 다양한 배경을 보여주는 것보다 액션배우들의 혼신을 다한 격투장면 그 자체다.

그리고 온 몸을 던져서 이 땅의 ‘공공의 적’에 대항하는 주인공 수현의 모습은 겉멋이 잔뜩 들어간 여타 액션영화의 주인공들보다 훨씬 매력적이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 타이틀은 DVD이면서도 서플이 전혀 없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는 점이 무척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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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와 연탄 구루마 - 엄상익의 세상 속 희망 읽기
엄상익 지음 / 좋은책만들기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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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은 정말 삭막하다. 무서울 정도로 차갑고 황량한 곳이다.
엄상익 변호사가 만나온 사람들은 그런 세상에 내던져지고, 세상과 싸우고, 때론 차가운 세상을 따뜻하게 데우는 사람들이다.
엄상익 변호사는 참으로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향응을 대접받고 학생의 폭행을 무마해준 선생들, 얄팍한 법지식을 악용해서 돈을 갈취하려던 변호사 사무실의 사무장, 용의자의 혐의를 잡지 못하면 패배했다고 생각하는 막무가내의 형사, 조상과 저주 운운하며 돈을 갈취하는 길거리 도인들, 모파상의 단편 ‘진주 목걸이’와 같은 인생을 살아온 할머니의 착잡한 사연, 쉬는 날이면 고궁에 나가 자발적으로 안내 일을 하는 공무원...

그는 단순히 억울한 사람들의 누명을 벗기기만 하는 변호사가 아니다.
범죄자에게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하고, 세상의 불합리와 적당히 타협하는 사람들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때로는 경멸하는 시선으로) 쳐다보기도 한다.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된 이야기에는 시원한 변론이나 통쾌한 법정 승리가 없는 경우도 많다.
클라이맥스에서 맥이 끊긴 것 같은 그런 이야기들은 요즘 세상이 얼마나 삭막한지, 현대인의 이기심이 얼마나 지독한지, 사회의 불합리가 얼마나 뿌리 깊은지 생각해 보게 한다.

특히 뒷부분에 소개되는 몇 편의 이야기는 어리석은 탐욕의 비극적 말로를 보여주고 있는데, 마치 수사반장의 에피소드 같은 내용들이 안타깝기도 하고, (비극적이게도) 흥미진진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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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2 - 할인행사
얀 드봉 감독, 산드라 블록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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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영화의 카메라 감독으로서 수많은 걸작들에 참여했던 얀 드봉 감독의 능력은 데뷔작 ‘스피드’가 절정이었던 듯하다. 이후에 연출한 작품들은 하나같이 속도감 제로, 긴장감 제로의 지루한 영화들뿐이다. ‘트위스터’, ‘더 헌팅’, ‘툼 레이더2’ 등, 그 중에서도 ‘스피드2’는 정말 최악이다. 과연 1편의 감독과 같은 사람인지 의심이 들 정도다.

사실 1편도 그리 완성도가 높다고는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과도한 복수심의 사이코 악당, 별 이유 없이 무대를 바꿔가며 펼쳐지는 액션, 별로 설득력이 없는 주인공의 계속된 질주... 하지만 도저히 눈을 뗄 수 없는 속도감 넘치는 장면들만으로도 확실히 액션걸작이다.

그러나 2편은 어떤가? 1편의 단점들은 그대로 답습하면서도 장점이었던 속도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윌렘 데포는 다른 영화들에서 수없이 반복하던 눈을 부라리는 악당 연기를 되풀이하고, 망망대해에 떠 있는 덩치 큰 유람선에게서는 전혀 스피드를 느낄 수가 없다.
그리고 키아누 리브스의 매력을 따라잡기에는 너무 평범하다 싶은 제이슨 패트릭을 보는 것도 아쉬운 일이다.

눈이 휘둥그레지는 액션을 보여줄 수 없다면 차라리 시원한 바다의 풍광을 보여주기라도 했으면 좋았으련만 그것도 영 아니다.

‘스피드2’에서 그나마 제대로 된 스피드를 느낄 수 있었던 장면은 오프닝의 바이크 추격 장면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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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도고비 [dts] - 스플렌디드 콜렉션, 태원 2006년 10월 홍콩영화 할인 2차
임영동 감독, 주윤발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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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 시리즈에서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선사한 임영동 감독의 작품이다.
헐리우드의 ‘로빈 후드’, ‘스나이퍼’에서 볼 수 있었던 총알 액션(!?)은 상당히 화끈한 특수효과 장면이다. 하지만 조잡하게 따라한데다가 그것도 지겨울 정도로 반복해대기 때문에 나중에는 오히려 별 감흥이 없어질 정도였다.
적당히 한두 번 보여주고 말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카메라는 왜 그리도 지겹게 총알의 꽁무니를 ?아 다니는 건지...

그리고 늘 악당들을 쓸어버리기만 하는 주인공이 아니라 나름대로 고뇌하고, 심하게 부상당하는 식의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던 주인공의 묘사도 나중에 가서는 흐지부지 되어버려서 아쉽기만 하다.
역시 홍콩액션영화의 주인공은 단순하고 강한 것이 매력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액션과 애로를 적절한 수위로 조절하지 않고 과감하게 밀어붙인 임영동 감독의 액션 스타일도 좋았고(한마디로 화끈한 작품이다.), 짧은 머리의 터프한 주윤발도 여전히 멋지기만 했다.
임달화의 기름기 철철 넘치는 느끼한 악당연기도 나름대로 인상적이었고 말이다.

그런데 원래 어둠컴컴한 야간 장면이 많은데다가 홍콩영화 특유의 구리구리한 화질, 게다가 스펙트럼만이 보여줄 수 있는 조악한 색감 때문에 이 작품 역시 DVD를 보는 것인지, VHS를 보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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