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1 - 맛의 시작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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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은 ‘맛의 시작’이라는 제목답게 ‘쌀’과 ‘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쌀에 관한 에피소드는 쌀이 왜 중요한지, 쌀이 우리 민족에게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굳이 작가 입으로 독자를 설득하려 하지 말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통해서 말했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주인공 성찬이 어린시절 이웃집 할머니와 담 너머로 주고받던 고추장 굴비를 통해서 이웃간의 ‘정’에 관해서 생각해보게 한다.

우리 쌀의 중요성은 마지막 에피소드 ‘밥상의 주인’편에서도 또 한번 강조된다.
사람들은 흔히 식사를 하고 난 뒤 반찬의 종류와 맛을 따지지만, 정작 밥맛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식사의 기본은 밥이고, 밥이야 말로 밥이야 말로 밥상의 주인이라는 것이다.

결국 저자는 1권에서 확실히 말하고 있다. 음식에 있어서 진정 중요한 것은 화려한 빛깔이나 다양한 종류, 강렬한 맛 따위가 아니라 조리의 기본, 음식을 만드는 정성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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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0-14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개쌀편은 맘에 들었어요...

sayonara 2005-10-15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부 알라디너들에게 올게쌀 따위(?)는 음식도 아닐테지요.
물만두에 대해 이렇게 경견한 마음을 갖는 알라디너까지 있다니... 거의 국보급 음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ㅎㅎㅎ


물만두 2005-10-14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마저^^

sayonara 2005-10-15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주인공은 성찬, 여자친구는 진수.. 그래서 진수성찬.. ㅋ ^_^
 
십자군 이야기 2 - 돌아온 악몽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5
김태권 지음 / 길찾기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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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서 느꼈던 놀라움과 흥미로움, 진지함이 여전히 인상적인 책이다.

특히 2권의 '이란과 로마의 대결'이라는 파트는 '로마인 이야기'에 심취한 독자들에게 꽤나 거북스러운 이야기가 될 것이다.
현란한 글 솜씨로 로마의 영웅들을 추켜세우기 바쁜 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전쟁을 일으키는 숨은 힘' 등에 관한 언급이 눈에 띈다. 예나 지금이나 전쟁이라는 것은 몇몇 영웅들의 모험담으로 생각하기에 너무나 참혹하고 영향력이 큰 사건이다.

고대문명에 관한 외계인 가설 역시 무의식중에 나온 인종차별주의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귀담아들을만하다.

이번 2권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표현은 ‘자세한 사연은 4권에’, ‘자세한 이야기는 3, 4권에’하는 식의 문구들이다. 걸핏하면 이런 식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뚝뚝 끊어버리는 점이 무척 불만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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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마련 기술
최정환 지음 / 아라크네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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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단 이 책은 내집마련 개론서라고 하기에는 조금 산만하고 부족한 느낌이다.
예를 들면 절실하게 내집마련을 원해야 한다는 주장은 좋지만, '내집마련은 원초적 본능'이라는 식으로 한 챕터를 할애할 필요가 있었는가 싶다.
이런 뻔한 내용, 중언부언하는 내용을 좀 줄이고 차라리 좀 더 깊이 있는 내용을 담았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전반부의 내용은 뻔히 아는 것들뿐이다.
내집마련의 중요성, 묻지마 청약의 위험, 주택보급률 100%의 허상, 청약통장, 믿지 못할 정부정책, 엉터리 신문기사...
결국 이 책의 이야기는 자동차를 사지 말고, 낭비하지 말고, 꾸준히 저축해서 내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식으로 시작한다. 이 정도라면 신문의 부동산 면을 뒤적이거나 인터넷의 부동산 사이트를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텐데 말이다.

하지만 아파트 구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후반부의 내용은 정말 훌륭하다.
정가가 없는 부동산 가격과 로열층의 변화, 난방방식과 환금성 등에 관한 조언들은 꼭 한번 귀담아들을 만한 내용들이다.
또한 한 아파트가 난방방식을 바꾼 뒤 6천만 원 올랐다는 언론보도가 있지만, 지난 1년간의 아파트 값 상승에 따른 자연 상승률도 포함되었을 거라는 식으로 쓰고 있는데, 호들갑 떨거나 과장하지 않는 저자의 태도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판잣집에서 시작한 서울 생활이 재개발되면서 아파트에 살게 된 이야기, 남편 몰래 모은 돈이 종자돈이 되어 산 아파트가 올라 1억이 생긴 이야기 등을 읽다보면 내집마련 이야기는 도시인들의 인생사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저자는 주식투자의 실패사례만을 언급하면서 주식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되풀이해서 내보이는데, 전문가답지 않은 경솔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증권전문가가 부동산 투자의 실패사례만을 언급하며 주식투자를 옹호한다면 좋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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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10-12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내 집 마련의 꿈은 아직 요원하고.. 이런 책도 보고, 정보도 찾아보고 해야 하는데 너무너무 하기 싫어요..ㅠㅠ

sayonara 2005-10-12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세상에 쉬운 일이 없네요. 돈만 있다고 TV 사는 것처럼 쉽게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셜록 홈즈 전집 9 (양장) - 셜록 홈즈의 사건집 셜록 홈즈 시리즈 9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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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의 역자 후기를 통해서 코넌 도일의 새로운 면을 접할 수 있었다.
작가로서의 재능뿐만 아니라 권투, 럭비, 당구, 자동차 경주 등 각종 스포츠에도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던 다재다능한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문학적 재능과 활동적인 성격, 다소 심한 장난도 서슴지 않는 배짱... 도대체 이 작가의 부족한 점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 뿐만 아니라 관찰력에 관한 일화로 널리 언급되는 에피소드도 그 유래를 알 수 있었다.
학생들에게 쓴 맛의 액체를 맛보게 하는 교수가 자신은 집게손가락을 컵에 담갔지만, 가운데 손가락을 입에 넣었다는 에피소드가 셜록 홈즈의 모델이 되었던 조셉 벨 교수의 일화였다는 것이다.

황금가지에서 출간된 시리즈의 장점은 매우 잘 그려져 있는 삽화들인데, 엉터리 번역의 단점을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생생하다.
특히 큰바위 얼굴(!?) 홈즈와 괴한들의 역동적인 격투장면(p40), 홈즈가 심각한 표정으로 의뢰인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장면(p60), 거만한 자세로 양 손가락의 끝을 모은 채 앉아서 의뢰인의 이야기를 듣는 장면(p177) 등이 특히 눈에 띈다.

이 책에는 모두 12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작품이 만족스럽다.

셜록 홈즈가 '탈색된 병사'편을 직접 쓰면서 대중적인 취향에 영합지지 않을 수 없는 글쓰기에 관해 고민하는 점이 재미있다.
'문제는 어렵지 않고 답을 찾아내는 방법은 뻔하다'는 식으로 말하는 홈즈의 귀여운 거만함이 기억에 남는다.(왓슨에 비해 부족한 자신의 글솜씨를 아쉬워하기도 한다.)

무대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쇼같은 '마자랭의 다이아몬드'편은 정통 추리를 만끽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작품이다. 그렇지만 인형과 최신기계, 비밀장치같은 소품들과 홈즈의 쇼맨십이 그럭저럭 볼만했던 에피소드다.

'세 명의 게리덥'에서는 게리덥이라는 희한한 성을 가진 남자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게 되는데, 역시 그 뒤에는 범죄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냉철한 이성의 가면 뒤에 숨겨져 있던 홈즈의 뜨거운 우정을 확인할 수 있다.

'토르 교 사건'은 애증이 얽힌 치정범죄로 만화 '명탐정 코난' 스타일의 트릭이 있는 사건이다.

'기어다니는 남자'에는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하며 기어다니는 노교수가 등장한다.
결말에 이르기까지 도무지 이야기의 방향을 짐작할 수 없는 기이한 사건이다. 하지만 해프닝의 원인과 결과의 비과학적인 연결에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홈즈가 서섹스 지방으로 은퇴하면서 왓슨과 떨어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신이 기록하게 된 또 하나의 이야기가 '사자의 갈기' 편이다. 홈즈 스스로 아무리 상상력을 발휘해도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푸념할 정도로 기묘한 사건이다.
마지막에 밝혀진 살인범(?)의 정체는 놀라울 따름이지만, 과연 이런 이야기를 '추리물'이라고 할 수 있을는지...

'은퇴한 물감 제조업자' 사건에서는 홈즈의 울적한 심정, 왓슨에 대한 빈정거리는 태도("시는 그만 읊조리라") 등이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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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0-12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다 읽을 수 있어 좋았던 전집입니다^^

sayonara 2005-10-12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확실히 이런 전집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쁜 일이죠. ^_^

페일레스 2005-10-12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느무느무 재미있게 읽었어용 ^_^

sayonara 2005-10-12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홈즈답건 홈즈답지않건, 코넌 도일의 이야기들은 늘 재미있고 기분좋습니다.^^

icaru 2005-10-13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물급 의뢰인 읽고...잠시 덮어 둔 와중입니다...
어우~ 리뷰 잘 쓰셨네요.

sayonara 2005-10-13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고맙습니다. 요즘들어 추천이 부쩍 많아져서 기분이 참 좋네요. ^_^
 
킹덤 오브 헤븐 (1disc) - [할인행사]
리들리 스코트 감독, 올란도 브룸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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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리들리 스코트 감독은 90년대 이후 액션에 관한 한 거장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우아한 교향곡과도 같은 ‘한니발’, ‘사극의 부활을 이끌어냈던 ’글래디에이터‘ 그리고 처절한 액션 그 자체로 주제에 깊이를 부여했던 ’블랙 호크 다운‘.
그렇기 때문에 ‘킹덤 오브 헤븐’에 대한 기대치는 높을 수밖에 없었고, 보고 난 뒤의 실망감 또한 대단히 클 수밖에 없었다.

과연 감독이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소년이 전사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 ‘반지의 제왕’에 비견할만한 스펙터클?! 십자군 전쟁에 관한 허구성과 기독교인들의 탐욕!?
하지만 ‘킹덤 오브 헤븐’은 이런 것들을 담아내기에 너무도 부족하다.

변두리의 대장장이는 칼 몇 번 휘둘러보고는 곧 전사가 되고, 군대의 지도자가 된 그 소년은 곧 전략, 전술의 달인이 된다.
뜬금없이 나타난 기사는 간단하게 자신을 아버지라 밝히고, 두 남녀 주인공은 한두 번 스치고 나서 금새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이 모든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리들리 스코트 감독이 자신만의 진정한 스펙터클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모래밭 위를 달리는 말발굽 소리, 거칠게 펼쳐지는 전투 장면들, 그런 잔혹한 화면을 감싸는 듯한 몽환적인 음악.
특히 마지막의 예루살렘 공성전은 (절대지존 ‘반지의 제왕2’의 공성전과 비교하지만 않는다면) 완벽한 스펙터클을 선사할 것이다.

그리고 이슬람의 지도자 살라딘을 비교적 공정하게 그렸다는 점이 여타의 헐리우드 상업영화와는 크게 다른 점이다.
“자네는 위대한 성군으로부터 대체 무엇을 배운 건가?”라며 루시앵의 무모한 전쟁도발을 질타하는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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