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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몰랐던 한국의 힘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제목과 주제는 거창하지만 정작 본문의 내용에는 알맹이가 없는 것 같다.
우리가 그동안 단점으로 생각해왔던 한국인이 성향이 뒤집어 보면 장점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그것이 어떻다는 것인지를 도무지 알 수 없다. 매사 그런 식으로 보자면 ‘소심하다’는 것은 ‘신중하다’는 것이요, ‘조용하다’는 것은 ‘젊잖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기획팀은 우리 자신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사고방식을 경계하며 우리 사회를 갈라놓은 갈등요인에도 긍정적인 요소는 얼마든지 있고, 그 갈등과 모순을 발전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기업 간 경쟁으로 세계 1등이 된 우리 기업이 몇 개나 되며, 왜 삼성전자가 LG전자와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일류기업이 되었다고 하는지 알 수가 없다.(소니, 인텔 같은 세계의 반도체 기업들과 경쟁하지 않았던가?)
차라리 왜 현대자동차는 (삼성전자처럼) 100억 달러 이상의 이익을 남기는 도요타자동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지 못하는지 생각해 보는 태도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휴대폰에 카메라, MP3 기능까지 뭉뚱그린 것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에도 무작정 공감하기 힘들다.
그건 제조회사의 상술 때문이 아닐까? 지금 당장 옥션의 휴대폰 코너에 들어가 보면 저렴한 가격의 단순기능 휴대폰은 입찰자가 몰려서 조기 마감되는 반면, 다기능의 고급 휴대폰은 인기가 없다.
그리고 본문에서 열광하는 시청 앞의 레드물결과 촛불시위가 잠깐의 뉴스거리나 무질서 말고는 무엇을 남겼는지도 잘 모르겠다. 월드컵 거리응원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냈고, 촛불시위가 어떤 성과를 이끌어 냈는지 말이다. 그저 일회성 소란에 불과하지는 않았을까?
1907년 국채보상운동 때 금연과 현금 모으기가 남성들의 참여 위주라고 반발했던 여성들이 부인회를 조직하고 “나라를 위하는 마음에 남녀가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는데, 과연 이런 미덕이 21세기의 한국여성들에게도 유효한 것일까?
개인적으로는 많은 의문이 남는 책이지만, 다른 시각에서 본다면 나름대로 많은 것을 얻을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추천사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감동, 그 자체”까지는 아니지만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