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비 납치사건 1
김진명 지음 / 해냄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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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일본의 황태자비 마사코가 납치되면서 시작하는 이야기는 과거 명성황후 시해 사건을 비롯, 임나일본부설, 교과서 왜곡문제 등이 전면에 부각된다. 그리고 감춰진 역사와 숨겨진 진실을 찾기 위한 주인공들의 추적이 시작된다.

하지만 경찰과 외무부, 언론 등이 등장하며 숨 돌릴 틈 없이 전개되던 이야기는 갑자기 허무개그로 돌변한다.
인질이 납치범에 동조하는 경우는 간혹 있다고 하지만, 이 작품에서처럼 스스로 경찰의 수사를 피해 몸을 숨기는 인질범은 코믹 소설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경찰의 추적과 납치범의 도피에서 느낄 수 있는 긴장감이 스릴러의 묘미인데, 그 대결을 이런  코미디로 만들어버리니 읽는 입장에서는 맥이 탁 풀리고 만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런 사태는 더욱 심각해진다.
작가의 애국주의와 반일감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명성황후를 가리켜 ‘조선 최고의 미인’ 운운하며 음란한 상상력을 펼쳐 보이는 내용과 일본의 황태자비가 역사적 진실 찾기에 앞장서는 모습은 작품의 재미를 떨어뜨릴 정도로 과장이 심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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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는 하이힐을 신지 않는다 - 드라마에선 절대 보여주지 않는 CSI 수사현장 이야기
데이너 콜먼 지음, .김양희.이주만.신상수 옮김 / 뜨인돌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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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드라마 'CSI'만큼 재미있지는 않다. 그렇다고 '마인드 헌터'나 '인 콜드 블러드'같은 유명한 범죄관련서적들만큼 깊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CSI에 관한 에피소드들을 나열했을 뿐이다.

하지만 CSI의 활동들이 워낙 괴상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읽는 재미는 충분하다.
시체의 머리가죽을 입에 넣었던 경찰견에게 온 얼굴을 핥게 한 사건, 꽁꽁 얼어버린 시체의 지문을 뜨려고 손가락을 입에 넣었다가 난리가 났던 일 등은 생각만으로도 엽기적이다. 읽는 입장에서 보더라도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는 상황들이다.

사람이 죽었음에도 자신의 사소한 계획, 예를 들면 주차들 평소보다 먼 곳에 해야 하는 일에 짜증을 내는 일반시민들의 이기심을 토로하는 부분도 기억에 남는다.

실제로 CSI는 드라마에서처럼 멋들어지게 차려 입지도 못하며 또한 증거를 처리하기에도 너무나 바쁜 곳이기 때문에 해당 범죄사건이 어떤 건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푸념을 읽을 때에는 CSI의 진실한 애환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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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은 잠들다
미야베 미유키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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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비판적인 성격이 강한 걸작들을 써왔던 미야베 미유키 작가가 초능력에 관한 여러 작품을 썼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용은 잠들다'는 초능력을 소재로 한 그녀의 소설들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다.
써내는 작품마다 일본의 추리관련 상을 섭렵하는 작가답게 '용은 잠들다'도 1992년 일본 추리작가협회상을 받았다.

이 작품에는 두 명의 초능력 소년이 등장한다.
하지만 비슷한 소재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그들은 자신들의 화려한 능력을 마음껏 펼쳐 보이지 못한다. 자신의 능력을 사용한다고 해서 일이 쉽사리 풀리는 것도 아니다.
대신 그들은 사회와의 접점을 찾지 못해 방황하기도 하고, 자신의 능력을 주체할 수 없어서 괴로워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엄청난 능력에도 불구하고 고작 유괴사건 하나 해결하기 위해 악전고투를 벌여야 한다.(지구를, 인류를 구하는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초능력이 있다고 해서 모든 일이 쉽게 풀리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그 능력 때문에 남들보다 더 깊은 인간적 고뇌에 휩싸이기도 하는 것이다.

부동산 거품이나 신용불량 문제가 아닌 초능력에 관한 이야기에서도 미야베 미유키 작가의 사회고발적인 성격이 잘 드러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이 작품은 옮긴이의 말처럼 이 작품은 서스펜스 소설인 동시에 성장소설이기도 하고, 연애소설이기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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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을 죽였다 한국작가 미스터리문학선 2
류성희 지음 / 산다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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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수록된 이야기들은 마치 오 헨리의 단편들을 생각나게 한다.
엄청나게 정교하거나 무지막지하게 거창한 반전이 있는 것은 아니다. 마치 오 헨리의 단편들이 결말에 가서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던 것처럼, 이 단편들도 잔잔한 충격을 선사한다.

비록 예측 가능한 결말일지라도 마지막에 가서 범인이 자신의 입으로 정체를 밝히거나, 작가가 구구절절 전모를 설명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결말이 신선하고 기억에 남는다.

첫 번째 작품인 ‘당신은 무죄’는 중반부에 펼지는 이야기의 전환에서부터 흥미로워지기 시작한다. 다만 제목 자체가 스포일러성이라서 아쉬웠다.

이야기의 전개는 가장 엉성하지만(‘그럼 가방 속의 작품은 무엇이란 말인가?’), 결말이 짜릿한 ‘추리작가 대 추리작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독자의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코카인을 찾아라’ 등도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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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손가락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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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는 전작 '용의자 X의 헌신'에서도 그렇지만, 이번 작품 '붉은 손가락'에서도 대담하고 파격적인 전개 방식을 선보인다. 처음부터 범인을 드러내놓은 뒤에 범인과 형사 사이의 추적 과정을 통해서 스릴을 선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항상 능수능란한 전개를 보여주던 이야기의 달인 히가시노 게이고도 작가라기보다는 기능공 또는 기술자의 안일함에 빠져든 것 같다.
처음부터 혼란스럽게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몇 번이나 책장을 앞뒤로 뒤적이게 만든다.
이야기의 발단이 되는 범죄 사건도 너무나 뜬금없고, 갑작스럽다. 별다른 계기도 없이 그냥 벌어진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아쉬운 점이 있다.
도무지 말도 통하지 않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우겨대기만 하는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은 작가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만 하다.(히가시노 게이고는 갈등을 만들어내기 위해 정교한 구조를 구축하는 대신 그저 억지스러운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다.)

결국 마지막에는 '유주얼 서스펙트'처럼 "절름발이가 범인이다"라고 외치기는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 인물의 그런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어떻게 그런 식의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인지, 그것이 일본과 우리나라의 문화적 차이인지... 영화 '공공의 적'에서의 그 인물과는 너무 비교된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점이라면 일선 형사들의 배려심 넘치는 탐문 수사 과정을 매우 적절하게 묘사했다는 것이다.(실제의 경찰이 그렇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어쨌든 전체적으로 볼 때 '호숫가 살인사건' 등에서 보여주던 솜씨 즉, 뻔한 소재를 멋들어지게 요리해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찬란한 재능이 그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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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다예요 2008-03-08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의자 X의 헌신, 을 읽고 싶었는데 아직 못 읽었네요.
요런 책은 일단 시기가 지나버리니까 읽기가 쉽지 않네요.
그의 찬란한 재능을 저도 곧 구경해봐야 겠어요. 오랜만이에요. ^^

sayonara 2008-03-12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이나 '용의자 X의 헌신'보다는 역시 '백야행'이나 '호숫가 살인사건'같은 작품들이 먼저죠. 그 작품들을 읽으셨다면 뭐, 이 정도야 그냥 킬링타임용으로... ^_^

우하하하하하하 2008-12-20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ㅡㅡ 장난합니까 스포이렇게해도되는겁니까 진짜

매너좀 챙기십시오

유주얼 서스펙트 범인이 절름발이라고 말해버리면 어떡합니까

아뭐이런..

sayonara 2008-12-22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13년전 영화의 결말을 이야기했다고 이토록 분노하시다니...
그럼 "브루스 윌리스가 유령이다!"라는 말에는 얼마나 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