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손가락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히가시노 게이고는 전작 '용의자 X의 헌신'에서도 그렇지만, 이번 작품 '붉은 손가락'에서도 대담하고 파격적인 전개 방식을 선보인다. 처음부터 범인을 드러내놓은 뒤에 범인과 형사 사이의 추적 과정을 통해서 스릴을 선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항상 능수능란한 전개를 보여주던 이야기의 달인 히가시노 게이고도 작가라기보다는 기능공 또는 기술자의 안일함에 빠져든 것 같다.
처음부터 혼란스럽게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몇 번이나 책장을 앞뒤로 뒤적이게 만든다.
이야기의 발단이 되는 범죄 사건도 너무나 뜬금없고, 갑작스럽다. 별다른 계기도 없이 그냥 벌어진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아쉬운 점이 있다.
도무지 말도 통하지 않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우겨대기만 하는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은 작가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만 하다.(히가시노 게이고는 갈등을 만들어내기 위해 정교한 구조를 구축하는 대신 그저 억지스러운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다.)

결국 마지막에는 '유주얼 서스펙트'처럼 "절름발이가 범인이다"라고 외치기는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 인물의 그런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어떻게 그런 식의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인지, 그것이 일본과 우리나라의 문화적 차이인지... 영화 '공공의 적'에서의 그 인물과는 너무 비교된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점이라면 일선 형사들의 배려심 넘치는 탐문 수사 과정을 매우 적절하게 묘사했다는 것이다.(실제의 경찰이 그렇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어쨌든 전체적으로 볼 때 '호숫가 살인사건' 등에서 보여주던 솜씨 즉, 뻔한 소재를 멋들어지게 요리해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찬란한 재능이 그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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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다예요 2008-03-08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의자 X의 헌신, 을 읽고 싶었는데 아직 못 읽었네요.
요런 책은 일단 시기가 지나버리니까 읽기가 쉽지 않네요.
그의 찬란한 재능을 저도 곧 구경해봐야 겠어요. 오랜만이에요. ^^

sayonara 2008-03-12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이나 '용의자 X의 헌신'보다는 역시 '백야행'이나 '호숫가 살인사건'같은 작품들이 먼저죠. 그 작품들을 읽으셨다면 뭐, 이 정도야 그냥 킬링타임용으로... ^_^

우하하하하하하 2008-12-20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ㅡㅡ 장난합니까 스포이렇게해도되는겁니까 진짜

매너좀 챙기십시오

유주얼 서스펙트 범인이 절름발이라고 말해버리면 어떡합니까

아뭐이런..

sayonara 2008-12-22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13년전 영화의 결말을 이야기했다고 이토록 분노하시다니...
그럼 "브루스 윌리스가 유령이다!"라는 말에는 얼마나 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