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설이다’라는 전설적인 걸작을 쓴 리처드 매드슨의 또 다른 작품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망설임 없이 선택한 책이다. ‘줄어드는 남자’ 또한 ‘나는 전설이다’와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홀로 된 남자의 고독과 고통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 스콧은 바다에서 방사능 안개를 맞은 뒤 몸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한다. 그는 점점 작아지는 자신의 신세를 괴로워하며 힘들고 어려운 경험들을 겪게 된다. “내게 남은 것은 소멸 뿐”이라고 아내에게 울분을 토하기도 하고, 자기와 사이즈가 비슷한 10대 베이비시터를 몰래 훔쳐보거나, 딸이 건네준 딱딱한 플라스틱 인형을 더듬으며 말을 건네기도 한다. 거미와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고, 고양이에게 쫒기는 추격전을 벌이기도 한다. 희망이 소멸된 마지막 순간에는 자기 자신과 싸워 얻은 승리감에 취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는 내내 절망과 비관 속에서 살아가던 주인공이 갑자기 마지막에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미래를 바라보게 된다는 것이 너무도 뜬금없고 낯설었다. ‘줄어드는 남자’에 다소 실망한 독자라면 몇몇 보석 같은 단편들을 만날 수 있다. ‘2만 피트 상공의 악목’은 여객기 날개에 매달린 괴물과의 사투를 벌이는 주인공의 모습이 긴장감 넘친다. 주인공 윌슨이 느끼는 불안과 초조함 등의 스릴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시험’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5년마다 시험을 치러서 탈락하면 제거하는 사회에 관한 이야기다. 내일 세 번째 시험을 봐야하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주인공의 슬픔과 안타까움이 잘 나타나 있다. 어떻게 보면 너무 뻔하다고 할 수 있는 결말은 참으로 슬프고 안타깝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TV 영화로 유명한 ‘대결’은 고속도로에서의 이유 없는 추격전에서 느낄 수 있는 공포와 박진감을 매우 생생하게 표현했다.(다행히 영화 또한 원작 못지않게 훌륭하다.) 한 유명작가의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이야기 ‘몽타주’, 너무 짤막해서 그냥 트릭의 설명 같은 ‘홀리데이 맨’이나 ‘예약손님’ 등은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편이다.
1편의 주인공 데이비와는 달리 그리피는 거의 ‘엄친아’ 수준이다. 다양한 외국어 구사능력에 탁월한 예술 감각 그리고 그 나이에 걸맞지 않게 놀랍도록 치밀한 사고방식 등이 그렇다. 그래서인지 그리프에게는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다. 그냥 고생 좀 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뿐이다. 정체모를 추적집단인 팔라딘이 새롭게 등장하지만, 대부분 멀리서 감시만 할 뿐 1편의 국가안보국만큼 끈질긴 추격전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1편의 긴박감 넘치고, 스피디한 이야기 전개에 비하면 2편은 마치 유럽과 남미를 느긋하게 여행하는 점퍼의 풍물기행 수준이다. 결국 2편 ‘그리핀 이야기’는 추적을 피하면서 점프 능력을 이용해 세계를 돌아다니고 연애를 하는 뻔한 이야기의 반복일 뿐이다.
에이리언과 프레데터의 대결은 모두가 기다려온 프로젝트였다. SF팬들에게 있어서는 람보와 코만도, 터미네이터와 로보캅의 대결보다 더더욱 커다란 소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등장했던 1편은 시종일관 어두컴컴한 배경, 앞뒤가 맞지 않는 스토리로 관객들을 실망시켰다. 아쉽게도 2편 또한 전편의 전철을 그대로 답습한다. 시종일관 어두컴컴한 정글이나 하수구 속에서 그것도 꼭 밤에만 대결을 한다. 야심차게 등장한 프레데리언의 위용은 생각보다 초라해 보인다. 오히려 끝까지 가오를 지키며 꿋꿋하게 제몫을 다하는 프레데터 사냥꾼의 모습이 카리스마 넘친다. 주방위군을 지휘하는 대령은 코딱지만한 작전실에 홀로 앉아서 작전을 지휘한다. 참모진이나 기술 사병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주방위군 지휘관이 무슨 동네 구멍가게 아저씨도 아니고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편과 2편중에서 선택하라면 2편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만약에 ‘무간도’ 시리즈에 열광했던 관객이라면 ‘용재변연’도 놓쳐서는 안 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무간도’처럼 매끈하고 화려하지는 않다. 하지만 배반과 반전이 거듭되는 조직 보스와 잠입경찰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고, 무엇보다 주인공 유덕화가 너무 멋지게 나오기 때문이다. 유덕화의 오른팔인 동시에 잠입경찰역을 맡은 고천락의 무뚝뚝하고 울적한 연기도 훌륭하다. 식물인간이 된 아버지와 보스인 비룡을 배신하고 암흑가를 통일시키려는 야심에 찬 담요문, 유흥가 출신이지만 보스의 아내로서 강인한 모습을 잃지 않는 관수미 등 조연들의 연기 또한 나무랄 데 없이 매끈하다. 하지만 ‘용재변연’만큼 유덕화가 근사하게 나온 작품이 또 있을까. 어떤 상황이나 위기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는 카리스마, 클로즈 업 장면에서 더욱 빛나는 아름다운 매부리코... 특히 암흑가의 보스인 친구가 체포되어 입원을 했을 때, 문 앞을 가로막으며 조직원들의 면회를 금지하는 경찰 간부를 설득하는 장면은 잊을 수가 없다. 유덕화가 출연했던 모든 영화를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표정연기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비굴한 듯 사정하며 웃음을 짓다가 태평양이라도 얼려버릴듯한 싸늘한 표정으로 바뀌는 장면은 몇 번을 돌려봐도 감탄이 나온다. 어설픈 비극을 좋아하지 않는 중국의 관객들 때문인지 통쾌하게 끝을 맺고야 마는 엔딩이 약간 거북하긴 했다. 아마도 그것이 8~90년대 홍콩영화의 정서였을지도 모르겠다. P. S. 영화 관람료나 DVD 대여료도 안 되는 가격으로 이런 좋은 작품을 접할 수 있게 해준 알라딘에 무한한 감사를 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부자 아빠 시리즈의 두루뭉술함에 대한 비난에 지긋지긋하다 못해 짜증이 났나보다. 한 토크쇼에서 있었던 위와 같은 상황을 언급하기도 하고, 자신의 부자 아빠 시리즈는 ‘실용서’가 아니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하지만 세이노의 말대로 총론에 강하고 각론에 약한 작가들은 정작 자기 자신도 뭐가 뭔지 잘 모르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은 부자 아빠 시리즈를 읽고 감명을 받은 독자들의 변화된 모습, 그들의 성공담을 이야기하고 있다. 30대에 큰 빚을 지고 있었던 사람, 50대의 늦은 나이에 투자를 시작한 사람, 큰 성공에 뒤이은 큰 실패를 경험한 사람 등 다양한 사연의 독자들이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례에 일정한 패턴이 있다. 네트워크 마케팅으로 자본을 모았다거나 아니면 대출을 받아서 임대소득을 얻을 수 있는 부동산을 구입했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구입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안목으로 부동산을 골라야만 사는 족족 가격이 오를 수 있는지, 2.9퍼센트의 대출이자는 어디서 가능한 것인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저자가 원하는 바는 그런 사소한 것들은 독자들이 알아서 찾아보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한 사례에서는 부자 아빠 덕분에 은행계좌에 9만 달러를 넣어두고 살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안정되었다고 나온다. 하지만 정말 그 정도의 돈으로 경제적 안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