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식당 10 심야식당 1
아베 야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름대로 이것저것 다양한 음식을 먹어봤다 싶었지만 '심야식당' 10권에 나오는 채소스틱이나 유채꽃 겨자무침같은 것은 무슨 음식인지조차 모르겠다.


여전히 심야식당의 주인 아저씨는 여러가지 음식으로 사람들의 마을을 치유하고 위로한다.
사랑하던 사람이 알고보니 배다른 누이였다거나 오랫동안 소원했던 엄마와 화해하는 단골 스트리퍼 마릴린, 설날에 고향에 가지 못하고 심야식당에서 새해를 맞는 사연, 심야식당에서 인연을 만나 첫눈에 반해서 사랑을 고백하고 헤어지는 등의 이야기는 식삭하고 밍숭맹숭하지만, 그런 사연들의 감정을 살려주는 것은 역시 심야식당의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메뉴들이다.


고추잡채나 완탕, 생선구이같은 음식들은 거창하거나 화려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이어주는 따뜻한 메뉴들이다.
어린 시절의 행복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어린 시절의 음식을 먹으며 추억을 곱씹으며 잠시나마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는 있는 법이다.

크로켓을 얹은 소바처럼 색다를 것 없는 평범한 메뉴도 '심야식당'에서 보니까 갑자기 먹고 싶어진다.


화려한 요리대결도 비장한 음식승부도 천재 요리사도 없는 '심야식당 '이 재미있고 감동적인 것은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블루레이] 익스펜더블 2 : 한정판 콤보팩 (2disc: BD+DVD)
사이먼 웨스트 감독, 브루스 윌리스 외 출연 / 데이지 앤 시너지(D&C)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20년, 아니 15년 전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액션영화계의 올스타전. 설사 '어벤저스'의 히어로들이 총출동한다고 하더라도 상대가 안될 것만 같은 액션 영웅들이 전부 모였다.


'익스펜더블 2'의 단점을 찾자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뻔하다 못해 예측가능한 줄거리, 뭐 액션이라고 할 것도 없이 주인공들이 총만 쏴대면 도미노처럼 쓰러지는 악당들, 배우들의 입에서 나오는 한마디 한마디들이 허접하고, 총질 하나하나가 식상하다.

쌍팔년도에 나왔더라면 '타이타닉'을 능가하는 흥행 기록을 세웠을 작품이지만, 21세기에 보기에는 너무소 촌스럽다.


하지만 '익스펜더블' 시리즈의 매력은 그런 것에 있지 않다.

매끈하고 화려한 요즘 영화들에 비하면 너무도 투박하고 거칠지만 오히려 옛기억 속의 액션 영웅들이 모였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이미 전무후무한 의미를 갖고 있는 걸작이 되었다.

아놀드 슈왈츠네거, 브루스 윌리스, 장 클로드 반담, 돌프 룬드그렌 심지어는 척 노리스같은 왕년의 스타들은 물론 제이슨 스테이덤, 스콧 앳킨스같은 요즘의 스타들, 속편에 출연 안한다고 했던 이연걸까지...

실베스터 스텔론은 어떻게 이 모든 과거와 현재의 액션 배우들을 한 자리에 모을 수 있었을까.

아마도 '람보'와 '록키'의 실베스터 스텔론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심지어 척 노리스까지)


'터미네이터'의 아놀드와 '다이하드'의 브루스가 한 화면에서 서로 농담을 따먹고, 총을 쏴대는 장면은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그 장면 자체만으로도 액션 팬들에게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개인적으로 반담과 스콧 앳킨스가 악역을 맡았다는 점이 좀 아쉬웠으나 8~90년대의 액션 영화를 추억하는 팬들이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만큼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반담 행님이 악역을...)


하지만 이번에도 진정한 충격과 공포의 얼굴 데니 트레조 옹께서는 이번 속편에서도 모습을 보이지 않으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크리에이터
그레고리 오어 감독, 스텔라 매브 외 출연 / 에스와이코마드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외딴 섬으로 캠핑을 간 주인공 일행. 하지만 거기서 자신들의 복제인간과 만나게 되고 불편한 동거가 시작되는데...


애초에 주인공들한테 감정이입이 되질 않는다.
주인없는 남의 집에 무단으로 열쇠를 따고 들어가서 이것저것 열어보고 잠까지 자는 철없는 녀석들이 잘 될리 만무하다.



딱히 치밀한 심리 서스펜스 스릴러를 바란 것은 아니었지만, 사건의 나열만 계속될 뿐 스릴도 긴장도 액션도 없다.
자신들의 복제인간과 어정쩡하게 함께 하면서 그들을 계속 주시하고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할 주인공의 서스펜스가 느껴지지 않는다.



시나리오의 엉성함, 설득력없는 결말, 배우들의 발연기... 뭔가 좀 되려다가 만 작품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 [True Classic Series]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제임스 메이슨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광고업자인 로저는 우연히 조지 캐플런이란 사람으로 오해받고 대저택에 납치된 뒤 살해될 위기에 처한다. 억지로 술을 마시게 한 뒤 음주운전 사고로 죽을 뻔 하지만 가까스로 탈출해서 도망치는 도중에 경찰에 잡히게 된다.
하지만 경찰관은 물론 판사와 어머니 등 아무도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고 다음날 찾아간 납치 장소였던 저택에는 명망있는 사람이 살고 있고 지난 밤 사건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주인공은 더 큰 음모에 휩싸이고 엄청난 누명까지 쓰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커진다)


마치 엘러리 퀸의 소설같은 고전적인 음모와 비밀, 사건들이 펼쳐지는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는 거대한 음모에 말려든 일반인의 고생담을 무척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옛날 영화답게 인물들의 행동과 사건들은 느릿느릿하고 간혹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어설픈 장면들이 등장하지만, 히치콕 감독이 선사하는 꽉 짜인 긴장감과 스릴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요즘의 토니 스콧 감독이나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라면 훨씬 더 액션이 많고 폭발씨도 많은 매끄러운 영화를 만들었을테지만, 고전영화도 나름대로 즐길 수 있는 개성과 흡입력이 충분하다.

허허벌판에서 버스에서 내려 접선하는 장면은 지금봐도 놀랄 정도로 반전과 액션을 선보인다. (액션 자체야 촌스럽기 그지없지만, 엉거주춤 서 있는 주인공의 어정쩡한 모습과 예상하지 못했던 적의 등장, 주인공의 탁월한 탈출실력까지 물흐르는듯한 구성의 명장면들이다.)


광고회사에서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던 매끈한 꽃미남이 범죄조직에게 쫒기는 장면들도 요즘은 보기 힘든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지금이라면 캐리 그란트같은 배우가 이런 작품의 주인공을 맡을 수 있었을까. 아마도 맷 데이먼이나 마크 월버그 같은 배우들이 맡았을 배역이다.


요즘의 화려한 CG 과다의 블록버스터가 가끔 식상할 때는 이렇게 고전적인 스릴러를 즐기는 것도 좋은 일일 것이다.
CCTV와 휴대폰이 있는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사건들이 펼쳐진다.


(그냥 평범한 엔딩 장면이 아니다)


좀 아쉬운 점은 여주인공이 히치콕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주인공 치고는 좀 부족한 외모가 아니었나 싶은 점이다. 히치콕의 영화에는 늘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고전적인 미인이 등장했는데 이 작품에서는 비교적 평범하고 현대적인 여성이 히로인으로 나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블루레이] 007 스카이폴 - 뉴 슬리브
샘 멘데스 감독, 주디 덴치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몇몇 평론가들은 007의 제임스 본드도 '다크 나이트' 배트맨의 고뇌를 갖게 되었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007 시리즈 특유의 대담하고 세련된 액션이 없다면 무슨 007이란 말인가. 그래서 변화와 혁신은 올바른 방향으로 적당히 해야 되는 건가 보다. 


제이슨 본의 스타일을 더했던 이전의 두 편과 달리 스카이 폴은 철학적 고민과 심각한 드라마를 찍기로 작정한듯한 작품같다. 
그 때문에 007 시리즈의 장점들은 많이 퇴색되었고 새로운 재미도 느끼기 힘든 작품이 되어 버렸다.

액션은 드문드문 희미한 흔적만 남아 있고, 마치 본드가 아닌 국장 M이 주인공인 것처럼 M의 사연만 주구장창 펼쳐진다. 
마치 '스파이더 맨 3'의 진정한 주인공은 오스본이고, '다크 나이트'의 진정한 주인공은 하비 덴트라는 말이 생각나지만 적어도 이 두 편은 블록버스터의 본분에는 충실했다.


('스카이 폴'의 실질적 주인공)


다니엘 크레이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초췌하고 힘들어 보인다. 세련되고 자신만만한 본드 스타일은 완전히 퇴색되었고 맡은 임무가 너무도 힘겨운 노쇠한 스파이만 보일 뿐이다.


(너무 힘들어 보여서 마치 007좀비같다)


하비에르 바르뎀도 마찬가지다. 악당이 된 전직요원 설정도 식상하고, 과장된 표정으로 눈알을 굴리는 사이코 악당을 연기하는 연기파 배우도 너무 많이 봤다.


(감옥에서 자신의 상처를 공개하는 장면은 그 괴기스러움에 깜짝 놀랐다)


평범하고 대중적인 액션팬이 감상하기에 이번 50주년 기념작은 제임스 본드의 존재론적 고찰을 하는 철학적인 작품인 동시에 너무 깊은 의미를 담은 사색적인 작품이다.

'카지노 로얄' 때만 하더라도 신선한 시도처럼 보였던 새로운 007은 이후 두 편이 조금씩 하락세인 것을 보니 007 시리즈의 흑역사가 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