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마크 뷰캐넌 지음, 김희봉 옮김 / 지호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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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언젠가는 일어났을 일을, 그 계기에 불과한 특정 사건만으로 결론짓는 단순명쾌함이 이 책의 재미이자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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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녀, 칼의 기억 : 초회한정판 (2disc 디지팩) - 화보집(36p) + 엽서(6종)
박흥식 감독, 이병헌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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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은의 연기는 어설프고, 전도연은 (스스로의 말대로) 사극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등장하는 배우들 대부분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은 역할들이지만, 이병헌의 연기는 홀로 빼어나다. 딱딱하게 굳은 표정, 움찔거리는 입근육과 미세한 턱의 움직임으로도 얼마나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
이병헌의 카리스마가 너무 대단해서 그가 등장하는 장면들마다 화면을 압도한다. 그는 다른 등장인물들을 엑스트라처럼 만들어버린다.
이는 이병헌이 그저 한국을 대표하는 유명 배우이고, 거의 유일하게 헐리우드에 안착했기 때문이 아니다.
진정으로 탁월한 연기를 보여주는 우리 나라의 대배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는 좀 혼란스럽다. 왜 등장 인물들이 서로를 죽이고 살려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은 어정쩡함, 마지막 절정의 순간까지 잘 이어지지 않는 감정의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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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개인적무림
진덕삼 감독, 견자단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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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자단도 많이 늙었다. 그래서 카메라 워크와 와이어에 많이 의존한다. 그가 한창 젊을 때는 홍콩 영화계에 과장된 액션이 유행이었고, 그의 스타일을 확립했을 즈음에는 너무 노쇠했다.

결국 견자단 액션의 정점에는 '살파랑'과 '도화선' 정도만이 남았을 뿐이다. ('폴리스 스토리' 시리즈, '용형호제' 시리즈 등 수많은 명작들로 기억되는 성룡에 비하면 무척 아쉬운 일이다.)

 

이 작품도 지난 번 '특수경찰'처럼 허전하고 아쉽다.
무엇보다도 등장 인물들이 날아도 너무 날아다닌다. 각 문파 절정의 고수들을 상대하는 평범하고도 산뜻한 줄거리에 걸맞게 좀 더 현실적인 액션이 펼쳐졌다면 얼마나 더 흥미로웠을까.
굳이 와이어로 과장된 동작들을 보여주지 않더라고 훨씬 더 인상적이었을 것이다.


정말이지 날아도 너무 날아다닌다.
그리고 각 액션들이 거의 전부 견자단이 그토록 싫어한다고 말하던 '합'의 액션들이다. 서로 사이좋게 한번씩 주먹을 날리고, 차례로 막고 공격한다. 도무지 땅에 발을 붙일 생각을 않고, "헙", "헙"대기 바쁘다.

그래도 몇몇 장면들이 기억에 남는데, 초반 감옥 안의 격투에서 견자단은 자신을 향해 몸을 날리는 상대방의 균형을 흐트린 뒤, 바닥에 떨어지는 중에 펀치를 날린다.(90년대 '순류역류'같은 작품에서 서극 감독이 시도하던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지금 세대들은 알지도 못할 80~90년대의 액션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고 그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미있는 작품이라는 점을 기억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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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나는 사진책 : 동물 아기 사진 백과
애플비북스 편집부 구성 / 애플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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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녹음된 동물들의 울음소리도 좋고 짤막하게 읽어줄 수 있는 본문의 내용도 좋다.

 

이 책 또한 개인적으로는 2단계 정도 볼륨을 조절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딱 적당한 수준의 볼륨이기도 하다.

 

그런데 책 한 권에 고작 6가지 동물 소리만 녹음되어 있다는 사실은 너무 아쉽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동물들이 있는데 고작 6개란 말인가. 차라리 이 책을 구입할 돈으로 맛있는 것을 사먹이고 유튜브나 인터넷에서 동물들의 울음 소리를 다운받아 들려주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생각하니 '음매음매 나랑 놀아줘요' 수준의 본문 내용도 너무나 부실한 것 같다. 차라리 엄마가 꾸며서 들려주는 이야기가 더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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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학교 - 달콤한 육아, 편안한 교육, 행복한 삶을 배우는
서형숙 지음 / 큰솔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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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다정하게 대해주고,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말 한마디도 함부로 내뱉지 않는다...
너무나도 당연하고 상식적인 조언들이 이어진다.
굉장히 주도적이고 학업 성취도가 뛰어난 자녀들을 키운 선배 엄마의 조언 치고는 너무도 간결하고 뻔한 내용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가치는 기발한 방법들을 알아가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너무 뻔하지만 따라하기 어려운 방식들을 묵묵히 해낸 저자의 경험을 공유하는 데 있는 것이다. 나는 도저히 못할 것 같은 차분한 육아 방법들을 이미 훌륭히 해낸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용기를 얻고 위안이 되는 것이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온 아이에게 "밥 먹고 숙제해라"라는 말 대신 "귀한 내 아들이 집에 와서 기뻐"라고 말하기는 얼마나 따뜻한 동시에 어려운가.

 

야단 칠 때는 그 일만 가지고 야단치기, 기다려주고 또 기다려 주기, 원없이 놀게 하기 등은 평범한 엄마들이 하기에는 너무 버거운 육아법들이다. 그러면서 두 아들을 훌륭하게 키워낸 저자의 사례는 '역시 유전이 전부인가'하는 좌절감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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