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저씨네 간이 휴게실 아래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188
박남준 지음 / 실천문학사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봄 편지

                            박남준

 

  밤새 더듬더듬 엎드려

  어쩌면 그렇게도 곱게 썼을까

  아장아장 걸어 나온

  아침 아기 이파리

  우표도 붙이지 않고

  나무들이 띄운

  연둣빛 봄 편지

                                 시집 [그 아저씨네 간이 휴게실 아래] 중에서

 

 

        

 

 

당신,

제가 보낸 봄 편지 받으셨는지요.

버드나무 머릿결을 닮은 바로 그 편지요.

안 받으셨다고,

에이~ 그럴 리가, 요.

틀림없이 보냈는데.......

아, 주먹을 꼭 쥐고 나온 아기 이파리들이

제가 당신한테 보낸 생명의 찬가요,

봄의 예찬인 편지였는데,

모르시는 당신 섭섭하네요.

무정한 당신,

행여 오며가며 지나는 길에

연둣빛 새 잎을 보거든

연두,

연두,

세상이 온통 연두인

찬란한 이 봄에 ‘당신, 사랑합니다.’ 라고 적은

제가 보낸 편지인줄 아셔요.

꼭이요~ ^_^::

꽃은 놔두고 연두만 보아도 마음까지 봄물 차오르는

환장하게 아름다워서 사무치는 봄밤,

당신이 많이 그립습니다.

라고 편지를 쓰고 싶네요.

꽃,

피어나는 이 밤

꿈도 없이 ​

잘자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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