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창비시선 238
문태준 지음 / 창비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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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호흡

                               문태준

 

꽃이 피고 지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제 몸을 울려 꽃을 피워내고

피어난 꽃은 한번 더 울려

꽃잎을 떨어뜨려버리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꽃나무에게도 뻘처럼 펼쳐진 허파가 있어

썰물이 왔다가 가버리는 한 호흡

바람에 차르르 키를 한번 흔들어 보이는 한 호흡

예순 갑자를 돌아나온 아버지처럼

그 홍역 같은 삶을 한 호흡이라 부르자

                                시집 [맨발 (창비2004)] 중에서

 

         

 

이천십사 년이 시작 되었어요.

태양의 숫자로도 달의 숫자로도 새해.

‘한 호흡’으로 숨고르기 합니다.

꽃이 피고 꽃이 지고

기나긴 겨울이 가고 연록의 새봄이 옵니다.

곧……. ^_^

어느 날은 찌질하게 시작됐다 호기롭게 마감되고

어떤 날은 화들짝 개었다 별 볼일 없이 마감되기도 하는

우리들의 하루, 하루들 …….

가파른 계단을 오르듯 힘든 하루도,

꽃그늘아래 환해지던 하루도 당신 생의

또한 제 생의 ‘홍역 같은 삶’입니다.

그래도 봄이 오는 길목

머지않아 광교산 나무들도 봄물 오르겠지요.

여기에서 머문 당신의 시간도 봄물,

봄빛 채워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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