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뭔가를 먹는 게 도움이 된다오. 더 있소. 다 드시오. 먹고 싶은 만큼 드시오. 세상의 모든 롤빵이 다 여기에 있으니."

   그들은 롤빵을 먹고 커피를 마셨다. 앤은 갑자기 허기를 느꼈는데, 그녀는 롤빵을 세 개나 먹어 빵집 주인을 기쁘게 했다. 그리고 그가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주의 깊게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은 지치고 화가 나 있었지만, 빵집 주인이 하고 싶어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빵집 주인이 외로움에 대해서, 중년을 지나면서 자신에게 찾아온  회한과 무력감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할 때부터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들에게 그런 시절을 아이 없이 보내는 일이 어떤 것인지 말했다. 매일 오븐을 가득 채웠다가 다시 비워내는 일을 반복하면서 보내는 일이 어떤 것인지. 그가 수없이 만들었던 파티를 위한 음식. 축하 케이크. 손가락이 푹 잠길 만큼의 설탕. 케이크에 세워두는 작은 신혼부부 인형들. 몇백, 아니, 지금까지 몇천에 달할 것들. 생일들. 그 많은 촛불들이 타오르는 것을 상상해보라. 그는 반드시 필요한 일을 했다. 그는 빵집 주인이었다. 그는 자신이 꽃장수가 아니라 좋았다. 사람들이 먹을 것을 만드는 게 더 좋았다. 언제라도 빵 냄새는 꽃향기보다 더 좋았다.

   "이 냄새를 맡아보시오." 검은 빵 덩어리를 잘라내면서 빵집 주인이 말했다. "뜯어먹기 힘든 빵이지만, 맛은 풍부하다오." 빵냄새를 맡은 그들에게 그가 맛을 보게 했다. 당밀과 거칠게 빻은 곡식 맛이 났다. 그들은 그에게 귀를 기울였다. 그들은 더이상 먹지 못할 정도로 먹었다. 그들은 검은 빵을 삼켰다. 그건 형광등 불빛 아래로 들어오는 햇살 같았다. 그들은 새벽이 될 때까지, 창으로 희미한 햇살이 높게 비칠 때까지 이야기를 나눴는데도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레이몬드 카버의 소설집 [대성당] 중에서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문학동네-김연수 옮김)

 

 

 

            

 

 

일상이 없다면 '쉼' 이 이리 달콤할 수 없을 것이다. ㅋㅋ

휴일의 유일한 호사는 '방화수류정'에 발을 쭈욱 뻗고 앉아서  

이어폰을 꽂고 책을 읽는 일이다.

카버의 '대성당'을 읽던 날의 하늘이다.

천명관의 '고래'

이기호의 '최순덕 성령충만기'

권정생의 동화 '랑랑별 때때롱'

현기영의 '지상에 숟가락 하나'

대운하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

정민의 '비슷한 것은 가짜다' 등을 읽었다. 

 

덥다.

덥다.

이렇게 여름,

지나간다.

   

책장을 덮고 떠나는 순간 벌써 영원처럼 그리운....... 

그곳.

아직 한참 기다려야 하는구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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