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시선 247
박형준 지음 / 창비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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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비행이 죽음이 될 수 있으나, 어린 송골매는

                                     절벽의 꽃을 따는 것으로 비행 연습을 한다.



근육은 날자마자

고독으로 오므라든다


날개 밑에 부풀어오르는 하늘과

전율 사이

꽃이 거기 있어서


絶海孤島,

내리꽂혔다

솟구친다

근육이 오므라졌다

퍼지는 이 쾌감


살을 상상하는 동안

발톱이 점점 바람 무늬로 뒤덮인다

발 아래 움켜쥔 고독이

무게가 느껴지지 않아서

상공에 날개를 활짝 펴고

외침이 절해를 찢어놓으며

서녘 하늘에 날라다 퍼낸 꽃물이 몇동이일까


천길 절벽 아래

꽃파도가 인다



                                                  박형준 시집<춤- 창비>중에서

 

 

몇 번을 읽어도, 읽어도

저릿하다.

자라기도 전에 퇴화된 날갯죽지가

쭉 펴진다.

내 모국어가 자랑스럽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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