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하제 마을에 당골네가 살았는지는 모르지만아마도 하제의 지킴이 팽나무가 사백살 될 무렵이었을 것이다. 무당을 이 고장에서는 당골, 특히 여자 무당은 당골네라고 불렀다. 지금 서낭당 당집을 지키고 있는 고창댁이 마흔살이라는데, 그네의 증조 시할머니 때부터 당골판을 얻었다고 한다. 고창댁은 그 별호대로 고창이 고향이었다. 자연이가 그네의 어릴 적 이름이었고 부모의 직업은무업이었다. 자근연이는 딸 삼 자매 중 맏이였는데 그네의 부모는 당골 부부라서 늘 굿을 하러 돌아다녀 집을 비우는 날이 많았다. 그래서 자연이는 두 동생을 어릴 적부터 업고 재우고 먹이고 키우다시피 했다. 자근연이가 열두살이 되자 무당 엄마는 굿하는 사설을 가르치기 시작했고시켜봐서 외우지 못하면 딸을 목침 위에 세워놓고 회초리로 매질했다. 자근연이는 굿판의 사설을 외우지 못하면벌을 받으니까 죽기 살기로 외워서 거의 모든 과정을 외울수가 있었다. - P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