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사슴‘이라는 뜻을 가진 섬 소록도는 그 이름만큼이나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하지만 한센병 환자들을 격리 치료하기 위한 국립 병원이 들어서면서 이 아름다운 섬은 천형의 땅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이 땅을 축축하게 적신 한센병 환자들의 눈물과 한숨을 어떤 말로 다 설명할 수 있을까.
700여 명이 집중적으로 보호 치료되고 있는 소록도 국립 병원은 언뜻 보기에는 사기업에서 사원 연수용으로 지어 놓은 건물처럼 산뜻하고 매끈했다.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가을 날씨 때문인지, 병원이나 치료 시설들이 내뿜기 마련인 특유의 음울한 기운은 찾을 수 없었다. - P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