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를 하면 늘 그 전율, 그 근거 없는 끈끈한 친밀감, 뭔가가 뿜어져 나왔다는 끔찍한 느낌, 거기에 더해 정확히 언제 가엾게 움츠러든손을 풀고 거두어들여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느낌이 찾아온다. 하지만 돈 데번포트는 그간 경험으로 배운 게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녀의 그 정맥이 튀어나온 손은 내 손에 닿자마자 재빠르게 뒤로 빠졌다-아니, 재빠르게는 아니고, 놓으면서 사분의 일 초 동안 살짝 느려지는 방식으로 신속하게 미끄러지는 애무였다. 마치 공중곡예사들이공중에서 헤어질 때 아쉬워하는 듯 나른하게 서로의 손끝을 놓아주는것처럼. 그녀는 또 토비에게 그랬던 것과 똑같이 나에게도 옆으로 흘끗던지는 미소를 보내주고 뒤로 물러났으며 잠시 후 우리는 모두 일충의천장이 높고 창문이 많은 방으로 무리 지어 들어갔다. 스타 스타 중의 스타 뒤에서 비틀거리며 걸어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차꼬를 찬 채 서로의 뒤꿈치를 밟듯이 걸어가는 사슬로 함께 묶인 죄수들 같았다. - P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