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긴장하고서 mbc앵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5분 남았다. 이제~!
환자들 돌아올 시간은 10분 남았다.

나팔꽃들의 행진行進


이른 아침, 마당 수도가에 나와 양치 및 세수하다

나팔꽃 핀 것 보면서 아ㅡ 아ㅡ 아ㅡ 아 입안에서 물을 우물거리다

문득 나팔꽃을 따라 높다랗게 오르고 
싶어지다

나팔을 불면서 오르고 싶어지다

이대로 줄 타는 광대이면 어떨까 싶어지다

신명이 좀 나면 어때서, 아뿔싸 발을 헛딛는 척도 해볼까나

나팔을 일부러 놓아버릴까나

나팔을 아래로 아래로 까마득히 떨어뜨려보고 싶어지다

나팔을 불며 춤추듯 나팔을 불며 높다랗게 오르며

나팔을 떨어뜨리며 - P60

개인 날


하늘이 개였다, 흐렸다,

아하, 개이기는 개이려나 보다

비 온 뒤 조금 흐린 날

어디서 지렁이 나와 기고 있는

땅 한 줄 향기롭다. - P72

매미울음


한시적이라는 것

얼마나 지독한 사랑의 맹세인지는 몰라도

매미가 운다

녹음을 찢듯이 운다

금강석을 찢듯이 운다

구름은 부풀고

등짝을 찢듯이 운다

수천 마리로 운다. - P74

외면外面


연잎 위에 개구리 가부좌를 하고 있다

연잎 위에 올라앉은 개구리

어쩌면 저렇게 꼼짝 않고 있는 개구리 그게 그러니까

금방이라도 바람 불어 연잎 날리고

급기야는 개구리 첨벙하고 못 속으로 뛰어들 것 같아서

아 못이 한순간에 뒤집어질 것 같아서

가부좌란 저런 동작이 세상 것 아닌 것 같아서

나는 얼른 연잎 위에 개구리 애써 외면하며

하늘 본다 흰구름아 어디 가느냐. - P77

산수山水


산 첩첩

기암괴석 첩첩

물 첩첩 떨어지는 어디 그런 곳 있다

저 까마득한 폭포를 타고 오르는 물고기 바라보며

폭포 아래를 지나가면서

나, 오줌 눈다

힘주고 힘주고 오줌발에 무지개 서리도록 힘주고

오줌발에 물고기 올라타도록 힘주고 힘주고

나, 오줌 눈다

저 폭포를 타고 오르는 물고기 아찔하게 올려다보며

나, 오줌 다 눗고 몸을 부르르 떨어보는 것이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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