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곳
포인세티아는 멕시코에서 페튜니아는 아르헨티나에서 왔다
내가 알지 못하는 이름 알지 못하는 곳
구립도서관 앞
새로 조성된 화단의 조그만 팻말을 들여다본다
종합자료실 구석에서 발견한 두 발의 고독을 옆구리에 끼고서
맞은편 두서없이 열거된 사랑빛교회 고려마트 금성얼음
한참을 두리번거린다
어쩌다 여기까지 온 걸까
이국의 어린 풀들은
너무 쉽게 시들고 너무 쉽게
눈을 감을 텐데
머지않아 바닥의 거칠고 메마른 흙을 제 손으로 끌어다 수의처럼 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