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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ua Viva는 단어 그대로를 직역하면 ‘살아 있는 물‘로 번역되고, 일반적으로는 해파리를 의미한다. 이 두 가지 의미에는 공통점이 있다. 뼈대가 없다는 것이다. ‘살아 있는 물‘은 뼈대 즉 특정한 형태를 강제하는 구조가 존재하지 않는자유로운 세계이며, 그 살아 있는 물에 몸을 맡기고 흘러가는 해파리는 그 세계와 가장 닮은 개체다. ‘아구아 비바‘라는 제목은 이 둘을 동시에 지칭 혹은포괄한다.
형태로부터 자유로운 것, 심지어 세계인 동시에 개체인 것을 그리기, 즉모든 구조와 경계를 넘어선 그 무엇을 기록하려는 (불가능한) 시도. 이는 이 작품뿐만 아니라 리스펙토르가 늘 추구하던 목표를 집약한 표현이다. 그래서인지 뉴디렉션스판 영역본은 ‘삶의 흐름 Stream of Life‘이라 번역되었던 이전 영역본(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1989)의 제목 대신에 원어 제목을 그대로 옮겼다. 본 번역본 역시 위와 같은 이유로 원어 제목을 그대로 옮겼음을 밝힌다.
형상 ㅡ 혹은 물체 ㅡ 에 대한 의존에서 완전히 벗어난 방식으로 그려진 그림이 존재할 것이며, 그것은 음악처럼아무것도 묘사하지 않고,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고, 어떤 신화도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이런 그림은 표현할 수 없는 정신의 왕국들을 그저 불러내기만 할 것이다. 거기서 꿈은 생각이 되고, 거기서 선은 존재가 된다.
-미셸 쇠포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