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가 보편화된다면 성매매 내에서 일어나는 비정상적인 교류와 태도 또한 모두 보편화되어야 하지만 사람들을 이렇게 대우하는 현실은 정상적이지 않다. 그러므로성매매를 보편화하려는 시도는 비정상을 정상화하려는 시도이고, 이 비정상적인 교류 방식은 인간 고통을 야기하므로 비도덕성을 인정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성매매의 정상화 전략들을 먼저 인식하고 이해하여야만 거부할 수 있다. 이 전략들은 집단적 정신에 깊이 뿌리박혀 있다. 마치 현명하게 나이 든 개인처럼 성매매는 빈번히 ‘가장 오래된 직업‘으로 불리고, 그 적법함이 세월에 의해 수여된다. 성매매 경험을 ‘성노동‘으로 눈가림하려는 전략과 같고, 둘 다 같은 목적을 공유하니 같은 맥락이다. 이 묘사 뒤에는 분명히 고의적인 의도가 있다. 성매매를 품위와 결합시키려는 의도이고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부끄럽지 않아야 용인할 만하기 때문이다. - P347
어떤 이들은 성매매 여성들을 성소수자로 표현하기 위해 성매매 여성을 동성애 그룹에 포함시키려고도 시도했다. 성매매는 성적 지향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점에서 이시도는 잘못됐다. 그렇게 묘사하려는 시도는 마치 이 세상에서 좀 더 부유한 곳에 사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옷을 짓는 개발도상국가에 사는 빈곤한 사람이 마치 성을 표현하는 활동을 한다는 제안과도 흡사하다. 이 전략은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그릇된 전제에 기대어 성매매와 관련한 생각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며, 성소 - P347
수자들의 적법한 권리를 합당하게 주장할 수 없는 성매매가 그럴 권리가 있는 것처럼 상정하면서 성매매와 관계된정치적 풍토를 바꾸려 한다. 극단적으로 찬성매매 단체들은 이 개념을 신속히 받아들이고 그 허구를 이용해 성소수자 축제에서 행진까지 했다! 그 행진이 환영받은 게 놀랍다. 성소수자 커뮤니티가 자신들이 이용된다는 사실을 알수 없다니 놀랍다. - P348
성매매를 보편화시키려고 공모하는 모든 시도들 속에서 성매매 경험을 재구성하려는 시도가 보이는데 이를 극명하게 나타내는 예를 하나 살펴볼만하다. 전 세계 성소수자 축제에서 행진하는 성매매 옹호론자들은 현재 성소수자그룹에 주어진 합법적인 권리와 시민권이 자신들에게 옮겨갈 거라는 희망과 의도를 품은 채 고의적이고 계획적인 연대를 한다는 사실을 나도 그들도 잘 알고 있다. 아주 간단하게 말하자면 성매매 지지 활동을 하는 이들이 성소수자 권리에 동승하고 있다. 이런 활동들이 너무나도 명백하게 부적격하다는 사실을 성매매의 진실을 아는사람들과 성매매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인지해서 다행이다. 우리 성매매 여성들은 성소수자로 우리 자신을 인식하지 않았을 뿐더러 그런 생각조차 들지 않았었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전적으로 장담할 수 있다. - P348
탈성매매가 득의만면하게 기쁘고 즐거운 팡파르로 반겨질 거라고 예상한다면 모든 경우가 다 그렇지 않다고 할수는 없지만, 나의 경우는 확실히 아니었다. 성매매를 벗어나자 성매매를 살아내던 삶에서 그것으로 인해 휘청거리는 매일을 살게 되었다. 성매매를 견뎌내던 삶에서 면밀히검토하는 삶으로 바뀌었다. 그 삶 각각에는 나름의 고통이있지만 바뀐 삶에서는 분열되는 느낌과 새로운 씨름을 해야 했다. 예를 들어, 현재의 나와 8년 전 엄마 집을 걸어 나왔던 열네 살짜리 소녀 사이의 유효한 연결고리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 아이는 누구였을까? 나는 누구였을까? 그 소녀와 나 사이의 거리를 잇는 단 한 가지가 수 많은 것들 중에서 썩고 악취 나는 경험이고, 그 경험이 소녀를 빚어냈을때 대체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연결 지을 수 있을까? 성장이 아니었다. 내 자신을 한참 벗어나 자라고 있었다. 나를성매매에서 살아남게 도와준 나의 장점들과 열네 살 자신이 지녔던 기본적인 요소들이 여전히 남아 있으며, 내 안에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 P351
마음이 다른 차원에서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그리고실현할 수 있으리라 상상할 수 없어 이전에는 적어도 드러내고 원할 엄두를 내지도 못하던 일들을 원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타자를 치는 지를 가장 먼저 배우고 싶었다. 열여섯 살에 체포되었을 때 아동 법원의 명령으로 더블린 남쪽에 있는 기술학교에 다닌 적이 있었는데, 그때 워드프로세서를 알게 되었다. 수주 안에 기술학교에서 옮겨졌고 머지않아 거리 성매매로 돌아가게 되었지만 워드프로세서에 대해서는 결코 잊지 않았다. 화면에서 글씨들이 조작되는 모습을 놀라 쳐다봤고 매혹적인 발명을 알게 됐다고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생각도 처리할 수 있는 방식으로보였다. 글쓰기를 갈무리할 완벽한 방법으로 보였다. - P355
언제나 글을 썼다. 10대에는 종잇조각들, 상자, 맥주 받침 뒤에다 끄적거리곤 했다. 공책, 책 앞뒤에 붙은 백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곳에서 급하게 찢어 낱낱이 흐트러진 종이 쪽지들로 가방이 꽉 차곤 했다. 영수증은 모두 펼쳐서, 납작하게 눌러 뒷면에 반 정도만 알아볼 만한 낙서로 뒤덮었다. 한번은 여성 경찰관에게 붙잡혔는데 그 경찰관이 내시와 운문 들을 읽는 부끄러움을 참아야 했는데,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이거 네가 쓴 거니?"라고 물었다. 수치가 증발했다. 비웃을 거라 짐작했다. 대신 그 경찰관이 감동해나도 감동받았다. 내가 살던 삶이 내게 적합하지 않음을 누군가 생각해줬다는 사실을 알아서 좋았다. - P355
그다음해 봄까지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을 결정했고, 더블린시티대학의 저널리즘 과정을 신청했다. 결코 작은 일이 아니었다. 그 대학을 처음 걸어 들어갈 때 느꼈던 두려움을 설명할 수 있는 적절한 단어의 조합이나 말은 없다. 면접을 보려고 갔을 때, 나는 미지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내게 맞지 않거나 나를 인정하지 않는 틀에 스스로를 끼워넣는 시도를 하고 있었고 혹 맞았다 하더라도 그곳에 속하지 못하는 그 어떤 것으로 스스로를 인식했으면서도 한편으론 내가 그곳에 있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그럴 테면 그러라지 내 네모난 자신을 동그라미에 끼워 넣을 테다라고 생각했다. 내 자신을 위해 새로운 삶, 새로운존재를 얻으려고 세상과 관계 맺는 새로운 방법 그리고 처음으로 내가 기대하는 용어로 세상이 나와 다시 관계 맺도 - P357
성매매 경험 당사자가 사회에 통합되는 일만이 어려운건 아니다. 더 크고, 더 중요하고 더 어려운 일이 있다. 성매매 경험 당사자는 자기자신과의 통합 또한 배워야만 한다. 섹스가 첫 번째 장애물이고 바로 다음과 같은 문제가있다. 우리 여성들은 수많은 성매매를 통해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스스로를 성행위에서 분리하는 방법을 배웠다. 느낌과 우리 자신을 단절하는 데 너무 익숙해져서 벨트를푸는 행위와 같이 성매매를 표상할 만한 작은 행위에도 파블로프 실험의 개처럼 느낌을 멈추고 차단하게 된다. 보통의 삶을 살려는 희망을 붙잡는다면 이런 반응을 되돌릴 수있다고 여겨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한가지 요소가 있다. 성매매 경험이 있는 여성과 파트너 사이의 깊은 신뢰관계이다. - P361
거리에서 개발 허가 공지 사항을 읽으며서 있었는데 어떤 이유에선지 내가 몸을 돌렸을 때 한 남자맞은편 길을 걸으며 나를 보는 모습을 보았다. 즉각적으아마도 이 글을 쓰는 중이어서 였겠지만)이 곳이 아닌다른 곳에 이렇게 서 있었더라면 그 남자는 나를 성매매 여것이라고 추측했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보통거리에 서 있으면 엄청난 사생활, 익명의 사생활이 주어진다. 그 반대 상황을 경험하지 않고는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탈성매매 인생에서 긍정적인 부분중 하나이다. 이새로운 현실, 내가 단순히 여성으로 인식된다는 이 고요하고새로운 이해, 몸을 파는 여자나 천박한 여자 혹은 문란하다고 도덕적으로 낙인이 찍혔거나 더러운 여자가 아니라 그냥 여자 말이다. - P365
아무런 수식어가 붙지 않은 여성으로서 여겨지는 느낌을 알기 전에도 이미 수년 동안 여성이었다. 하지만 마침내이제 나와 비성매매 여성으로서 나의 새로운 정체성이 머뭇거리며 만나 친밀하게 연결되는 새로운 현실을 경험한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 느낌은 차분하고 평화로운 질감을가진다. 이 느낌을 꼭 붙든 채 더 쌓아나가고 싶고, 내 자신에대해 생각할 때 언제나 이렇게 더 가깝게 다가가 성매매 경험을 들여다보면서 그 경험을 그저 응시하는데 머물지 않고 현재의 나로부터 이전의 나를 풀어줄 수 있는 때가 오기를 바란다. - P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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